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면평가 7점 미만이면 무조건 승진 제외…법원 “위법”
평가 자체보다 ‘절대 기준’이 문제…인사규정·평가방식 점검해야
사람이 곧 기업의 경쟁력인 시대다. 채용부터 평가·보상, 조직문화와 노사관계까지 ‘사람 문제’는 이제 경영의 핵심 의제가 됐다. ‘사장님의 인사노트’는 기업 현장에서 실제로 맞닥뜨리는 인사·노무 이슈를 짚고, 경영자가 놓치기 쉬운 쟁점과 대응법을 노무 전문가의 시각으로 풀어본다.[편집자주] [AI 챗GPT] [이소영 노무법인 씨앤비에이치알 대표/공인노무사] ISSUE CHECK|다면평가 7점 아래면 승진 탈락
직원을 승진시킬 때 인사평가 점수를 활용하는 것은 일반적이다. 하지만 특정 평가점수가 기준에 미달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성과나 근무평가를 따져보지 않고 승진 대상에서 제외한다면 어떨까.
최근 부산지방법원은 이른바 ‘다면평가 허들제’를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해당 사례에서 이 공기업은 다면평가 점수가 10점 만점에 7점 미만이면 근무성적평정 등 다른 평가 결과와 관계없이 승진 대상에서 제외했다.
법원이 문제 삼은 것은 다면평가 자체가 아니다. 상위 인사규정에서는 다면평가를 전체 평가의 일부로 반영하도록 했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다면평가 점수 하나가 사실상 승진 여부를 결정했다.
평가의 객관성도 문제로 지적됐다. 함께 근무한 적이 없는 직원도 평가에 참여할 수 있었고 ‘추진력’, ‘이해판단력’, ‘주인의식’ 등 일부 평가항목에는 구체적인 채점 기준이 부족했다.
WHAT'S THE POINT|문제는 ‘평가’가 아니라 ‘평가의 힘’
이번 판결에서 기업이 주목할 부분은 어떤 평가제도를 사용했느냐가 아니다. 하나의 평가 결과에 어느 정도의 인사상 효과를 부여하고 있느냐가 핵심이다.
최근 기업들은 상사평가뿐 아니라 동료평가, 다면평가, 역량평가 등을 함께 활용한다. 문제는 주관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있는 평가점수를 승진이나 성과급, 저성과자 선정의 절대 기준으로 활용할 때 발생한다.
가령 ‘협업능력’ 점수가 일정 기준에 미달했다는 이유로 승진에서 탈락했다면 회사는 그 결과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 업무를 함께한 사람이 평가했는지, 평가자들이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는지, 높은 업무성과를 냈는데도 왜 다른 요소는 고려하지 않았는지 등이 쟁점이 될 수 있다.
특히 평가 결과가 참고자료에 그치지 않고 승진 탈락이나 저성과자 선정 등 직접적인 불이익으로 이어질수록 평가 기준과 절차에도 높은 수준의 객관성과 합리성이 요구된다.
CEO가 물어야 할 질문은 “우리 회사도 다면평가를 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그 점수 하나가 직원의 인사를 어디까지 결정하고 있는가”다.
WHAT'S THE SOLUTION|“왜 탈락했습니까”에 답할 수 있어야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인사규정과 실제 운영의 일치 여부다. 규정에는 여러 평가요소를 종합하도록 해놓고 실제로는 특정 평가점수에 미달하면 자동 탈락시키는 방식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평가자 선정도 중요하다. 다면평가라면 평가자가 실제로 해당 직원과 충분한 기간 업무를 수행했는지, 업무능력과 태도를 관찰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는지 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협업능력’, ‘리더십’, ‘태도’처럼 추상적인 평가항목도 구체화해야 한다. 평가자 개인의 인상에 따라 점수가 달라지지 않도록 행동이나 성과에 기반한 평가 기준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무엇보다 승진 제외나 저성과자 선정 등 중요한 인사 결정을 하나의 점수만으로 결정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근무실적과 성과, 직무수행 결과 등 복수의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결국 좋은 인사평가제도의 기준은 평가표가 얼마나 복잡하고 정교하느냐가 아니다. 직원이 “왜 제가 승진에서 탈락했습니까”라고 물었을 때 회사가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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