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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5호 2026-05-11

왜 원화만 무너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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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보다 남성이 관심…제로 클릭 쇼핑 시대 온다 [AI 에이전트 혁명]②

유통

제로 클릭 쇼핑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유통업계가 인공지능(AI)을 통해 소비자와 대화하며 맞춤형 상품 추천부터 결제까지 진행하는 쇼핑 에이전트 도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AI 기술 활용 시 소비자들의 쇼핑 편의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들도 맞춤형 쇼핑 서비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쇼핑 대신 해주는 AI 어떤가요가 롯데멤버스 자체 리서치 플랫폼 라임(Lime)에 의뢰해 ‘소비자들의 AI 쇼핑 에이전트에 대한 이용 의향’을 물었다. 설문 조사는 만 20~69세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30일부터 5월 1일까지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2%포인트(p)다.전체 응답자의 52.4%는 AI 쇼핑 에이전트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성별 기준으로는 남성이 더 높은 관심을 보였다. 남성 응답자(843명)의 60.1%가 AI 쇼핑 에이전트를 이용할 생각이 있다고 했다. 여성 응답자(1157명)는 46.7%만이 AI 쇼핑 에이전트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소비자들은 AI가 선사할 ‘맞춤형 서비스’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AI 쇼핑 에이전트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1047명) 가운데 41%가 ‘내 취향을 분석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35.1%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피드백을 제공해서’라고 했다.직장인 홍모씨(39)는 “각종 기념일과 가족 생일에 무엇을 선물해야 할지 항상 고민한다. AI 쇼핑 에이전트는 이렇게 낭비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유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전체 응답자의 47.6%(953명)는 AI 쇼핑 에이전트를 이용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성별 기준으로는 여성의 반감이 더 컸다. 남성 응답자는 39.9%, 여성 응답자는 53.3%가 AI 쇼핑 에이전트를 이용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이들이 AI 쇼핑 에이전트를 이용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개인정보 유출 및 사생활 침해 우려’다. AI 쇼핑 에이전트를 반대한 응답자의 41.1%가 이 같은 이유를 선택했다. 36.6%는 ‘AI의 실수로 오류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반대 이유로 꼽았다.대학생 이모씨(28·여)는 “AI가 물건을 추천해 주는 것은 이것저것 살펴보고 찾아보는 쇼핑의 재미를 반감시킬 것 같다”며 “게다가 AI가 내 정보를 계속 학습한다는 것도 개인정보 유출이 될 것 같아서 불안하다”고 말했다. 제로 클릭 쇼핑 시대 빨라진다유통업계는 AI 쇼핑 에이전트의 도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과거 데이터 중심의 개인화보다 더 정교한 맞춤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 기업들은 AI 쇼핑 에이전트 서비스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올해 들어 가장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곳은 네이버다. 네이버는 지난 3월 쇼핑 애플리케이션(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AI 쇼핑 에이전트를 탑재하며 플랫폼 콘텐츠를 강화한 바 있다. 최근에는 선물 추천 특화 기능인 선물 에이전트를 탑재해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이는 AI 쇼핑 에이전트가 대화를 통해 이용자에게 최적화된 선물을 제안하는 기능이다.11번가는 지난 2024년 베타 서비스로 선보인 AI 초개인화 추천 시스템 AI홈의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기능은 최저가부터 리뷰 평점 및 실시간 판매량까지 분석해 이용자에게 최적의 상품을 제공한다.롯데하이마트는 올 하반기 정식 오픈 목표로 AI 쇼핑 에이전트 하비(HAVI)의 오픈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하비는 키워드가 아닌 질문의 맥락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이용자에게 최적화된 상품을 제안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AI가 추천한 상품은 이용자의 장바구니에 담겨 결제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G마켓은 신세계와 협력 관계를 구축한 알리바바그룹의 AI 기술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4시간 맞춤형 상품 추천과 실시간 상담 등이 가능한 AI 쇼핑 에이전트를 연내 선보일 방침이다. G마켓 관계자는 “구체적인 공개 시점을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도 론칭 초기 우려가 컸지만 현재는 대다수가 부담 없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됐다”며 “AI 쇼핑 에이전트 역시 비슷한 흐름으로 가고 있다. 기업들도 관련 기능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쇼핑 패턴은 검색 기반에서 대화형 AI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5.11 10:00

