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지분 4.2% 오원석 창업회장…이탈리아 최대주주와 27년 동행한 비결은
- [밸류업레이다]②
이탈리아 자본, 1999년 투자…SIS 현재 지분 34.91%
오 회장, 낮은 지분에도 안정적 경영…과도한 현금 유출도 없어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코리아에프티는 최대주주와 경영을 주도하는 창업주가 다른 독특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탈리아 법인 SIS S.R.L.(이하 SIS)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경영 전면에는 오원석 대표이사 회장이 서 있다. 외국계 최대주주와 국내 경영자가 27년간 동행하며 회사를 성장시킨 사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SIS는 코리아에프티 주식 971만9032주(34.91%)를 보유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오 회장은 117만3516주(4.22%)를 보유하고 있다.
오 회장은 코리아에프티의 전신인 데이코코리아를 1996년 설립했고, 1997년 사명을 코리아에프티로 변경했다. 1998년 IMF 외환위기 직후 코리아에프티는 경영상 어려움을 겪게 되자 1999년 3월 이탈리아 자동차 부품회사 에르곰(ERGOM)의 자본이 투입되면서 현재의 지배구조가 형성됐다.
에르곰이 취득한 코리아에프티 지분은 2007년 투자전문회사인 SIS에 전량 양도됐다. SIS는 에르곰이 2000년 설립한 투자전문기업이다. 이후 SIS는 줄곧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해 왔다. 현재 SIS와 오 회장, 김재산 대표이사 사장, 신춘호 부사장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총 39%대다.
최대주주, 경영 판단은 경영진 몫으로
SIS가 최대주주임에도 코리아에프티의 일상적인 경영은 오 회장을 비롯한 국내 경영진이 담당하고 있다. 회사 측도 2012년 코스닥 상장 당시 SIS가 최대주주지만 경영권을 오 회장에게 일임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코리아에프티 관계자는 “(오 회장에) 일임되어 있다고 해서 (모든 사안을) 단독으로 결정한다기보다 필요한 사안에 따라 최대주주와 의견 교환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IS 대표이사인 시몬 치미넬리는 코리아에프티의 비상근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회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시몬 이사는 최근 5년 동안 이사회의 중요 의결 사항에서는 모두 불참했다. 지난해 이사회에서는 ▲지식재산권 및 영업자산 매매계약 체결의 건 ▲미국 현지법인의 차입에 대한 연대보증의 건 ▲배당기준일 승인의 건 등이 의결됐지만 시몬 이사는 이와 관련한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최대주주 측이 이사회에 자리를 두고도 회사의 실질적인 의사결정은 오 회장을 비롯한 국내 경영진에게 맡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코리아에프티는 현재 중국·인도·폴란드·슬로바키아·미국 등에 생산거점을 두고 현대자동차·기아뿐 아니라 GM·폭스바겐·볼보·르노·닛산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외형도 커졌다. 코리아에프티의 연결 매출은 ▲2023년 6795억원 ▲2024년 7359억원 ▲2025년 7859억원 등으로 증가했다. 오 회장은 2030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에 오 회장의 개인 지분이 4.22%에 그치는데도 장기간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SIS와 쌓아온 신뢰와 역할 분담이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지배구조의 안정성이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2024년 2곳 이상의 사모펀드가 SIS 보유 지분 인수를 검토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당시 코리아에프티 측은 최대주주 지분 매각설을 부인했다.
코리아에프티는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200원씩 총 55억6800만원을 배당했다. 같은 해 연결 당기순이익 443억원과 비교하면 배당성향은 약 13% 수준이다. 최대주주인 SIS가 받은 배당금은 보유 주식 수를 기준으로 약 19억4380만원, 오 회장은 약 2억3470만원으로 추산된다.
회사의 이익과 현금창출력에 견줘 무리한 배당을 실시하기보다 일정 부분을 주주에게 돌려주고, 나머지는 연구개발과 해외 사업 확대 등에 활용해온 것으로 풀이된다.
코리아에프티 관계자는 “주가가 낮은 것은 자동차 부품 섹터가 시장에서 소외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11월까지 자사주 매입 기간이기 때문에 향후 이사회에서 (소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배당은 회사의 실적이 좋아지면 그에 맞춰서 더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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