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서학개미, 두 달간 50조원 손실 추정…규제 후 레버리지 매수세 ‘뚝’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매달 미국 주식 순매수 상위 50개 종목에 포함됐던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8월 1~7일 집계에서는 단 한 개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달 말 금융당국이 국내외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기본예탁금 기준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한 직후 관련 상품에 대한 투자 열기가 크게 식은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매수세가 꾸준했다. 1월 테슬라·팔란티어·코인베이스 등을 추종하는 상품 4개가 순매수 상위 50위에 올랐고, 2월에는 8개, 3월에는 7개가 포함됐다. 4월 6개, 5월 3개로 줄었지만 순위권을 유지했고, 6월에는 스페이스X와 로켓랩, 브로드컴 등을 추종하는 상품 12개가 포함되며 올해 정점을 찍었다. 7월에도 7개 상품이 상위권에 올랐다.
최근 서학개미의 투자 손실도 레버리지 상품의 위험성을 보여준다. 지난 6~7월 서학개미가 미국 주식에 투입한 자금은 약 53억달러(7조5000억원)였지만 이 기간 평가손실은 약 50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실액은 5월 말 평가액의 약 16.5%에 해당하며 S&P500과 나스닥 종합지수의 하락 폭을 크게 웃돌았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주요 보유 종목의 주가 하락과 함께 레버리지 상품 투자가 꼽혔다.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보유한 테슬라는 6~7월 29.1% 하락했고, 엔비디아도 7.6% 내렸다. 특히 같은 기간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품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속슬’(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로, 37억7486만달러어치(5조3448억원)를 사들였다. 그러나 속슬 주가는 이 기간 반토막이 나면서 평가손실이 확대됐다.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자산의 일간 수익률을 일정 배수로 추종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커질수록 장기 수익률이 기초자산의 단순 배수와 달라질 수 있다. 가격이 오르내리는 과정이 반복될 경우 음의 복리 효과로 손실이 누적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이 예탁금 기준을 높인 것도 이 같은 위험을 고려한 조치다. 국내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에만 규제를 강화할 경우 투자자들이 해외 상품으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국내외 상품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기존 투자자들의 포지션 조정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실을 본 투자자가 추가 매수로 평균매입단가를 낮추거나 보유 물량을 매도한 뒤 재진입하려 해도 3000만원의 예탁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추가 매수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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