3분 소요
상품 기획부터 마케팅까지…‘알잘딱깔센’ AI 직원 양성 나선 유통 공룡 [AI 에이전트 혁명]①

유통

향기로 기억되는 너의 새로운 시작.봄과 입학식을 주제로 ‘향수’에 대한 광고 문구를 만들라고 요청하자 ‘루이스’가 10초 만에 내놓은 답변이다. 루이스는 지난 2023년 현대백화점이 도입한 인공지능(AI) 카피라이터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정보기술(IT) 기업 현대IT&E가 개발한 루이스는 현대백화점이 최근 3년 동안 사용한 광고 카피, 판촉 행사 문구 중 소비자 호응이 컸던 데이터 1만여건을 집중적으로 학습했다. 대규모 AI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사람처럼 문장과 문맥을 이해하고 생성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기획 의도 전달, 외부 전문 카피라이터와 소통 등을 포함해 통상 2주 정도 걸리던 광고 문안 작성 시간이 평균 3~4시간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신세계, 리플렉션 AI 손잡고 ‘유통 혁신’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생성형 AI를 넘어 지시하지 않아도 알아서 일하는 ‘AI 에이전트(비서)’가 유통 환경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국내 주요 유통 기업에서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 제공, 업무 자동화 등 AI 에이전트를 업무 전반에 활용하며 효율성과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지난 2025년 76억3000만달러(약 11조1017억원) 수준이었던 글로벌 AI 에이전트 시장 규모는 오는 2033년 1829억7000만달러(약 266조2214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연평균 49.6%씩 성장하는 셈이다.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지난 2024년 1%를 밑돌던 기업용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앱)의 에이전틱 AI 탑재 비율이 오는 2028년 33%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트너는 오는 2028년 일상적 업무 의사결정의 최소 15%가 AI 에이전트를 통해 자율적으로 이뤄질 거라고 예상한다.세계적인 흐름에 발맞춰 유통업계도 앞다퉈 AI 에이전트를 업무 전반에 도입하는 추세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세계그룹이다. 신세계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주도로 AI를 차기 먹거리 사업으로 점찍고, ‘첨단 AI를 통한 리테일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올해 3월 신세계는 미국 AI 기업 ‘리플렉션 AI’(Reflection AI)와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맺고 한국에 국내 최대 수준인 250메가와트(㎿) 규모의 AI 데이터 센터를 짓기로 했다. 기존 유통업과의 시너지 창출도 적극적으로 도모한다. 유통업에서 오랜 시간 축적한 소비자 접점 인프라와 데이터를 활용해 ‘차별화된 AI 커머스’ 서비스를 구현할 방침이다. 상품 조달부터 ▲발주 ▲가격 책정 ▲물류 ▲재고 관리 ▲고객 관리 등 운영 전반에 AI를 적용해 고객이 ‘가장 원하는’ 상품을 ‘제때’ 찾아 공급하고 ‘최적의 가격’으로 판매하는 게 협업의 목표다. 고객 분석·신입 교육 등 활용 영역 확대롯데그룹은 작년 제1회 ‘롯데 유통군 AI 콘퍼런스’를 열고 에이전틱 AI와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 실현을 중심으로 한 AI 전환 추진을 공식화했다. ▲쇼핑 ▲상품 기획(MD) ▲운영 ▲경영 지원 등 4대 분야에 특화된 AI 모델을 활용해 상품 가격과 구색 설정, 재고 관리와 발주를 자동화·최적화하고, 반복적 업무를 줄여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게 핵심이다. 롯데 유통군은 오는 2030년까지 다수의 에이전틱 AI를 통합한 AI 플랫폼을 구축해 전사적 AI 운영 체계인 에이전틱 엔터프라이즈를 실현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5월 유통업계 최초로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 스트래티지와 협업해서 ‘BI 에이전트’를 개발해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했다.롯데백화점에 따르면 BI 에이전트를 한 달간 사용한 결과 고객 분석 업무에 드는 시간이 최대 70%까지 줄었다. 본사 및 영업 점포 마케터의 고객 관계, 복합 분석 등 복잡한 심층 분석도 운영 한 달 만에 이전 대비 10% 이상 늘어났다.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높은 숙련도와 전문성이 필요한 고객 분석 과정이 대화형으로 간편해지면서 업무 시간이 수분~수십 초대로 단축됐다”며 “마케팅과 MD 영역에서도 고객 맞춤형 정보 제공, 브랜드별 특성 및 시장 분석을 통한 브랜드 발굴 등 BI 에이전트를 활용해 업무를 효율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올리브영은 구글 클라우드의 AI 플랫폼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를 업계 최초로 전사에 도입한 뒤 직무별 특성에 맞춘 AI 에이전트를 구축해 업무에 활용 중이다.상품기획자는 상품 기획 과정에서 글로벌 뷰티 수출입 동향을 분석하는 에이전트를 통해 국가별 시장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확인하고, 기획 방향을 검토하는 데 분석 결과를 참고한다. 글로벌 사업 담당자는 사용 금지 성분 등 해외 각국의 화장품 규제 정보를 검토하는 데 AI 에이전트를 사용한다. MD나 마케팅뿐 아니라 인사 업무에도 AI 에이전트를 적용한다. 올리브영의 인사 담당자는 ‘온보딩(조직 적응 지원) 에이전트’를 활용해 신규 입사자의 적응을 돕는다. 온보딩 에이전트는 입사 초기 자주 발생하는 질문과 온보딩 과정을 기반으로 관련 정보를 안내하며, 구성원이 필요한 내용을 더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온보딩 에이전트는 신규 구성원의 적응 속도를 높이고, 인사 담당자의 반복 응대 업무 부담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전했다.업계 관계자는 “AI 에이전트를 사용한 이후 자료 검색이나 정리·요약에 할애하는 업무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면서 “아직 도입 초기라 활용 범위는 제한적이지만 업무 전 영역에 AI 에이전트가 적용된다면 개인을 넘어 조직 전반의 효율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6.05.11 09:00

4분 소요
“출근길 뉴스부터 헬스까지”…일상 파고든 SOOP [참여형 플랫폼의 부상]①

IT 일반

#직장인 김모씨는 출근길마다 스트리머가 읽어주는 뉴스로 하루를 시작한다. 점심시간에는 먹방(먹는 방송)을 틀어놓고 식사를 하고, 헬스장에서는 스트리머의 루틴을 따라 운동을 이어간다. 라이브 스트리밍이 콘텐츠 소비를 넘어 일상 속 루틴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숲’(SOOP)이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000년대 중반 개인 방송 서비스로 출발한 이후 약 20년간 ▲라이브 ▲기부경제 ▲e스포츠 기반 생태계를 축적해 온 데 이어, 최근에는 ‘라이브 스트리밍(일상형 라이브 콘텐츠)’을 중심으로 플랫폼 확장에 나서고 있다.누구나 방송에서 일상 공유로SOOP의 출발점은 2005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1인 라이브 스트리밍’이다. 개인이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고 시청자는 채팅과 후원으로 즉각 반응하는 구조는 기존 미디어 환경과 다른 흐름을 만들었다.이 과정에서 ‘별풍선’을 중심으로 한 후원 모델이 자리 잡으며 스트리머와 이용자가 함께 만드는 참여형 생태계가 구축됐다. 후원과 구독, 광고가 결합한 ‘기부경제’ 구조는 이후 글로벌 플랫폼들이 도입한 수익 모델의 초기 형태로도 평가된다.최근에는 이 같은 구조가 일상형 콘텐츠로 확장되고 있다. 단순 시청을 넘어 스트리머의 일상에 참여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방식이다. 이용자는 콘텐츠의 소비자가 아니라 실시간 흐름을 함께 만드는 참여자로 기능한다. SOOP 관계자는 “라이브 스트리밍은 이용자가 방송에 개입하는 경험이 핵심”이라며 “일상형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플랫폼 이용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SOOP의 경쟁력은 이 같은 참여형 구조가 게임·e스포츠 영역에서 정교하게 작동해 왔다는 점이다. 프로게이머는 은퇴 이후에도 스트리머로 활동을 이어가고, ‘ASL’과 같은 리그를 통해 다시 선수로 복귀하며 팬들과 접점을 유지할 수 있다. 선수-스트리머-팬덤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아마추어 리그와 스트리머 중심 대회 역시 신규 유입을 이끄는 통로로 작동해 왔다. 이를 통해 게임 실력뿐 아니라 캐릭터와 소통 능력을 갖춘 창작자가 성장하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최근에는 소셜과 버추얼 영역 확장이 더해지며 플랫폼 외연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음악 ▲개그 ▲여행 등 생활밀착형 콘텐츠가 확대됐고, 개그 카테고리에서는 개그맨 스트리머의 평균 수익이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버추얼 부문에서도 동시 방송 수가 61% 늘었다.스트리머 생태계 유지력도 높은 수준이다. 온보딩 프로그램과 ‘루키존’을 통해 신규 창작자 유입을 늘렸고, 초기 참여자의 활동 지속률은 95%에 달했다. 단순 유입이 아닌 ‘정착 구조’를 확보했다는 의미다.SOOP의 변화는 단순한 카테고리 확장이 아니다. 플랫폼의 역할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에 가깝다. 최근 SOOP은 최영우·이민원 각자대표 체제 전환 이후 게임·e스포츠 제작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개그·생활밀착형 콘텐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히 콘텐츠를 유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획과 제작, 운영까지 직접 관여하는 구조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이는 글로벌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자체 콘텐츠 지식재산권(IP) 확보가 필수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이용자 체류 시간을 끌어올린 전략과 맞닿아 있다. SOOP 역시 플랫폼 내에서 탄생한 콘텐츠를 IP화하고, 이를 팬덤 기반 커뮤니티로 확장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플랫폼에서 제작사로의 진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콘텐츠 소비 패턴 변화도 자리 잡고 있다. 틱톡과 유튜브 쇼츠 중심의 숏폼 콘텐츠는 빠른 확산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장악했지만, 반복적 소비에 대한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라이브 콘텐츠는 실시간 상호작용과 참여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개그·토크·게임 등 즉흥성과 소통이 중요한 장르에서 경쟁력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AI 결합…수익 구조도 고도화 이러한 노력의 결과, SOOP은 2013년 매출 400억원, 영업이익 두 자릿수 수준에서 출발해 2023년 매출 3000억원대 중반, 영업이익 1000억원 안팎으로 성장했다. 2025년에는 매출 4600억원, 영업이익 12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특히 후원·구독 기반 매출 비중이 높은 구조는 이용자 참여가 곧 수익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사업 모델로 평가된다. 다만 플랫폼 특성상 인기 스트리머 의존도가 높은 구조는 중장기적으로는 변수로 지목된다. 이에 대해 SOOP은 콘텐츠 다변화와 제작 역량 강화를 통해 구조적 리스크를 완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SOOP은 이러한 기반 위에서 글로벌 확장과 기술 고도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국내외 플랫폼을 통합해 글로벌 이용자가 하나의 서비스안에서 활동하는 구조를 구축했고, 자동 번역 자막 등 기능으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인공지능(AI) 역시 콘텐츠 제작과 운영 전반에 적용되며 이용 경험을 보완하고 있다.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치지직을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섰고, 글로벌에서는 유튜브와 트위치, 틱톡 등이 라이브와 숏폼을 결합한 전략으로 이용자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플랫폼 간 경계가 흐려지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SOOP 이 후원 기반 팬덤 경제와 실시간 참여형 콘텐츠 구조를 핵심 경쟁력으로 보고 있다. e스포츠·개그·버추얼 등 다양한 콘텐츠 생태계를 차별화하고 이를 지속 가능하게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경쟁은 더 이상 체류시간이 아니라 이용자와 창작자 간 관계의 깊이에서 갈린다”며 “SOOP은 오랜 기간 참여형 구조를 축적해 온 점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2026.05.11 08:00

