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7000피 왔는데 ‘돈 빼는 개미’…박스권 갇힌 코스피에 9월 들어 순매도 행진
- 개인 9월 들어 14조원어치 팔아 치워…외국인·기관은 순매수로 반전
6500~7000선 갇힌 횡보장에 ‘오르면 팔고 떨어지면 사는’ 박스권 매매
美 연준 금리 인상 우려·유가 급등 악재 뚫을까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반도체 슈퍼 사이클은 이제 시작이라고 하고 코스피도 오른다는데 불안해서 못 버티겠어요”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순매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 1~9일까지 지난 2일을 제외하면 개인투자자들이 6거래일 동안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KRX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9월에만 14조342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1조37억원(약 1조3500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3조2778억원, 기타법인이 10조601억원 순매수에 동참했다.
개인투자자의 움직임이 눈에 띄는 것은 9월 들어 매도 성향이 더 강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8월 거래를 보면 개인투자자는 20거래일 가운데 7거래일만 순매수했다. 전체 거래금액을 따져봐도 5조3918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히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5조4271억원, 12조46억원을 순매도했었다. 그런데 달이 바뀌면서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돌아선 반면 개인은 증시에서 돈을 빼고 있는 것이다.
박스권 장세에서 개인은 코스피가 오르면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고 6500선까지 큰 폭으로 떨어지면 매수해 반등을 노리는 전략을 편다는 것이다.
실제 9월 들어 코스피가 하락한 날은 지난 2일과 8일 두 번에 불과했다. 그중 2일에는 코스피가 273.08포인트(3.99%) 하락하면서 6500선으로 떨어진 날이었다. 8일에는 0.58% 하락했지만 장중 3% 넘게 코스피가 오르는 등 급격한 출렁임을 보였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 1일 ‘9월 전략: 박스권 속 업사이드 리스크 점검보고서’를 통해 “9월 주식시장은 박스권을 베이스라인 시나리오로 생각한다”며 “한국 시장은 최고(Top2·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이 하단을 지지하는 상태에서 금리가 상단을 제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스피가 9일 7000선을 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박스권을 탈출해 8000을 향해 달릴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미국 월가의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 연방기금금리(FFR·기준금리)를 현재보다 약 50bp(1bp=0.01%포인트) 높여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8일 건들락 CEO가 웹캐스트에서 “미국 2년물 국채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연방기금금리도 현재보다 50bp 더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차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일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건들락 CEO는 “다음주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연준은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3.50~3.75%)했는데, 미국의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이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 60%로 보고 있다.
미국과 이란 전쟁에 의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를 밀어올리는 점도 우려할 요소로 지목된다.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과 사우디아라비아가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둘러싸고 전면전 수준의 교전을 벌이면서 국제 유가가 치솟고 있다. 브렌트유는 8일 장중 배럴당 99달러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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