“현대차, 美서 ‘가성비’ 꼬리표 떼는 것이 목표”
- 제프 로젠 현대차 美 딜러협회장 인터뷰
유지비·안전성·내구성까지 따지는 美 소비자
하이브리드 車 확산 배경은 달라진 소비 방식
[뉴욕(미국)=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미국 고객들이 훨씬 더 신중해지고 있다.”
제프 로젠(Jeff Rosen) 현대자동차 미국 딜러협회장이 진단한 최근 미국 자동차 시장의 변화다. 미국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만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려워졌다고 한다. 차량 가격뿐 아니라 유지비와 안전성, 내구성, 일상과의 연결성까지 따져 차를 고르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로젠 회장은 미국 위스콘신주에 기반을 둔 자동차 판매그룹 ‘로젠 오토모티브 그룹’의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30년 넘게 미국 자동차 유통 현장을 지켜본 산증인이자, 자동차 판매에 있어선 베테랑으로 통한다.
지난 2일(현지시간)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미국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는 가운데 현대차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현지 딜러들의 최종 목표는 현대차의 ‘가성비’ 꼬리표를 떼는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현대차를 보는 美 소비자의 눈
현장에서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현대차를 바라보는 미국 소비자들의 시선이다. 로젠 회장은 “미국 고객들은 현대차가 합리적인 가격대에서 혁신·첨단 기술·커넥티비티·다양한 구매층이 누릴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을 더 깊이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젠 회장은 “현대차는 최근 5년간 미국에서 세 번째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대중 브랜드”라며 “디자인과 기술, 전동화 등의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특히 보증 기간과 총소유비용(TCO) 등이 차량의 장기적인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봤다.
현지 딜러들이 바라보는 목표는 한 단계 더 높다. 로젠 회장은 “궁극적으로 우리의 목표는 현대차가 단순한 ‘가성비 브랜드’를 넘어선 존재로 인식되는 것”이라며 “제품 경쟁력과 고객 경험의 품질, 장기적인 신뢰를 통해 그 가치와 가격을 인정받는 현대적이고 선도적인 주류 브랜드로 인정받고자 한다”고 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500곳이 넘는 현대차 딜러점이 시설 개선을 마쳤다. 전체 딜러점의 74%는 현대차 전용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미국 시장에 쏟는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로젠 회장은 “매장 시설과 서비스에 지속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소매 현장에서의 경험이 차량의 품질과 일치하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로 기운 美 소비자
미국 소비자들이 찾는 차종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로젠 회장은 2026년형 디 올 뉴 팰리세이드를 고객 선호도가 높은 모델이자 베스트셀링 SUV 중 하나로 꼽았다. 단순히 큰 차체만으로 인기를 얻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XRT 등으로 선택지를 넓히고 실내 공간과 편의사양을 강화한 점이 폭넓은 소비자층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소비자들의 변화는 파워트레인 선택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가장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는 것은 하이브리드다. 현대차의 올해 1~9월 미국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다.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7%까지 높아졌다. 하이브리드와 순수전기차(EV)를 합친 전동화 차량 비중은 33%에 달했다.
로젠 회장은 “가장 두드러진 점은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를 매우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고효율 파워트레인에 대한 강력한 시장 수요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도 이에 맞춰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TMED-II’를 개발했고 향후 18개 이상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하이브리드가 빠르게 확산하는 배경에는 달라진 소비 방식이 자리하고 있다.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고르는 기준도 한층 까다로워졌다는 게 로젠 회장의 분석이다. 차량 가격만 비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지·보수비와 수리비, 연비, 예상 내구 연수까지 종합적으로 따져 차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로젠 회장은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소비자들은 한층 더 실용적으로 변했다”며 “차량 구입 가격을 넘어 유지보수비, 수리비, 연비, 차량의 예상 내구 연수 등을 포함한 총소유비용을 종합적으로 계산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부담이 적은 경제성을 원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장기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한다”고 했다.
단순히 저렴한 차만 찾는 것은 아니다. 안전성과 신뢰성 역시 주요 구매 기준이다. 특히 패밀리카를 고를 때는 충돌시험 등급부터 사각지대 모니터링, 자동 긴급 제동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까지 꼼꼼하게 살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로젠 회장은 현대차가 총 8개의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를 획득한 점도 경쟁력으로 꼽았다.
차량에 기대하는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스마트폰처럼 일상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로젠 회장은 “고객들은 차량이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와 맞춤 설정, 일상과의 매끄러운 연동을 지원하며 스마트폰처럼 작동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차량 구매 결정에는 수많은 변수가 작용하지만 현대차의 기본 기조는 변함 없다”며 “핵심은 고객에세 실질적인 선택권을 제공하는 동시에, 더 많은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구매하고 유지할 수 있는 친환경·저탄소 차량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 로젠(Jeff Rosen) 현대차 미국 딜러협회장은_위스콘신주 기반의 ‘로젠 오토모티브 그룹’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30년 넘게 미국 자동차 유통업계에서 활동해온 베테랑이다. 현재 현대차 미국 딜러협회장을 맡아 현지 딜러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으며, 밀워키 지역 자동차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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