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김동선표 ‘벤슨’, 맛·품질 집중해 ‘업계 1티어’ 노린다 [판 커지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②
- 올해 신규 출점에 170억 투입…2027년 100호점 목표
생산센터 자동화로 공간 10~20%·인력 40~50% 줄여
[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벤슨의 지난 1년을 통해 소비자들은 더 좋은 재료와 높은 품질의 아이스크림을 기대하게 됐습니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의 기준을 재정립하는 흐름을 벤슨이 주도해 나가겠습니다.”
윤진호 베러스쿱크리머리 대표는 지난 5월 12일 경기도 포천 벤슨 생산센터에서 열린 ‘벤슨 론칭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의 수준과 저변을 함께 끌어올리고, 장기적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베러스쿱크리머리가 선보인 자체 브랜드 벤슨은 지난해 5월 서울 압구정로데오에 첫 매장인 ‘벤슨 크리머리 서울’을 열며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와 국내 대형 프랜차이즈 사이에서 새로운 포지셔닝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벤슨은 ‘재료 본연의 맛과 품질을 제품에 그대로 담는다’는 방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를 위해 ▲국산 유제품 및 유크림 사용 ▲높은 유지방 비율 ▲낮은 오버런(공기 함량) ▲고품질 원재료 중심 생산 등 차별화된 제조 철학을 적용하고 있다. 일반적인 아이스크림보다 공기 함량을 낮추고 유지방 비율을 높여 보다 밀도 높은 식감과 풍미를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이 사업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브랜드 기획 단계부터 제품 개발, 운영 구조 전반에 깊이 관여하며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표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제품력’을 핵심 경쟁력으로 보고, 맛과 품질에 대해 소비자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다. 내부 품평 과정에도 직접 참여하며 세부 레시피와 원재료 개선 방향에 의견을 제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원이 다르다…벤슨의 품질 자신감
이날 윤 대표는 아이스크림 시장을 원재료 구성과 제조 방식에 따라 네 가지 ‘티어’로 구분해 설명했다. 그는 “현재 국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은 탈지분유와 정제수를 사용하고 인공 첨가물이 포함된 ‘티어 3’ 제품이 사실상 기준이 된 상황”이라며 “벤슨은 국산 원유와 유크림을 사용하고 인공 첨가물을 최소화해 ‘티어 1’에 해당하는 제품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이어 “티어 3 제품이 주류를 이루는 시장에서 소비자가 벤슨을 통해 맛의 차이를 체감하게 되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의 기준 자체를 상향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고가 제품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원재료와 제조 방식 자체를 바꾸는 접근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간담회가 열린 포천 생산센터는 벤슨의 품질 전략을 구현하는 핵심 시설이다. 한화갤러리아는 2023년 4월 사내 아이스크림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한 이후 약 2년에 걸쳐 자체 생산 설비를 구축했다. 외부 위탁 생산이 아닌 직접 제조 체계를 선택한 것도 품질 통제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포천 생산센터는 원유 가공부터 제조, 충진, 포장까지 전 공정을 한 곳에서 수행하는 원스톱 생산 시설이다. 윤 대표는 이곳의 경쟁력으로 ▲원유 살균 공정 ▲고급·다품종 생산에 특화된 설비 ▲자동화 시스템 등을 꼽았다. 특히 다품종 소량 생산과 고품질 유지가 동시에 가능하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남궁봉 벤슨 포천 생산센터장은 “자동화 공정을 통해 작업자나 작업 시간에 관계없이 동일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며 “공간 효율은 약 10~20%, 인력은 40~50% 수준으로 절감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품질 편차를 최소화하는 것이 프리미엄 제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벤슨은 론칭 이후에도 품질 개선을 위한 투자를 이어왔다. 피스타치오 스프레드, 초콜릿, 딸기 등 주요 원료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토핑 구성과 배합 비율도 조정했다. 매달 두 차례 이상 내부 품평회를 열어 실무진과 경영진, 계열사 전문가, 고객 평가단의 피드백을 반영해 제품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소비자 반응을 빠르게 제품 개선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든 셈이다.
트렌드보단 제품 완성도 우선
벤슨은 올해 개선된 품질을 기반으로 점포 확장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재 서울역·압구정·마포·용산·잠실·수원 등에서 15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올해 들어 강남역점·잠실새내점·둔촌점·대치점 등 7개 점포를 추가로 열었다.
오는 7월까지 63빌딩점·반포점·목동점 등 6개 매장 출점이 확정된 상태다. 연내 30호점, 2027년까지 100호점 달성이 목표다.
한화갤러리아는 2025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벤슨 신규 출점에 105억1000만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에는 베러스쿱크리머리에 대한 1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도 공시했다.
당분간은 서울과 경기 분당·일산 등 수도권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윤 대표는 “편의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나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 온라인 유통망 확대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면서도 “현재는 직영점을 중심으로 브랜드 경험을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안착 단계에서는 신제품 확대보다 기본 품질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윤 대표는 “식품 트렌드 변화에 맞춘 신제품 개발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단기적인 트렌드 대응보다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차별화된 품질과 지속적인 투자에 기반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직영 운영을 통해 제품 품질과 서비스의 일관성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톱티어’ 브랜드로 자리잡겠다는 전략이다.
베러스쿱크리머리 관계자는 “재료 본연의 맛과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벤슨의 핵심 가치”라며 “차별화된 제품 경험을 통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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