4분 소요
코미디 산업, 방송서 라이브로…박성호 “무대가 옮겨갔다” [이코노 인터뷰]

산업 일반

“예전에는 웃음을 만들어 보여줬다면, 지금은 함께 만듭니다.” 개그맨 박성호의 말처럼 코미디의 문법이 바뀌고 있다. 대본과 편집 중심의 방송 코미디에서 벗어나, 실시간 소통과 참여를 기반으로 한 ‘라이브 코미디’가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숲’(SOOP)이 있다. TV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축소되는 사이, 개그맨들은 새로운 무대를 찾아 라이브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 코미디의 ‘무대’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본 대신 채팅…“시청자가 콘텐츠 만든다” 박성호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구조 자체가 완전히 다른 무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방송 코미디는 대본을 만들고 연습을 거쳐 무대에서 보여주는 방식이었다면, 라이브는 그런 과정 없이 즉석에서 웃음을 만들어야 한다”며 “대본도, 연습도 없는 상태에서 바로 재미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라이브 환경에서는 시청자가 콘텐츠 제작 과정에 직접 개입한다. 채팅창에서 올라오는 제안과 반응이 곧 콘텐츠의 흐름을 결정짓는다. 박성호는 “시청자들이 ‘이걸 해보라’, ‘어디로 가라’고 제안하는 것 자체가 콘텐츠가 된다”며 “그 의견을 받아들이고 조율하는 과정 자체가 또 하나의 재미”라고 설명했다. 실제 코미디 기획 단계에서도 이러한 참여는 이어진다. 그는 “라이브 방송을 켜고 코너 제목을 공모했는데 시청자 아이디어가 실제 후보로 채택되기도 했다”며 “시청자 입장에서는 콘텐츠 제작에 참여했다는 경험 자체가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이처럼 라이브 코미디는 ‘시청자 참여’가 구조적으로 내재된 콘텐츠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콘텐츠 소비자와 제작자의 경계가 무너진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라이브 코미디의 또 다른 특징은 ‘예측 불가능성’이다. 박성호는 야외 방송 중 해외 유명 축구선수를 알아보지 못한 이른바 ‘린가드 사건’을 사례로 들며 “전혀 연출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그 자체가 웃음을 만들고 화제가 되면서 신규 시청자 유입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그는 “전혀 연출되지 않은 상황도 콘텐츠가 된다”며 “순간을 어떻게 살리느냐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다만 이런 장면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이런 콘텐츠는 오랜 시간 방송을 지속해야 만들어진다”며 “시간과 정성이 쌓여야 결과가 나온다”고 설명했다.이는 라이브 콘텐츠가 ‘누적형 콘텐츠’라는 점을 보여준다. 관계와 서사가 쌓일수록 콘텐츠가 확장되는 구조다.코미디 산업 구조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박성호는 “과거에는 공채 개그맨 중심으로 방송사가 인재를 배출했지만 지금은 그 구조가 크게 축소됐다”며 “많은 개그맨이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러한 변화를 ‘쇠퇴’가 아닌 ‘이동’으로 해석했다. 박성호는 “기존 공중파에서 하던 개그 무대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간 것에 가깝다”며 “무대가 이사를 간 셈이다”고 말했다. 수익 구조 역시 달라지고 있다. 박성호는 “현재 방송과 라이브 비중이 체감상 50대 50 수준”이라며 “앞으로는 라이브 비중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특히 라이브 코미디는 팬덤 기반 구조가 강하다. 그는 “방송 코미디는 아이디어가 소모되지만 라이브는 팬과의 관계와 스토리가 계속 쌓인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눈덩이처럼 확장되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플랫폼이 ‘무대’로…정기 편성·협업으로 확장이 같은 변화는 플랫폼 차원의 지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SOOP은 개그 콘텐츠를 단순 유통이 아닌 ‘편성’ 개념으로 운영하며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SOOP은 올해 초부터 평일 오전 시간대 개그 콘텐츠를 정기 편성하며 개그맨 이원구·박성호·박은영 등이 참여하는 라이브 프로그램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개그맨 출신 스트리머 방송의 누적 시청자는 100만명을 넘어섰고, 관련 스트리머들의 평균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무대본 라이브 토크 콘텐츠 ‘썰피소드’는 온라인 화제성을 넘어 코미디 페스티벌 수상으로까지 이어지며 콘텐츠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 3월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최영우·이민원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된 이후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서수길 전 대표 시절부터 이어져 온 라이브 중심 생태계 구축 방향이 현 체제에서 콘텐츠 지원과 편성 전략으로 구체화하고 있다는 평가다.박성호는 “회사 경영진이 개그 콘텐츠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플랫폼 방향성과 개그맨들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면서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플랫폼과 형식은 바뀌었지만, 코미디의 본질은 여전히 ‘함께 만드는 웃음’에 있다. 라이브 스트리밍이라는 새로운 무대 위에서 개그맨은 출연자를 넘어 콘텐츠이자 제작자로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또 하나의 새로운 코미디 생태계로 이어지고 있다.박성호는 라이브 코미디의 다음 단계로 ‘협업형 콘텐츠’를 제시했다. 그는 “개인 방송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개그맨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코미디가 중요하다”며 “라이브 환경에 맞는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라이브 시대의 핵심 경쟁력은 결국 ‘사람’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플랫폼보다 중요한 건 그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콘텐츠”라며 “개그맨도 이제는 출연자가 아니라 콘텐츠 그 자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2026.05.11 08:00

