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같은 TDF인데 수익률은 왜 다를까…‘빈티지·인출’에 답 있다
- [자율주행 자산관리 TDF]②
실제 은퇴보다 빈티지 뒤로 잡는 ‘스루 방식’… 증시 상승장에서 유효
“최대한 원금 보전”…배당·이자 극대화 하는 TIF 연계 전략 고려해야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은퇴 자산을 지키기 위해 타깃데이트펀드(TDF)에 가입하는 직장인들 가운데 수익률과 안정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변동성을 낮추며 알아서 자산을 굴려주는 ‘자동 항법 장치’라는 점에 매력을 느껴 가입하지만, 막상 다른 투자 상품들이 높은 수익을 내는 것을 보면 자신이 가입한 상품의 성과에 답답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내게 맞는 ‘빈티지’와 전략을 취사선택한다면 원금 손실 위험을 줄이면서 연금 수익률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목표를 명확하게 세우고 적립기부터 은퇴 이후 인출기까지 TDF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라는 것이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예상 연도(Target Date)를 목표 시점으로 잡고 생애주기에 따라 펀드 내 자산 비중을 알아서 조정해 주는 글로벌 자산배분형 펀드다. 은퇴 시점까지 남은 기간이 길 때는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높여 적극적으로 수익률을 추구하고 목표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자동으로 높여가는 것이 특징이다. 투자자가 바쁜 일상에서 직접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자율주행’ 상품인 셈이다.
주목할 점은 해당 상품이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고 하더라도,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해 가입자가 고려해야 할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TDF 이름 뒤에 붙는 4자리 숫자(빈티지)는 단순한 은퇴 연도를 넘어 펀드 내 주식 편입 비중을 결정짓는 지표다.
만약 실제 은퇴 시점이 2035년인데 TDF2045 또는 TDF2050 상품을 선택한다면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더 높일 수 있다. 이 경우 증시 상승장에서 자산 증식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대로 보수적인 성향이라면 실제 은퇴 시점보다 낮은 빈티지를 골라 변동성을 억제할 수 있다. 빈티지를 2030년으로 설정하면 은퇴 목표 시점에 이미 가까워져 있어 주식보다 채권 등 안전자산 투자 비중이 높게 운용된다.
“은퇴 시점 뒤로 밀어라”…빈티지 조절과 스루 글라이드 패스
가입자가 빈티지를 선택해 주식 비중을 조절하는 것과 별개로, 펀드가 자체적으로 자산을 배분하는 방식인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의 구조도 눈여겨봐야 한다. 글라이드 패스는 크게 ‘투(To)’ 방식과 ‘스루(Through)’ 방식으로 나뉜다.
투 방식은 목표 시점까지만 위험자산 비중을 가파르게 축소하고, 목표 시점에 도달한 이후에는 주식 비중을 20~30% 수준의 낮은 상태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방식이다. 은퇴 이후 추가로 자산 증식을 노리기보다는 모아둔 적립금을 안전하게 보존하고 인출하는 데 집중하는 보수적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반면 스루 방식은 실제 은퇴 시점보다 가상의 목표 시점을 10~20년 뒤로 미뤄 설계함으로써, 목표 시점을 지나친 이후에도 주식 비중을 완만하게 계속 줄여나가는 방식이다. 은퇴 이후에도 주식 투자 비중을 상대적으로 높게 가져가며 자산을 불려 나간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은퇴 시점이 빨라지고 기대수명은 늘어나면서 지속적으로 자산을 불려야 한다는 수요가 많아졌다”며 “특히 주식시장이 호황일 때 공격적으로 투자하려는 은퇴자에게 적합한 투자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은퇴 직전이나 직후 증시 급락장이 닥치면 자산 손실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수익률을 갉아먹는 숨은 변수도 따져봐야 한다. 비용과 환율 전략이 여기에 해당한다. TDF는 모자형 펀드나 재간접 펀드 구조로 운용되므로, 눈에 보이는 운용 보수 외에 하위 펀드들에 숨어있는 보수까지 더한 ‘합성 총보수’를 반드시 비교해야 한다. 수십 년간 투자할 때 매년 0.3~0.5%p의 보수 차이는 장기 복리 성과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TDF의 환헤지 여부도 살펴야 할 요인이다. 주식 비중이 높은 청장년기 고빈티지 TDF에서는 환노출 전략이 유리할 수 있다. 글로벌 금융 위기나 증시 급락 국면에서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 주가 하락 손실을 환차익이 일부 상쇄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퇴가 임박해 채권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는 환율 변동이 채권의 안정적 이자 수익을 갉아먹을 수 있기 때문에, 환헤지 전략을 취하거나 펀드가 자체적으로 환 노출도를 자동 조정해주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적립 끝 인출 시작…“TIF 연계로 원금 지켜라”
TDF는 목표 시점이 지나면 정기예금처럼 만기 청산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계속 운용되는 상품이다. 가입자는 모아둔 적립금을 그대로 둔 채 매달 혹은 매년 필요한 만큼 인출해 사용할 수 있다.
이때부터는 자산 운용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진다. 수익률은 한정돼 있는데 매달 일정한 생활비를 연금 계좌에서 꺼내 쓰면 총 자산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만약 주식 시장 하락기에 생활비를 인출하려면 평소보다 많은 수량의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이후 주가가 반등하더라도 원금을 회복할 체력이 고갈된다. 인출기에 자산 변동성을 제어하지 못하면 노후 자금이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고갈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출기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등장한 상품이 타깃인컴펀드(TIF·Target Income Fund)다. TIF는 은퇴 자산의 ‘안정적인 인출과 현금 흐름 창출’을 목표로 한다. 인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배당주나 고금리 채권, 리츠(부동산), 인프라 자산 등 꾸준한 이자와 배당 수익이 나오는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집중 편입한다. 시장 변동성을 낮추면서 이자와 배당 현금 흐름을 극대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청장년 적립기에는 TDF를 활용해 글로벌 자산배분과 복리 효과를 높이고, 은퇴 후에는 적립금의 일부를 TIF로 전환해 원금을 보존하면서 안정적인 소득을 취하는 이원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태풍 ‘참피’ 대만 강타…1명 사망·527명 부상, 한국도 폭우·강풍 비상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이데일리
[서울 V7①] 서울을 서울답게…우승 약속 지킨 김기동 감독의 리더십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사망설' 北김정은, 신압록강대교 통해 전격 방중 (종합)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마켓인]금리냐 유연성이냐…美 기업들 사모대출·신디케이트론 저울질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ESMO 2026]옥찬영 리가켐 센터장 “LCB02A, 클라우딘18.2 저발현 환자에도 효능 기대”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