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서지영 기자]
기온이 오를수록 옷은 짧아진다는 여름 패션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 폭염과 국지성 소나기, 강한 실내 냉방이 반복되면서 상황에 따라 덧입고 벗기 쉬운 '레이어드' 스타일이 새로운 여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패션 플랫폼 쉬인(SHEIN)이 한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의 최근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더위를 피하기 위한 얇은 의류뿐 아니라 긴소매와 가디건, 커버업 등 다양한 기후에 대응할 수 있는 아이템에 대한 관심이 함께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변화가 특히 두드러졌다. 6월 17일부터 7월 8일까지 '긴소매'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0%, '여름 원피스'는 23.1% 증가했다. 단순히 시원한 옷보다 강한 자외선과 냉방, 갑작스러운 비까지 고려한 실용적인 스타일링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비슷한 흐름은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확인됐다. 싱가포르에서는 수영복 검색량이 46.1%, 롱스커트는 36.6% 증가한 가운데 여성 가디건과 겨울 의상 검색도 각각 20% 이상 늘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비치룩과 가을 의상 검색이 증가했고, 필리핀에서도 윈드브레이커와 원피스 수요가 함께 확대됐다. 폭염과 높은 습도, 잦은 소나기, 강한 실내 냉방 등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려는 소비 패턴이 공통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스타일링 방식은 국가마다 달랐다. 한국에서는 냉감 소재와 카고 디테일, 시어 레이어드 등 기능성과 트렌드를 결합한 스타일이 인기를 끌었다. 싱가포르는 롱 원피스와 시어 톱에 액세서리를 더한 스타일이, 말레이시아는 린넨 소재와 블레이저 등 단정하면서도 활용도 높은 아이템이 주목받았다. 필리핀에서는 경량 아우터와 메리제인 스니커즈 등 실용적인 아이템과 함께 화려한 컬러의 드레스 수요도 늘었다.
패션 소비도 의류를 넘어 액세서리와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장되는 모습이다. 지갑, 백 참, 모자, 메이크업 파우치, 시계 등 다양한 품목의 검색량이 증가하며 소비자들이 출퇴근과 여행, 여가 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스타일을 완성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여름 패션의 기준이 '얼마나 시원한 옷인가'에서 '얼마나 다양한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가'로 바뀌고 있다고 본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은 폭염과 냉방, 비를 모두 고려해 얇게 겹쳐 입을 수 있는 아이템을 선호한다"며 "계절보다 상황에 맞춰 옷을 선택하는 '레이어드 여름'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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