4분 소요
환율 전망과 환율 안정의 해법

국제 이슈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1400원 중후반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고환율은 수출을 늘리는 이득은 있으나 수입물가를 높이고 환차손을 우려해 자본을 유출시키는 손실이 있다. 그 외에도 환율 상승은 1인당 GDP를 낮추고 통화 가치를 낮춰 해외에서의 구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수출이 감소할 때는 완만한 환율 상승의 이득이 컸지만, 지금과 같이 국제 원유 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환율 상승이 물가를 높이고 경기를 침체시켜 그 손실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경제에 큰 영향을 주는 환율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가는 정책 당국은 물론 미국 주식 투자자와 수출입 기업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다.먼저 환율을 내릴 수 있는 요인을 보면, 수출이 늘어나면서 경상수지 흑자 폭이 커지는 경우다. 우리나라는 작년 1200억달러대로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외환의 공급이 늘어나면서 환율이 하락할 수 있다. 국내 주식시장 활황도 환율을 하락시킬 수 있다. 정부는 해외 주식 투자에 대해서는 22%의 자본이득세인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고 있으나 국내 주식 투자에 대해서는 거래세 외에는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최근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외국인이나 내국인들의 국내 주식 투자가 늘어날 경우 환율은 하락할 수 있다. 대외적 요인도 있다. 원·달러 환율은 양국 간 환율이기 때문에 한국의 경제 상황은 물론 미국의 경제 상황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낮출 경우 달러가 약세가 되면서 원화가 강세가 되어 환율은 내려갈 수 있다.산업 경쟁력 약화와 저성장, 환율 상승 압박하는 내부 요인환율이 상승할 수 있는 요인을 보면, 먼저 국내적 요인으로는 산업 경쟁력 약화다. 한국은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산업에서 중국에게 경쟁력이 밀리고 있다. 조선, 철강, 석유화학, 배터리 등 과거의 주력 산업은 모두 중국이 비교 우위를 가지면서 추격당하다가 최근에는 중국의 기술력 상승으로 추월당하고 있다. 산업 경쟁력 약화는 일자리 감소로 청년 실업이 늘어나면서 결혼도 늦춰져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다. 고령화와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복지 수요가 늘어나고 재정 지출 증가로 국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결국 통화량이 늘어나게 된다.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환율이 오르게 되는 것이다.저성장이 지속될 경우 합법적인 자본 유출에 따른 외환 부족으로 환율이 오르게 된다. 최근 대미 주식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노동과 세금 등 기업 투자 환경이 글로벌 스탠다드보다 열악하면 기업들은 해외 직접 투자를 늘리게 된다. 달러 수요가 늘어나면서 환율은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은 저성장으로 투자 수익률이 낮아지고 미국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자동차 등 신기술 개발로 투자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대미 주식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달러 수요가 늘어나면서 환율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로 매년 200억달러 대미 투자를 합의한 것도 향후 달러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자 환율을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대외적 요인으로는 미국의 달러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들 수 있다. 하반기 이후 달러 스테이블 코인이 활성화될 경우 원화를 달러화로 바꾸는 통화 대체가 발생할 수 있다. 높은 세금과 원화 가치의 하락은 달러 수요를 늘리는 배경인 것이다. 남미 국가들과 같이 포퓰리즘에 의해 통화량을 늘리다가 결국 통화 대체가 발생하면서 고환율로 자국 통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할 수도 있다. 특히 이번 달러 스테이블 코인은 익명제여서 정부가 실명제로 규제를 강화하지 않을 경우 외환 시장에 큰 충격을 줄 것이 우려된다. 다만 달러 스테이블 코인이 환율을 내릴 수도 있다. 달러 스테이블 코인 발행이 늘어날수록 같은 금액의 미국 채권을 보유해야 하므로 미국 채권 수요 증가로 채권 가격이 높아지고, 이는 금리를 낮춰 달러 약세를 유도하게 된다. 달러 약세는 원화 강세로 이어져 환율을 내려가게 만든다.시장 개입보다 체질 개선과 유동성 관리에 집중해야환율을 올리는 힘과 내리는 요인 중에 어느 것이 더 강력한가에 따라 환율은 변동하게 된다. 환율은 그 나라의 경제적 체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한국 경제는 출산율이 낮아 늙어가는 경제이며 중국의 추격으로 더 빠르게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여기에 서울 지역 주택 가격 상승으로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근로 의욕이 저하되고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기업은 투자를 줄이고 있다. 결국 일자리 감소로 복지 수요가 늘어나면서 재정 지출이 늘어나 재정 적자가 커지게 되어 있는 구조다. 구조적으로 저성장과 큰 정부, 재정 적자와 국가 부채가 증가하게 되어 있다. 이렇게 보면 환율이 오르는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환율의 추이를 보면 1980년대와 1990년대 전반 한국 경제가 젊은 경제일 때는 달러당 1000원 미만에서 환율이 변동하였으나, 2010년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1000원에서 1200원선으로 높아졌고 최근에는 1400원 후반대와 1500원선으로 높아져 있다. 환율이 다시 달러당 1000원대로 내려가기는 쉽지 않다. 1400원대가 뉴노멀이 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환율을 안정시키는 해법으로는 먼저 외환 시장 개입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달러 매도 개입은 외환 보유액을 감소시킬 것이 우려된다. 현재 4100억달러대에 있는 외환 보유액을 더 늘리기는 쉽지 않다. 외환 보유액은 대부분 외환 시장에서 달러 매입 개입을 할 경우 늘어나게 되는데, 환율이 내려갈 때에는 달러 매입 개입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환율이 올라가고 있어 달러 매입 개입을 하기 어려우며, 또한 미국이 과거와 달리 외환 시장 개입을 감시하고 있어 외환 보유액을 큰 폭으로 늘리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외환 시장 개입으로 외환 보유액이 감소할 경우 외환 위기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사용하기는 쉽지 않다.또 다른 해법은 기업 투자 환경, 즉 세금, 노동, 정부 규제, 환경 등에 대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정책을 사용해 내국인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국내 기업 투자가 늘어나면 일자리가 증가하면서 성장률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 자유화를 한 경제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제도를 운용하면 결국 환율이 오르고 국내 경제는 침체되면서 물가가 오르는 경제로 바뀌게 된다.통화량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통화량이 늘어나는 채널은 중앙은행의 저금리로 대출이 늘어나는 데에도 있지만, 정부의 재정 적자 확대로 국채 발행이 늘어나 재정적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고령화 시대에 선심성 재정 정책에 의해 시중 유동성이 늘어날 경우 환율이 높아지게 된다. 정부는 재정 지출을 효율화하고 성장률을 높여 환율을 안정시켜야 한다.단기적으로는 자본 통제나 자본 이동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내국인의 미국 주식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회사의 해외 영업을 규제하거나 외환의 유출을 관리해서 달러 수요를 줄이는 방법이다. 빈번한 자본 이동으로 환율이 과도하게 변동할 경우 국제통화기금(IMF)도 그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외환 당국은 자본 이동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수 있다.

