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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A to Z] 한화 김승연은 어떻게 '세계 톱10 방산그룹' 꿈꾸게 됐나
- 다이너마이트로 출발한 한화, 방산에 뿌리 둬
글로벌 방산기업 16위로 급성장
삼성과 대우조선 빅딜이 전환점, 재계 5위 도약
방산 넘어 우주항공, '한국판 스페이스X'도 겨냥
[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김승연 회장이 이끄는 한화그룹이 세계 10대 방산그룹을 겨냥하며 진격하고 있다. 타오르는 불꽃을 상징하는 주황빛을 그룹의 컬러로 채용한 한화는 방산 분야에서 굵직한 빅딜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추진력을 얻고 있다.
최초 종합방산그룹, ‘국가대표 기업’ 우뚝
한화는 1952년 설립된 한국화학이 모태로 뿌리를 화학, 즉 방산에 두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아버지인 김종회 선대회장은 ‘다이너마이트 김’이라고 불릴 정도로 국내의 화약생산을 주도했고, 화끈한 성격을 바탕으로 한화를 키워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1972년 방위산업체로 지정돼 국내 유일의 종합방산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김승연 회장은 이런 아버지의 성향을 그대로 이어받아 ‘그룹의 근간’인 방산사업을 키우며 ‘국가대표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화는 글로벌 방산기업 순위에서 16위에 오르면서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한화의 방산사업은 롯데를 제치고 재계 5위로 도약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이달 미 국방 및 안보 전문매체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2026 방산기업 톱100’에서 한화는 지난해 총 방산 매출 104억3763만8339달러(약 14조2881억원)를 기록해 전체 순위 16위에 올랐다. 지난해 22위에서 6계단 올랐다. 총 방산매출도 2024년 68억1734만7000달러에서 2025년에 40억달러(5조5000억원) 가까이 뛰었다.
지난해 한화그룹의 전체 매출은 74조7854억원이었다. 이중 방산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20%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오션을 품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025년 전체 매출은 26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세계 1위 방산기업은 록히드 마틴(미국)으로 721억3700만달러(약 98조7483억원) 매출을 올렸다.
김 회장이 ‘한국의 록히드 마틴’을 선언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은 ‘빅딜’ 성공에 있다. 2014년 삼성의 방산·화학 4개사(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삼성토탈·삼성종합화학), 2023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품으면서 성장 속도를 높였다.
2014년 한화는 삼성과의 2조원 빅딜을 통해 인수합병을 마쳤다. 이는 기존 화약·탄약 중심이던 한화의 방산 사업 영역이 항공기 엔진, 자주포, 감시정찰, 군용 지휘통제 및 레이더 영역으로 단숨에 확장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에 당시 매출이 2조6000억원 뛰면서 국내 최대 방산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됐다.
삼성과의 빅딜 덕에 지금의 ‘공룡’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탄생했다. 한화그룹은 잇단 물적 분할로 사업부문별 전문성을 살린 독립법인들을 설립했고, 중복된 사업은 과감히 합쳤다. 이 과정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에서 물적 분할된 방산 무문을 인수하고 100% 자회사인 한화디펜스를 흡수 합병했다. 3개사에 분산됐던 방산사업이 2023년 4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 정리되면서 탄력을 받게 됐다.
2023년에는 해양 방산사업까지 품게 됐다. 2008년 대우조선해양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인수를 마무리하지 못했는데 재수 끝에 14년 만에 인수를 마무리한 것이다. 이에 한화는 육해공 방산 체제를 갖추게 기업으로 우뚝 섰다.
인수대금은 2014년의 2조원과 같았다. 한화는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한 대우조선해양 지분 49.3% 확보를 위한 경쟁 입찰과 실사, 해지 등에 관한 내용을 담은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맺고 기존 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는 대우조선해양 경영정상화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내용의 기본합의서에 서명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은 한화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방산사업을 줄곧 강조해 왔다. 삼성·대우조선해양과의 두 차례의 빅딜이 글로벌 10위 방산그룹을 바라볼 수 있게 된 전환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방산 넘어 우주항공 도전
한화는 방산기업에서 멈추지 않고 우주항공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우주항공산업은 김 회장의 오랜 숙원이기도 하다. 김 회장은 1980년대 화약을 만들던 시절부터 우주산업을 꿈꿔왔다. 그는 대한민국 국가경쟁력을 높이려면 한화가 직접 인공위성을 만들어 쏘아 올려야 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강조했고, 마침내 누리호 4차 발사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김 회장은 올해 첫 현장 경영으로 제주의 우주센터를 선택했다. 국내 최대 민간 위성 생산 허브인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를 찾아 우주를 향한 포부를 밝힌 것이다.
그는 방명록에 '어려워도 반드시 가야 할 길을 가는 것, 그것이 한화의 사명입니다. 제주우주센터와 함께 대한민국을 지키는 대표 기업으로 우뚝 섭시다'라고 적고 친필 사인을 남기며 우주산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꿈은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으로 현실이 됐다"며 "달 궤도선에 이어 달 착륙선 추진 시스템까지 만들게 돼 한화는 대한민국 민간 우주산업의 명실상부한 선도 주자가 됐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주우주센터는 단순한 사업장이 아니라 한화의 우주를 향한 원대한 꿈의 현재이자 미래다. 우주는 도전을 멈추지 않는 자에게만 길을 내어준다"며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한화는 오는 10월 9일 창립 74주년을 맞게 된다. 이제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수석부회장이 함께 그룹의 미래동력을 챙기고 있다. ‘한국판 스페이스X’가 김 회장이 그리는 한화의 미래다. 이에 우주사업 수직계열화를 통해 시너지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도하는 발사체뿐 아니라 쎄트렉아이 인수 등을 통해 위성 제조와 위성 서비스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또 한국항공우주(KAI)의 지분 확보와 협력 체계 확대로 우주·항공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한화는 KAI 지분을 15.89%까지 높이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달 한화 측의 KAI 지분 취득을 승인했다. 앞으로 정부의 의지에 따라서 한화는 KAI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향후 KAI까지 흡수한다면 한화는 방산·우주 분야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KAI의 최대주주는 지분 26.41%를 보유한 한국수출은행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KAI의 인수까지 성공한다면 또 다른 전환점을 맞이하며 세계 10위 방산그룹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KAI의 최대주주는 한국수출은행인데 결국 정부의 의지 여부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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