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슈
김용범 정책실장 "AI가 청년 경력 통로 끊어…'나눠주기 복지' 대신 생산 참여 보장해야"
- 기업 성과 공유하는 계약 설계 제언
[이코노미스트 정길준 기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인공지능(AI) 혁명기에 대응해 국가가 노동·인프라·재정 전반의 '생산 관계'를 새롭게 조직해야 한다는 화두를 던졌다.
18일 김용범 정책실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AI 시대 국가는 생산을 하는 국가가 아니라 생산 관계를 조직하는 국가"라며 국가론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
김 실장은 특히 AI가 청년 고용 시장에 미치는 구조적 위기에 주목했다. 기존의 고용 논쟁이 일자리 감소 규모에만 매몰돼 있었다면, 이제는 신입사원들이 도맡던 초급 업무를 생성형 AI가 빠르게 대체하면서 사회 전체의 숙련 형성 메커니즘이 붕괴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을 위해 신입 대신 AI를 다루는 경력직만 채용하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이로 인해 사회 전체의 미래 경력 인력이 고갈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이를 단순한 시장 실패라고 부를 수도 있지만, 보다 정확하게는 숙련 형성의 집합 행동 실패라고 부르는 편이 맞다"며 "어느 기업도 사회 전체의 장기적 숙련 형성을 위해 자신의 비용을 자발적으로 부담하려 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김 실장은 입구 자체가 좁아진 상황에서 개인의 스펙업만 돕는 기존 부트캠프나 취업장려금 정책은 한계가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가가 기업·연구기관 등과 손잡고 청년의 첫 일 경험과 민간 이직 경로를 보장하는 '경력 형성 노동시장'을 직접 조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실장은 "그 본질은 AI가 약화시킨 숙련 형성의 경로를 사회적으로 재구축하는 제도에 있다"며 "결국 AI 시대 국가는 일자리를 배분하는 국가가 아니라 경력과 숙련이 형성되는 생산 관계를 조직하는 국가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산업의 또 다른 특징은 알고리즘이라는 비물질적 자산을 다루면서도 막대한 전력·용수·데이터센터 등 거대한 물리적 인프라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김 실장은 "AI는 가장 비물질적인 기술이면서 동시에 가장 거대한 사회적 기반을 요구하는 산업"이라며 생산의 핵심 병목이 기업 내부에서 사회 전체가 공급하는 기반으로 이동하는 '생산 요소의 사회화' 현상을 짚었다.
국가가 이처럼 대규모 인프라와 제도적 기반을 투입해 기업의 생산 능력을 형성했다면, 기업의 성과를 사회로 다시 돌리는 환류 회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과거처럼 세금을 거두는 사후적 재분배를 넘어 ▲성과연계계약 ▲장기 리스 ▲로열티 등의 방식으로 사회적 기여와 성과를 제도적으로 연결하는 계약 원리를 설계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김 실장은 AI 시대의 성장이 고숙련자와 저숙련자 간의 격차를 벌리는 'K자형'을 띨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AI 전환 재정의 역할은 단순 생계 지원에 그쳐서는 안 되며, 이재민들이 다시 생산의 주체로 복귀할 수 있도록 AI 도구 및 연구·개발 인프라에 접근할 기회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이전지출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김 실장은 "AI 시대 이전지출의 목적은 사람을 영구적인 수혜자로 만드는 데 있지 않다"며 "전환의 충격을 견디게 하면서도 다시 생산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돕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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