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아이 명절 용돈, 통장에만 넣어두세요?…주식 증여로 굴리는 법
- 20년 적립 투자 시 자산 격차 7400만원…‘비과세 스노우볼’ 효과
10년 단위 2000만원 비과세 활용
증여세 신고 필수…부모의 잦은 단타 매매는 ‘변형 증여’ 위험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명절이 다가오면 아이를 둔 부모는 ‘친척들에게 받은 자녀의 용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일이 많다. 과거에는 아이 명의의 예·적금 통장에 넣어두거나 부모 지갑으로 들어가 생활비에 섞이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자산 시장의 변화와 금융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녀 명의로 주식 계좌를 활용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들어 지난 16일까지 신규 개설된 주식 계좌 가운데 미성년자 계좌 비중이 8.6%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지난 2024년(5.6%)과 지난해(5.5%) 수준을 3%포인트가량 웃도는 수치다. 증여세 비과세 한도를 활용해 주식이나 펀드를 매수하고 장기 적립하는 방식으로 자녀 자산을 불려주려는 부모 세대가 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자녀 명의의 계좌로 주식투자를 고민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은 왜일까. 자녀가 받은 용돈을 은행 예금과 주식 계좌 어디에 넣어도 10년간 2000만원을 넘지 않으면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미성년 자녀 증여재산공제 한도를 동일하게 적용받는다.
하지만 금융투자 전문가들이 예금 대신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권장하는 이유는 투자 수익에 대한 비과세 구조 때문이다. 2000만원이라는 자산을 예금에 넣었을 때 생기는 이자수익이나, 주식투자로 얻는 추가 수익에도 세금이 붙지 않는다. 핵심은 자산의 확대 속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3.5% 내외인 것을 고려하면 물가 상승률을 감안할 때 자산 증식 효과가 거의 없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상승률은 이를 훨씬 앞질렀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경영에 몸담았던 1965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연평균 수익률은 10.4%를 기록했다. 버핏은 지난 18일 주주에게 보낸 서한에서 “시간은 언제나 승리한다. 세월에는 장사가 없지만 시간은 내게 관대했다”고 썼다.
만약 매년 200만원씩 예금(연평균 금리 3.5% 가정)과 주식(연평균 수익률 10% 가정)에 각각 투자한다고 가정할 때 복리를 통한 자산의 차이는 약 7400만원까지 벌어진다. 20년 뒤 예금은 약 5186만원으로 늘지만, 주식에 투자한 자금은 1억2600만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증여세 합산 기준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세법상 단순 소비 목적으로 주는 용돈은 비과세지만 해당 자금이 자녀 명의 계좌에 입금돼 주식이나 예금 등 자산으로 쌓이면 증여세 과세 검토 대상이 된다. 직계존속 그룹(부모·조부모·외조부모) 전체를 합산해 10년간 2000만원, 기타 친족 그룹(삼촌·이모·고모 등)은 별도로 10년간 1000만원까지 비과세가 적용된다. 친척들이 준 용돈과 부모가 매달 이체해주는 돈이 직계존속 합산 한도를 넘어서면 초과분에 대해 10~50%의 증여세율이 적용된다.
증여세 재산공제는 증여일 기준 최근 10년 합산이 원칙이다. 따라서 태어난 직후 2000만원, 10년 뒤인 만 10세에 추가로 2000만원을 증여하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자녀가 성인이 되기 전까지 총 4000만원의 원금을 세금 없이 합법적으로 이전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주식을 사서 증여하는 것보다 현금을 자녀 계좌에 넣어준 뒤 그 자금으로 주식을 사는 것이 편리하다고 추천한다.
자녀 계좌에 돈을 넣을 때 ‘할아버지 추석 용돈’ ‘이모 생일 용돈’처럼 명확하게 입금 내역을 적어두고, 입금 후 3개월 이내에 국세청 홈택스에 접속해 증여세 신고(증여재산공제 적용)를 완료하면 자금 출처 조사와 과세 논란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주의할 점도 있다. 주식 투자의 원금 손실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장기 투자의 경우 수익을 볼 확률이 크지만,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고려할 때 주가 하락 위험도 있다.
자녀 계좌로 입금된 자금을 부모가 운용하는 방법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만약 부모가 자녀 계좌에 자주 접속해 단타 매매를 반복하며 자산을 불렸다면 국세청은 부모의 노무 제공으로 자산이 늘어난 ‘변형된 증여’로 간주할 수 있다. 추가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뜻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명절 용돈으로 자녀의 주식을 굴릴 때는 매달 또는 매분기 정기적으로 특정 종목이나 상장지수펀드(ETF)를 분할 매수한 뒤 매도하지 않고 장기 보유하는 적립식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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