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새벽배송’ 규제 완화…14년 만에 대형마트 ‘봄날’ 오나 [유통법 손질 논의, 술렁이는 유통가]①
- 대형마트 3사 매출 10년째 제자리…쿠팡은 100배 성장
정부, ‘쿠팡 견제’ 카드로 규제 완화…실효성은 물음표
[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당정(여당·정부)이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허용을 추진한다. 14년 동안 대형마트를 옥죄던 빗장이 풀리면서 장기 침체에 빠진 대형마트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당정은 지난 2월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고위 협의회를 열고 ‘유통산업발전법’(이하 유통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당정은 온라인 비중 확대 등 유통 환경 급변에 따라 현행 오프라인 중심 유통 규제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유통법 개정을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유통법 개정안은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0시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 제한하는 규정에 예외를 둬 해당 시간대 온라인 주문 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역차별 논란 속 발 묶인 대형마트
지난 2012년 전통시장·골목상권 보호와 근로자 건강권·휴식권 보장을 명목으로 유통법이 도입된 이후 대형마트 산업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유통법에는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월 2회 의무휴업 ▲0시~오전 10시 영업 금지 등이 담겼다. 의무 휴업일과 영업 제한 시간에는 온라인 배송도 불가능하다. 유통법은 전통상업보존구역 반경 1km 내 대형마트 출점도 제한했다.
신규 출점이 어려워지면서 대형마트 점포 수는 급격하게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의 점포 수는 지난 2016년 414개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말 기준 362개 수준으로 줄었다. 10년 사이 점포 약 52개(13%)가 폐점한 셈이다.
매출도 제자리걸음하며 성장이 정체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말 기준 대형마트 3사의 합산 매출액은 28조6218억원으로 집계됐다. 28조원대였던 지난 2016년과 비슷한 규모다.
대형마트가 규제에 막혀 주춤하는 사이 쿠팡 등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는 심야·새벽배송을 무기로 빠르게 몸집을 불렸다.
지난 2024년 쿠팡의 연간 매출액은 41조2901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대형마트 전체 소매 판매액(37조1000억원)을 넘어섰다. 유통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2013년 4300억원 정도였던 쿠팡의 연 매출은 약 10년 만에 100배 가까이 성장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작년 주요 26개 유통업체 가운데 온라인 부문의 매출 비중은 역대 최고인 59.0%까지 늘었다. 대형마트는 9.8%로 떨어지며 사상 처음 10%를 밑돌았다.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온라인은 매출이 연평균 10.1% 증가했지만, 대형마트는 4.2% 감소했다. SSM도 1.0% 성장하는 데 그쳤다.
유통법이 도입 취지대로 전통시장을 활성화하는 대신 온라인 플랫폼의 독주 체제만 굳혔다는 비판은 꾸준히 제기됐다. 정부와 여당이 14년 만에 규제 손질에 나선 건 현재 시장을 독식한 쿠팡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 ‘대항마’ 갈 길 멀어
규제 완화 소식에 대형마트 업계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새벽배송이 가능해지면 대형마트 3사와 SSM 매장 1800여곳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배송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업계에서는 의무휴업은 유지한 채 일부 시간에만 온라인 영업을 허용하는 건 ‘반쪽짜리 규제 완화’라고 지적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이 대형마트 경쟁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긴 하겠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새벽배송을 하더라도 의무휴업일에 영업하지 못한다면 주말에도 배송받을 수 있는 쿠팡에 비해 훨씬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면서 “매장은 쉬는데 배송 업무만을 위해 직원을 투입해야 하므로 인건비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주말에는 배송할 수 없는 문제 등으로 이커머스와 공정한 경쟁이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새벽배송 허용 시 대형마트의 매출이 일부 증가할 수 있지만 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올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쿠팡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소비자를 강하게 묶어둔 상태에서 단순히 대형마트가 새벽배송을 한다고 많은 고객이 이탈하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가장 중요한 건 의무휴업일 폐지”라면서 “규제 완화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노동계의 거센 반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자영업자 단체인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지난 2월 9일 성명을 내고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을 위해 유통법을 개정하겠다는 건 간신히 버티고 있는 골목상권의 마지막 숨통을 끊어놓겠다는 ‘경제적 학살’”이라며 “생존을 위협하는 개악이 강행된다면 생존권을 걸고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성명을 통해 “‘쿠팡 규제’라는 시대적 요구를 거스르는 반노동적 처사”라면서 “당·정·청의 규제 완화 합의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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