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세계 반도체 빅3 체제' 균열 주범, 중국 창신메모리의 현주소는
- 창신메모리 글로벌 시장 점유율 8% 도약 주목
반도체 공급난 등에 업고 급성장, 가격과 기술 경쟁력은 물음표
[이코노미스트 김두용 기자] 애플이 중국 내 판매 제품용 칩 테스트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 창신메모리(CXM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창신메모리는 반도체 업계 후발주자지만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경쟁자로 부상하고도 있다.
자국 공급 중심, D램 점유율 7~8% 껑충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애플이 아이폰과 맥북 등 자사 여러 제품군에 창신메모리 칩을 시험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애플이 중국 내 판매 제품용과 관련해 부품 공급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애플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미국 외 판매 제품과 관련, 중국산 메모리 제품을 사용할 수 있게 트럼프 행정부에 요청한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 정치권에서는 중국 칩 사용과 관련해 부정적입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창신메모리는 미 국방부가 중국 인민해방군 지원 기업으로 지정한 ‘1260H 리스트’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이 리스트에 포함되면 미군과의 계약·연구비 수령이 제한되는 등 미국 정부기관과의 거래·협력·투자 부문에서 큰 제약을 받는다.
창신메모리는 기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3강 체제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는 추격자로 주목받고 있다. 2016년 설립된 창신메모리는 중국의 반도체 자립 전략과 함께 국가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고 성장해 현재 중국 최대 D램 기업으로 성장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D램 점유율 4위 업체로 올라서기도 했다.
2023년 초에만 해도 글로벌 D램 점유율 1% 미만으로 존재감이 미미했다. 2024년에 점유율 2%대로 올라섰고, 2025년 1분기에 3%로 상승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자국의 수요에 힘입어 2026년 1분기에 점유율 8%까지 뛰어오르며 ‘3강 체제’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창신메모리의 경우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 포지션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기존 3강 체제에 균열을 일으키는 경쟁자로 성장해 업체들이 긴장하면서 지켜보고 있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폭발적인 성장성에 힘입어 창신메모리는 중국 상하이 증시에서 상종가를 찍고 있다. 지난 7월 27일 상장했는데 공모가 주당 8.66위안에서 49위안까지 465.82% 상승률을 기록했다. 10일 현재 주가가 50위안대에 거래되고 있고, 상하이 본토 증시에서 3조3000억 위안(약 715조원)으로 시가총액 1위에 자리하고 있다.
'빅3' 대비 기술·가격 경쟁력 떨어져
기술 경쟁력은 기존 3강과 비교했을 때 아직까지 기술 격차가 뚜렷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프랑스 시장조사업체 욜그룹은 최근 창신메모리의 D램 제품을 분석한 결과, 업계 선두 업체들이 지난 2019년 완성한 1z 공정(10나노급 3세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현재 ‘반도체 빅3’의 기술 수준은 10~13나노 공정을 활용해 HBM(고대역폭 메모리)3E, HBM4, LPDDR6 등 고부가가치 AI(인공지능) 메모리 제조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창신메모리는 10나노급 3세대에 해당하는 16나노 공정 안착을 통해 DDR5 및 LPDDR5 계열 제품까지 확대하고 있다.
A반도체 관계자는 “시장조사업체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의 기술 격차는 3~4년 정도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가 본격 도입되는 4세대 공정부터가 핵심인데 미국의 제한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UV 노광장비의 경우 네덜란드 업체인 ASML이 독점하고 있는데 미국 주도의 수출 통제로 인해 창신메모리는 이 장비를 구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중국은 자체적으로 최첨단 노광장비를 개발한다는 입장이지만 기술적 한계가 뚜렷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애플의 창신메모리 테스트를 기존 빅3 업체들에 대한 D램 공급 불만을 에둘러 표현하는 ‘언론플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AI 등으로 수요가 폭등하면서 D램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D램 가격 상승에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의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추세다.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인 창신메모리의 폭발적 성장세는 부인할 수 없다. 현재 창신메모리는 범용 메모리 부족으로 인한 급격한 수급 불균형의 수혜자로 주목받고 있다. 창신메모리는 자국 기업에 ‘메모리 즉시 공급’이라는 무기를 활용해 점유율을 키워나가는 추세다. 또 HP를 비롯한 글로벌 PC 제조사들에도 칩을 일부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빅3와 비교했을 때 창신메모리의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지 않기에 향후 성장 가능성에 물음표가 달린다. 창신메모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가격과 대등한 수준으로 칩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현지 유통 및 현황 조사에 따르면 창신메모리의 64GB DDR5-5600 서버용 메모리 모듈 가격은 약 1만8999위안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동급 사양의 칩 가격이 1만8600위안 선이라 창신메모리의 가격이 오히려 높게 책정된 상황이다.
B반도체 관계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별반 차이 없는 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일부 제품은 더 높은 가격으로 책정되기도 했는데 반도체 시장의 공급난이 해소된 이후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관건이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빅테크의 중국 반도체의 도입을 여전히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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