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정규직 실험' 접고 대면 승부수 통했다…조병익의 토스인슈어런스 6년 [이코노 인터뷰]
- 2년 연속 흑자 달성하며 순항...설계사 3000명 돌파도
"정규직 설계사 실패가 가장 힘들었다"…"금융전문가가 더 필요한 시대" 강조
물론 수천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토스라는 강력한 플랫폼 브랜드가 있었다. 하지만 브랜드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성과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토스인슈어런스는 2025년 당기순이익 55억1674만원을 기록하며 전년(35억8873만원)에 이어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2023년 120억원 적자와 비교하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이 같은 성장의 중심에는 2019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조병익 대표가 있다. 조 대표는 현대캐피탈과 한국IBM을 거쳐 2008년 라이나생명에 합류하며 보험업에 입문했다.
이후 AIA생명, 처브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에서 텔레마케팅과 다이렉트 조직 등 주로 비대면 채널을 이끌어왔다. 흥미로운 점은 그런 그가 토스인슈어런스를 대면영업 중심 회사로 바꾼 인물이라는 사실이다. 최근 연임에 성공한 조 대표는 지난 6년을 돌아보며 가장 먼저 시행착오 이야기를 꺼냈다.
‘보험업을 너무 쉽게 봤다’…정규직 실험의 실패
조 대표가 꼽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정규직 설계사 모델을 접기로 결정했던 때였다. 토스인슈어런스는 출범 초기 보험업계 관행을 깨겠다며 설계사를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안정적인 급여 체계와 조직 문화를 통해 보험영업 시장을 바꿔보겠다는 시도였다. 하지만 현실은 예상보다 복잡했다.
조 대표는 당시를 떠올리며 “보험업을 조금 쉽게 봤던 것 같다”고 말했다. 좋은 의도만 있으면 산업 구조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현장에 들어와 보니 보험영업은 생각보다 훨씬 개인사업에 가까운 영역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직접 뽑았던 직원들에게 정규직 모델을 접겠다고 이야기해야 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며 “대표를 계속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흥미로운 것은 조 대표가 꼽은 가장 잘한 결정 역시 같은 지점에 있다는 점이다. 그는 정규직 모델을 접고 위촉직 설계사를 중심으로 한 대면채널으로 방향을 튼 것을 가장 잘한 결정으로 꼽았다. 2022년 당시 토스 내부에서도 반대가 적지 않았다. 토스는 대표적인 비대면 플랫폼 기업이었고 보험 역시 온라인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조 대표의 판단은 달랐다. 보험은 결국 사람의 미래와 위험을 다루는 상품인 만큼 고객이 직접 전문가와 상담하고 싶어 하는 수요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그는 “설계사는 2명뿐이었고 적자는 수백억원이었다. 업계 경험도 부족했고 시장 신뢰도 없었다”며 “지금 생각하면 무모했던 도전이었다”고 웃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설계사 조직은 3000명 규모로 성장했고 회사는 2년 연속 흑자를 냈다. 그렇다면 토스인슈어런스는 어떻게 설계사들을 끌어모았을까.
조 대표는 토스인슈어런스가 정착지원금 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회사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대신 토스 브랜드가 고객을 연결해주고 설계사는 상담과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설계사들의 관심사도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질문이었다면 최근에는 어떤 시스템이 있는지, 교육은 어떻게 하는지, 회사가 오래 성장할 수 있는지를 먼저 묻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신뢰 받는 금융전문가 양성하겠다”
조 대표는 토스인슈어런스 설계사들의 평균 연령이 상대적으로 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토스인슈어런스의 설계사 평균 나이는 30대 중후반으로 주로 50대 이상이 많은 다른 GA나 보험사 대비 상당히 젊은 층에 속한다. 조 대표는 “토스의 고객층 자체가 젊고 ‘슬랙’(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등 디지털 협업 도구를 적극 활용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어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설계사들이 자연스럽게 유입됐다”고 말했다.
민원율도 업계 최저 수준이다. 토스인슈어런스는 2022년 2월 대면영업 전환 이후 올해 3월 말까지 누적 신계약 60만건을 판매했다. 이 기간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고객 민원은 단 4건에 그쳤다. 조 대표는 “설계사가 2명인 시절부터 소비자보호 원칙을 강하게 적용해왔다”며 “설계사가 고객에게 거짓말을 하거나 반드시 설명해야 할 내용을 숨길 경우 ‘원스트라이크 아웃’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 대표는 현재도 일주일에 두 차례 제재심의회의를 열어 민원 사례를 직접 점검하고 있다. 그는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항상 옆에 기자와 금융감독원 직원이 앉아 있다고 생각하며 임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인터뷰 내내 ‘성장’보다 ‘신뢰’를 더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객에게 필요한 것은 보험전문가가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금융전문가’라고 힘줘 말했다. 고객은 보험 상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선택하는 것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조 대표는 “고객은 보험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대출과 투자, 은퇴까지 함께 고민하는 만큼 한 사람의 금융 인생을 함께 설계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결국 살아남는 설계사는 신뢰를 주는 사람일 수밖에 없다. 토스인슈어런스는 앞으로도 신뢰할 수 있는 금융전문가를 키워내기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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