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주주환원 실망’ vs ‘피크아웃’…삼성전자 8.7% 급락에 코스피 6700선 내줘
- 코스피 3.12% 하락한 6696.96 마감…외인·기관 5조원 동반 순매도
삼성전자 사상 최대 주주환원에도 자사주 소각 빠져
SK하이닉스는 자사주 매입 방어 효과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삼성전자가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8% 넘게 급락하며 코스피 지수를 끌어내렸다. 사상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책을 내놨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자사주 소각 부재에 따른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최근 지속된 반도체 고점론(피크아웃) 우려에 차익실현 매물이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2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15.99포인트(3.12%) 내린 6696.96에 장을 마쳤다. 전날보다 31.88포인트(0.46%) 내린 6881.07로 출발했는데, 이후 낙폭이 커지며 만회하지 못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나란히 대규모 매물을 쏟아냈다. 외국인은 3조6765억원, 기관은 1조2924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 홀로 3조3206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시장의 관심은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 원인에 쏠렸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만4500원(8.70%) 내린 25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우선주인 삼성전자우(-8.55%)를 비롯해 삼성물산(-7.84%), 삼성생명(-13.09%) 등 지분 가치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 21일 장 마감 후 제시한 90조~110조원(약 671억~820억달러) 규모의 주주환원책이 시장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한 영향이라는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최대 140조~200조원에 달하는 주주환원을 시행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는데 이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구체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방안이 빠진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실제 제시된 규모는 시장 상단 기대치 대비 최대 30조~50조원낮은 수준”이라며 “기대치 미달에 따른 단기 차익실현으로 주가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SK하이닉스(-3.41%)는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었다.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직접적인 수급 방어책을 낸 효과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피크아웃 우려와 선반영된 기대감에 따른 차익실현이 맞물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2일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반도체를 탑재한 서버 가격을 15% 이상 올리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빅테크 기업의 AI 운용 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장기적으로 반도체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연결된 것이 악재가 됐다는 것이다.
AI로 돈을 잘 벌지 못하는 데 비용만 증가한다는 의구심이 들면 빅테크 기업들이 AI 투자에 대한 속도를 조절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AI 인프라 확장세가 약화하면 반도체 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이날 반도체 투톱의 부진에도 주식시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는 579개 종목이 상승했다. ▲LG에너지솔루션(5.39%) ▲삼성SDI(7.74%) 등 2차전지주와 ▲한미약품(29.96%) 등 제약·바이오주로 이동하면서 업종별 차별화 양상을 보였다.
코스닥 지수 역시 외국인(2417억원)과 기관(249억원)의 동반 순매수 속에 전 거래일 대비 11.39포인트(1.42%) 오른 813.33으로 상승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가운데 여타 업종으로 순환매가 전개되면서 업종별 차별화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 전반이 약세라기보다는 삼성 계열사 주가 하락에 따른 지수 조정 성격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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