2026.05.1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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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쏠림’ 심화…불황 속 강해진 대림바스의 ‘원톱’ 굳히기

산업 일반

kwonjiye@edaily.co.kr장기화된 건설 경기 침체와 고금리 여파로 인테리어 및 자재 업계 전반이 생존을 고민하는 엄혹한 시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위생도기 1위 기업인 대림바스가 시장 지배력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독주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제 시장은 단순히 누가 1위인가를 묻는 단계를 넘어 1위 기업으로의 ‘수요 쏠림’ 현상이 어디까지 지속될 것인가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불황일수록 1위 찾는다”최근 대한도자기·타일공업협동조합이 최근 발표한 ‘국내 위생도기 제조업체 연간 출하현황’ 자료는 대림바스의 위상을 숫자로 증명한다. 대림바스는 2025년 기준 국내 위생도기 시장에서 점유율 61.8%를 기록했다. 이는 대림바스가 2004년 처음 정상에 오른 이후 23년 연속으로 차지한 왕좌인 동시에 기업 역사상 최고 수준의 기록이다.특히 이번 데이터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대목은 점유율의 역동적인 변화다. 동일 조사 기관의 과거 통계를 살펴보면 대림바스의 점유율은 2024년 1월 기준 40.7% 수준이었다. 당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수입산 제품의 공세로 인해 일시적으로 부침을 겪었으나 불과 1년 만에 점유율을 20%포인트(p) 이상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며 이른바 ‘V자 반등’을 완성했다. 반면 2위 브랜드인 이누스는 25.3%의 점유율에 그쳤다. 1위와 2위의 격차는 무려 36.5%p로, 대림바스는 경쟁사 대비 2.4배 이상의 압도적인 지배력을 확보하게 된 상황이다.이러한 ‘초격차’의 원인에 대해 대림바스 측은 “장기화된 건설 경기 불황 속에서도 대림바스가 점유율을 수성한 것은 결국 품질 신뢰도와 압도적인 공급 안정성이라는 본질에 집중한 결과”라며 “국내 3곳의 자체 생산 공장을 기반으로 한 품질 관리와 유연한 수급 체계, 그리고 60년 업력이 뒷받침하는 ‘K-브랜드’의 가치가 불황기에 더욱 강력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외산 제품의 파상공세 속에서도 국내 주거 환경에 최적화된 설계와 전국 단위의 촘촘한 사후 관리(AS) 네트워크가 중소 업체나 해외 브랜드가 넘볼 수 없는 ‘신뢰의 방벽’이 되었다는 분석이다.동시에 대림바스는 소비자의 구매 패턴 변화를 정확히 읽어낸 전략적 유연함을 보여줬다. 과거 소비자들이 단품을 교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욕실 전체를 하나의 ‘완성된 공간’으로 인식하고 투자하는 ‘공간 단위 소비’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이에 대림바스는 홈인테리어 브랜드인 ‘대림 바스앤키친’을 필두로 리모델링 사업 구조를 고도화했다. 대림바스 관계자는 “창호·중문·마루·타일 등 인테리어 전 영역으로 라인업을 확장하며 집 전체의 톤앤매너를 일관되게 맞출 수 있는 ‘원스톱 공간 쇼핑’ 환경을 구축한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논현 쇼룸 매출 45% 성장전략의 성공은 현장의 수치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2024년 9월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친 논현 직영 쇼룸은 대림바스 프리미엄 전략의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림바스 측이 공개한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논현 쇼룸의 방문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으며, 월평균 매출액 또한 45% 성장하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프리미엄 수전 라인업인 ‘블랙 컬렉션’의 경우 논현 쇼룸 기준 2026년 월평균 판매량이 전년 대비 무려 69% 급증하며 하이엔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이 관계자는 “쇼룸에서 블랙 컬렉션을 비롯한 프리미엄 패키지의 실물을 직접 확인한 고객들이 그 자리에서 계약을 체결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며 “공간 체험형 콘텐츠가 실제 매출 성장의 강력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대림바스만의 독보적인 R&D 역량은 기술적 우위를 지탱하는 핵심 축이다. 대림바스는 프리미엄 일체형 비데 라인업에 적용된 ‘뒷면 막음 구조’를 통해 기존 도기들의 고질적 문제인 오염과 곰팡이 취약성을 해결했다. 또한 오염물 흡착을 방지하는 특수 ‘세라 코팅’ 기술과 변기 가장자리의 이음새를 제거한 ‘오픈형 림리스’ 구조는 대림바스 위생 철학의 집약체다.B2B(건설사 납품) 시장에서의 위상도 견고하다. 건설산업연구원 등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대형 건설사들은 공기 단축과 품질 관리의 용이성을 위해 공급 역량이 검증된 1위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대림바스는 강남권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와 주요 정비사업 현장에서 압도적인 수주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대량 공급 시에도 균일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국내 최대 생산 인프라와 신속한 AS 역량은 파트너사들이 대림바스를 ‘가장 믿을 수 있는 협력사’로 꼽는 이유다. 대림바스 측은 “구체적인 채택률과 수치는 공개하기 어려우나 주요 건설사 및 대형 프로젝트에서 안정적인 납품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대림바스는 1966년 요업센터로 출발해 ‘대림요업’과 ‘대림비앤코’라는 사명으로 60년간 사업을 이어온 전통 욕실 산업 기업이다. 지난해 강태식 대림바스 대표이사가 창립 60주년을 맞아 사명을 ‘대림바스’로 바꿨고, 욕실 기업이라는 정체성 강화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후에는 대림바스의 하이엔드 브랜드 ‘휠렌’을 내세워 프리미엄 욕실까지 확장, 최고급 랜드마크 아파트 수주 등에 힘쓰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강 대표는 “욕실이 핵심 생활 공간으로 거듭나면서 소비자 기대 수준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주거 트렌드에 맞춰 제품과 서비스를 발전시키고 고객 경험을 중심으로 한 혁신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2026.05.11 07:00

4분 소요
네이버 심장 ‘녹색창’ 대신 ‘AI탭’…이제 반격의 시간

IT 일반

네이버가 ‘인공지능(AI) 지각생’의 오명을 벗고 글로벌 빅테크를 단숨에 쓸어낼 비기를 꺼내 들었다. 식당이나 화장실의 남녀 구분 여부와 쌈 채소의 종류까지 파악해 검색부터 예약까지 대화 한 번으로 끝내는 토종 AI 비서가 ‘녹색창’을 등에 업고 무대에 올랐다.네이버가 4월 27일 자사 멤버십 이용자를 대상으로 대화형 AI 검색 ‘AI탭’의 베타 서비스에 돌입하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사용자의 검색 의도와 맥락을 입체적으로 이해해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하고, 대화를 바탕으로 탐색 범위를 자연스럽게 확장하는 구조로 눈길을 끌었다. 개인용 컴퓨터 메인 검색창이나 ‘AI 브리핑’ 하단, 쇼핑과 플레이스 통합검색 결과 등에서 AI탭을 경험할 수 있다.네이버가 검색의 상징과도 같은 ‘녹색창’의 역할을 AI로 대체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3년 하반기 자체 개발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지만 서비스 품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외산 서비스와 뚜렷한 차이를 보여주지 못하며 우려를 샀다. 당시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금리 상승 이슈까지 겹치며 한 달 만에 4조원 가까이 증발하기도 했다.하지만 네이버는 국내 최대 포털의 이점을 살린 차별화 서비스를 앞세워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검색어를 입력하면 AI가 요약 답변을 제공하는 AI 브리핑은 지난해 3월 도입 이후 전체 검색 질의의 20%에 적용되며 실질적인 검색 경험 개선을 이끌고 있다. 이에 힘입어 웹 분석 서비스 인터넷트렌드 기준 한때 50% 후반대까지 떨어졌던 네이버의 국내 검색 엔진 점유율은 60%대를 회복했으며, 올해 2~3월에는 일시적으로 70%를 웃돌기도 했다. 해외 생성형 AI 서비스 이용 확산이 오히려 네이버가 제공하는 최신의 구체적인 정보 확인으로 이어지는 교차 검증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빅테크엔 없는 네이버만의 자산은이번에 베타 론칭한 AI탭은 네이버가 보유한 방대한 블로그·카페·지식인 등 독보적인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 생태계를 AI 기술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단순한 정보 요약을 넘어 실제 이용자들이 공유한 경험 정보를 분석해 사용자 의도에 가장 적합한 답변을 제시한다.내부 테스트 과정에서는 해외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지점이 명확히 확인됐다. 범용적인 질의에서는 글로벌 거대 기술 기업의 서비스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한국적 맥락이 필요한 구체적인 요청에서는 네이버만의 강점이 드러났다. 예를 들어 “내일 강남에서 카공하기 좋은 카페 중 콘센트가 있고 좌석이 넓다는 후기가 많은 곳을 추천해줘”라는 질문에 AI는 실제 방문자 리뷰와 플레이스 정보를 종합 분석해 분위기와 반응을 안내한다.쇼핑 영역에서도 두드러진 성능을 보인다. “신혼부부가 많이 구매하는 4도어 냉장고를 추천하되 결혼 준비 카페 후기가 많은 제품으로 찾아줘”라고 요청하면 네이버 카페의 실제 후기를 바탕으로 제품 선택 가이드와 추천 상품을 제안한다. 이는 실시간 정보 연동이 되지 않거나 리뷰 데이터가 부족한 해외 서비스가 구현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화장실이 깨끗하다거나 깻잎을 주는지와 같은 상세한 정보는 실제 방문자가 쓴 후기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며 “네이버에서만 볼 수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답변을 주는 상황에서 AI탭이 더 나은 품질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실적 신기록 이끌 ‘최수연표 AI’네이버의 AI 전환은 실적 수치로 조금씩 증명되고 있다. 회사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2411억원, 영업이익 54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3%, 7.2%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핵심 먹거리인 광고 사업에서 AI가 50% 이상의 기여도를 나타내며 존재감을 각인하고 있다.증권가도 네이버의 본격적인 AI 도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AI 브리핑 광고는 2분기 테스트 후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개시해 수익화를 진행할 예정이며 4분기에는 AI 탭 광고도 출시할 계획”이라며 “AI의 서비스화로 인한 광고·커머스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특히 네이버가 멤버십 고객을 베타 서비스 대상으로 지목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멤버십 고객은 네이버의 핵심 사용자로, 이들의 구매 이력·검색 기록·콘텐츠 소비 이력 등 풍부한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 AI는 반려동물용품을 자주 구매하는 사용자가 ‘고구마’라고만 입력해도 일반 식자재 정보가 아닌 “강아지 간식 만드는 법을 알려드릴까요?”라고 먼저 제안한다.또 네이버는 ‘오케스트레이션’(조율)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하이퍼클로바X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개 소스 모델을 활용해 서비스 목적에 최적화된 모델을 적용한다. 쇼핑 부문에는 상거래에 특화된 수직적 모델인 ‘쇼핑 인텔리전스’를 적용하고, AI탭에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범용 모델을 배치하는 식이다. 향후 ▲뷰티 ▲여행 ▲건강 ▲매물 등 전문 분야에 맞춘 수직적 모델을 지속해서 학습시키고 적용할 계획이다.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내에 AI탭의 적용 범위를 전체 사용자 및 모바일 메인 검색창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연내에는 텍스트·이미지·음성을 결합한 다중모드 검색 경험을 강화하고, AI가 사용자에게 선제적으로 추가 질의를 제안하는 수준까지 고도화할 방침이다.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AI탭은 탐색에서 실행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네이버 검색 패러다임의 전환점”이라며 “궁극적으로 실행까지 연결되는 통합 비서를 지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타 운영 기간 확보한 사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응답 속도를 최적화하고 정교한 답변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성능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2026.05.11 07:00

4분 소요
석유화학 업체들의 ‘반짝 실적’ 지속 가능성은 과연?

산업 일반

석유화학 업체들이 ‘원유 수급’ 위기 속에서도 올해 1분기에 깜짝 실적을 냈다. 한때 셧다운 위기설에 휩싸였지만 공장 가동률 상승과 원유 수급선 다변화로 급한 불을 끄며 반등하고 있다. ‘반짝 상승’이 아닌 장기적 상승 곡선을 위해서는 체질 개선이 필수라는 진단이다. 공장 가동률과 실적 ‘깜짝 반등’ 화학 업체들이 올해 1분기에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LG화학은 1분기 석유화학 부문에서 매출 4조4723억원, 영업이익 164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석유화학 부문의 영업손실 2390억원 대비 수익성이 한층 개선됐다. 특히 ‘중동 전쟁’으로 원유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 거둔 깜짝 성과다. 석유산업의 기초·핵심 원료인 나프타(납사)의 가격이 오르면서 재고 래깅(시차) 효과 등의 영향으로 흑자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중동 전쟁 발발 이전에 사들인 나프타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덕을 봤다. 또 유럽 반덤핑 관세 환급액에 대한 일회성 수익이 일부 반영되기도 했다. LG화학은 지난 3월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가동중단으로 생산량이 줄었다. 그럼에도 래깅 효과와 저렴한 중국산 나프타의 유입 감소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LG화학 관계자는 “중동 전쟁으로 중국도 원유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과잉 공급을 주도한 중국이 내수 공급에 집중하면서 국내 화학 업체들의 나프타 수요가 증가한 측면이 있고, 나프타 가격 경쟁력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5월 11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롯데케미칼 역시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10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도 있다는 진단마저 나오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4분기 433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만약 흑자를 낸다면 5000억원에 가까운 실적 개선이 이뤄지는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롯데케미칼이 흑자 전환에 실패하더라도 적자를 대폭 줄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저가 원재료 투입과 제품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폴리머와 방향족 제품의 래깅 스프레드가 개선됐다”며 1분기 기초화학 부문의 영업이익을 690억원으로 추정했다. 공장 가동률도 중동 전쟁 초기 대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LG화학은 공장 가동률이 1분기 평균 60% 수준에 머물렀지만 2분기에는 대산과 여수 1공장의 가동률을 75% 이상으로 끌어올려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도 중동 전쟁 이후 60%대로 낮췄던 NCC 가동률을 80%대까지 상향 조정했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의 경우 최근 83%까지 끌어올렸다. 여천NCC도 지난 4월 말 공장 가동률을 기존 60%에서 65%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대한유화도 기존 62%에서 72%로 선제적으로 끌어올린 바 있다.지속 가능성 위한 구조적 변화 필수 중동 전쟁 장기화로 석유화학 업계의 위기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래깅 효과와 글로벌 환경 등에 관계없이 지속 가능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구조적 변화가 동반돼야 한다는 평가다. 우선 나프타 수입선 다변화 등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를 낮춰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기존에는 국내 업체들의 중동 의존도가 50% 이상으로 높았지만, 최근 미국을 비롯한 인도·알제리·그리스 등에서 수입을 늘리며 공급망 구조 재편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5월 나프타 확보 물량이 중동 전쟁 이전 대비 80~90%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선 다변화로 원료 수급이 원활해지는 추세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나프타 수입 비중은 미국(27.4%)·인도(23.2%)·알제리(14.5%) 순이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품질은 중동산이 가장 좋기 때문에 나프타 공급망 재편과 관련한 구조적 변화를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더라도 수입선 다변화로 이미 1년치 원료를 확보한 상황이기 때문에 극단적인 위기 시점은 지나갔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적 상승 곡선을 위해서 화학 업체들의 구조적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고부가가치 소재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기초화학 부문 범용 소재의 경우 중동 전쟁이 끝나면 예전처럼 중국 주도의 ‘과잉 공급’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결국 국내 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뽐낼 수 있는 건 스페셜티와 같은 첨단소재다. 국내 업체들은 이미 고강도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고부가가치 사업 확대 등으로 이미 올해 2월 시점에 석유화학 부문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LG화학은 1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국내를 포함해 동아시아에서 일부 설비 합리화를 진행하고 있다. 중동 전쟁에도 연내 사업 재편을 최종 승인하고 협업 모델을 완료하겠다는 목표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연말 정부 주도의 ‘석유화학 구조조정 1호’로 선정돼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대산 1호 프로젝트’는 정부 지원 패키지를 통해 NCC 설비 감축에 돌입한 상황이다. 정부는 국내 업체들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최대 370만톤 규모의 NCC 설비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의 전체 NCC 생산설비 1470만톤의 25%에 달하는 규모로 기초화학 부문의 설비를 대폭 줄여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롯데케미칼은 고부가 소재 포트폴리오 비중을 2030년까지 6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초화학 범용 소재는 30% 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1분기에 단기적인 수급 개선과 별개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구조재편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기초 범용 소재로 돈을 벌 수 있는 호황기는 이미 지났기 때문에 스페셜티와 배터리 등 첨단소재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향후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2026.05.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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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두 달…‘원화’만 더 세게 맞았다

은행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로 뚝 떨어진 원화 가치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은 1299원 수준이었는데, 지난 4월 30일 기준 1485.30원까지 치솟았다. 약 2년 반만에 200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지난 3월 18일 중동 전쟁 심화로 전 세계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뚫었던 것보다는 소폭 내려왔지만, 여전히 1400원대 후반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중동 전쟁 여파에 원화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중동 전쟁 이후 글로벌 자금은 이른바 ‘안전 자산’으로 쏠렸다. 대표적인 기축통화로 꼽히는 미 달러는 초강세를 보이면서 ‘킹달러’라고 불리고 있다. 올해 초 미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달러 패권이 약화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는데, 불과 넉 달 만에 “믿을 건 역시 달러”라는 인식이 확산한 것이다.IMF·금융위기 수준의 충격한국은행과 서울외환시장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1~2주 원‧달러 평균 환율(주간 거래 종가 기준)은 1476.9원이었다. 이는 월간 기준 1998년 3월(1488.87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3월 첫째 주 주간 평균환율은 1480.7원으로 2009년 3월 둘째 주(1504.43원) 이후 최고치였다. 1998년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았던 외환위기 직후이고, 2009년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았던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였다. 최근 벌어진 중동 전쟁 여파는 우리나라에는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 이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이다.문제는 단순히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 현상이 아니라, 글로벌 통화시장에서 유독 원화 가치가 힘을 쓰지 못한다는 데 있다. 3월 1~14일까지 원화 가치는 3.84% 떨어졌다. 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주요 6개국 통화 가운데 ▲유럽연합(EU)의 유로(-3.29%) ▲일본 엔(-2.39%) ▲영국 파운드(-1.85%)보다 하락 폭이 컸다.원화가 기축통화가 아니라는 점은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요소로 거론된다. 기축통화국은 경제 위기 시 자국 화폐에 대한 수요가 오히려 늘어나는 ‘안전 자산’ 효과를 누리지만, 한국과 같은 비기축통화국은 자본 유출 위험에 더 노출되기 때문이다. 유로나 엔, 파운드는 달러만큼은 아니지만 국제 거래에서 안정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통화들이다. 사실상의 기축통화군에 포함된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원화와 한국 주식을 팔아치우기 시작하자 그 영향은 고스란히 환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실제 지난해 한국의 수출 대금 결제액 중 원화 비중은 3.4% 수준이었다. 미국 달러 결제 비율은 84.2%, 유로 결제는 5.9%로 집계됐다. 원화 가치 하락은 한국의 높은 에너지 해외 의존도와도 연관 있다는 해석이다. 한국은행의 ‘중동 사태의 환율 영향 차별화 배경 및 평가’ 보고서를 보면 한국뿐 아니라 태국, 대만 등 중동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 환율이 전쟁 이후 크게 상승했다. 반면 캐나다나 브라질 등 에너지 수출국은 환율이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특히 한국은 석유나 천연가스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데, 중동 지역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약 70%를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지역에서 수입한다. 일본은 중동산 석유 의존도가 90%에 육박한다. 그런데도 원화가 일본 엔화보다 전쟁 충격을 더 크게 받은 것은 ‘기축통화’, 즉 국제적 신뢰도 면에서 생긴 차이라는 지적이다. ‘경상수지 흑자=원화 강세’ 공식 깨져…환율 메커니즘 변화수출 호조에 따른 경상수지 개선도 원화 약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통상 경상수지가 개선되어 달러 유입이 늘면 원‧달러 환율도 떨어졌는데, 이제는 이런 공식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 대외부문의 구조적 변화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보면 2023년 4분기 이후 국내 경상수지 흑자 폭 확대 기조 속에서도 실질 환율은 상승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김지현 한은 국제국 국제금융연구팀 과장은 “우리나라 대외부문은 2000년대 이후 장기적으로 전환을 겪었고, 과거와 달리 경상수지 흑자가 원화 절상으로 직결되지 않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과거에는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하면 달러가 국내에 축적되면서 환율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달러가 증권투자 중심으로 축적되면서 자본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과장은 “외환시장 거래 규모가 클수록 동일한 자본 유출에도 환율 변동이 완화되며, 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 대비 반응도가 높은 편”이라고 했다.국내 기업들의 단기외채 비중이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든 점도 변수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외화를 국내로 가지고 들어왔다면 최근에는 이런 자금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가 해외 사업에 직접 투자하면서 시장을 통한 달러 유입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이다.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는 퇴임식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자본 유출입에 크게 좌우되던 외환시장에서 이제는 국내 기업, 개인, 국민연금 등 거주자 영향도 크게 확대됐다”며 해외 투자자나 수출로 벌어들이는 달러에 의존하던 한국 경제가 더 복잡한 요인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통화·재정정책만으로 우리 경제의 안정과 성장을 이뤄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제도 개선 노력 없이 과거와 같이 외환시장 개입이나 금리정책만으로 환율을 관리하려고 하면 더 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6.05.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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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패션·뷰티’의 원대한 꿈…디지털 네트워킹을 선점하라

산업 일반

반지가 된 향수, 대체불가토큰(NFT)이 연결된 비니, 커뮤니티 멤버십 키가 된 재킷까지….패션·뷰티 업계가 단순 소비재를 넘어 신체에 지니는 ‘접속 장치’로 확장하고 있다. 또 하나의 ‘접속 키’가 된 제품에 근거리 무선 통신(NFC)과 디지털 자산이 결합해 ‘인증·접속·권한’을 한 번에 묶는 구조로 빠르게 재편되는 흐름이다. 뷰티 업계의 분석가들은 이런 변화를 ‘패션·뷰티의 플랫폼화’로 보고, 먼저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업이 미래 시장 주도권을 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웨어러블 소비재가 연 시장2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키링 형태의 화장품을 구매했다. 튼튼한 쇠고리가 연결된 작은 단지를 열면 립과 치크로 사용할 수 있는 크림 블러셔가 들어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의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에는 은은한 머스크향을 풍기는 고체형 향수가 내장돼 있다. 언제든 원하는 부위에 문지르면 우아한 향이 퍼진다.A씨는 “몸에 지니고 있어서 언제든 필요할 때마다 화장품을 사용하고 액세서리로도 활용할 수 있어 마음에 든다”며 “다 쓴 용기는 다른 제품을 리필하거나 액세서리로 재활용할 수 있어 더 모으고 싶다”고 말했다.젠지(1990년대 중반~2010년대 후반 출생) 세대를 중심으로 일명 ‘웨어러블 뷰티’가 인기를 얻고 있다. 웨어러블 뷰티란 화장품을 파우치에 넣어두는 대신 몸에 지니고 다니는 형태의 제품을 뜻한다. ▲키링 ▲반지 ▲목걸이 펜던트 ▲스마트폰 스트랩처럼 액세서리와 결합한 구조다. 몇 년 전만 해도 화장품을 쓰고 버리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소모재를 넘어 꾸준히 지니는 스타일링 요소이자 일상 접점으로 확장되는 추세다.뷰티 제품이 장식품으로 외연을 넓히면서 이를 수집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일본 뷰티·패션 매거진 마키아는 “액세서리처럼 착용할 수 있는 코스메틱이 올해의 트렌드”라며 “키링 화장품은 한 번 모으기 시작하면 멈추기 어렵다”고 분석했다.젊은 층이 주로 찾는 패션·뷰티 플랫폼 무신사에서 ‘키링 립밤’ 검색량이 전년 대비 35배 증가했다. 무신사 측은 “립밤 등에 감각적인 디자인 요소를 더해 실용성과 스타일을 동시에 갖춘 키링형 화장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항상 지니고 다니는 소비재는 유통업계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든다. 화장실에서 몰래 바르던 화장품이 ‘착용하는 형태’로 바뀌면서 제품 노출 시간이 길어지고 광고 없이도 반복 접점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브랜드는 구매 이후에도 소비자와 계속 연결되며 카테고리 경계도 흐려지고 있다.뷰티업계의 한 관계자는 “색조 화장품은 다 쓰면 버리고 다시 사는 반복 구조가 기본이었지만 이제는 ‘꾸준히 모으고 항상 지니는 대상’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며 “소비재의 형태가 변하면 기술이 결합되면서 전혀 다른 시장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제품이 곧 플랫폼 키가 되는 시대 웨어러블 소비재에 근거리 무선 통신과 디지털 자산이 결합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제품이 접속 키로 작동하면서 태그하는 순간 정품 인증을 넘어 계정이 연결되고 멤버십과 커뮤니티 접근 권한이 함께 열린다. NFT나 리셀 시장과도 연결되면서 소비와 접속, 거래가 하나의 구조로 묶인다.글로벌 스포츠 브랜드가 먼저 움직였다. 아디다스는 ‘인트로 더 메타버스’ 프로젝트에서 NFT를 먼저 발행했다. 토큰이 패스 역할을 하는데 보유자는 일정 시점마다 후디·트랙수트·비니 등 한정판 제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 이후 시즌 드롭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한다. 디지털 자산을 중심으로 실물 제품과 커뮤니티 권한을 단계적으로 연결한 구조다. 전용 채널에서는 협업 소식과 선공개 콘텐츠도 제공된다.나이키는 디지털 패션 기업 ‘RTFKT’과 손을 잡고 피지컬과 디지털을 결합했다. ‘크립토킥스’ 스니커즈에는 근거리 무선 통신 칩이 내장돼 스마트폰으로 태그하면 디지털 스니커즈가 연동된다. 색상과 디자인을 바꾸는 ‘스킨’ 기능이 적용됐다. 일부 제품은 아티스트 협업으로 희소성을 높였다.로레알은 근거리 무선 통신이 들어간 뷰티 스티커를 실험했다. 얼굴에 부착하는 초박형 패치 형태로 스마트폰으로 태그하면 증강현실 메이크업이 활성화된다. 실제 얼굴 위에 다양한 메이크업을 디지털로 구현할 수 있다. 물리적 제품이 디지털 경험을 여는 인터페이스가 돼 향후 개인 맞춤형 제품 추천이나 피부 데이터 분석까지 확장될 수 있다. 루이 비통은 ‘아우라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통해 제품 인증 시스템을 구축했다. 각 제품에는 고유 디지털 ID가 부여돼 생산·유통·판매 이력이 기록된다. 소비자가 직접 정품 여부를 검증할 수 있어서 자연스럽게 리셀 시장과도 연결된다. 제품이 재판매될 때 이력이 함께 이동해 위조품 개입을 줄인다. 단순 인증을 넘어 ‘디지털 소유권 관리’로 확장되는 흐름이다.맥킨지 앤드 컴퍼니의 2023년 뷰티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뷰티 기업의 70% 이상이 AR·디지털 체험 기술을 도입하거나 파일럿 테스트 단계에 있다. 로레알 리서치가 발표한 2022년 글로벌 뷰티 트렌드 조사에서는 소비자 60% 이상이 가상 체험 후 실제 구매로 이어진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디지털 기반 체험이 구매 전환의 핵심 변수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패션 업계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글로벌 패션 기업의 약 40%가 디지털 제품·NFT·가상 의류 등 ‘디지털 패션 프로젝트’를 실험 중이다.업계 관계자는 “패션·뷰티 소비재의 디지털 플랫폼화는 이제 걸음마 단계로 성공을 거둔 기업이나 브랜드가 드문 상황”이라면서도 “구매 순간 플랫폼으로 연결된다는 것은 큰 장점이 된다. 결국 누가 먼저 시스템을 고도화 및 대중화를 하느냐에 따라 미래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6.05.1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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