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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두바이로 향한 코인 부자들…국경 넘는 자산의 조건
- [100억 코인 부자, 증명의 시간➄
해외 부동산 송금 2년 만에 61% 급증…미국·UAE 투자 확대
10만달러 송금·5억원 계좌…해외 투자도 신고가 관건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비트코인으로 수십억원의 자산을 만든 30대 A씨는 최근 자산 일부를 해외 부동산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동과 미국 등 여러 투자처를 살펴봤다. 하지만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집값이 아니었다. 자금을 해외로 옮길 때 필요한 신고 절차였다. 가상자산으로 돈을 버는 것과 해외로 자산을 이전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기 때문이다.
가상자산으로 자산을 형성한 신흥 자산가들의 시선이 국내를 넘어 해외로 향하고 있다. 과거에는 강남 아파트나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미국과 일본, 아랍에미리트(UAE) 등으로 자산을 분산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다만 자금을 해외로 옮기는 순간부터 외국환 절차와 해외금융계좌 신고, 해외 부동산 명세서 제출 등 국내 법령에 따른 의무가 뒤따른다.
'무세금' 두바이도 신고는 해야
해외 투자 수요는 실제 자금 흐름에서도 확인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거주자가 부동산 취득 목적으로 해외에 송금한 금액은 5억9050만달러(약 8808억원)로 집계됐다. 2018년 6억2590만달러(약 9336억원) 이후 최대 규모로, 2023년 3억6680만달러(약 5471억원)와 비교하면 2년 만에 61%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3억7540만달러(약 5600억원)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일본 7770만달러(약 1159억원) ▲UAE 3440만달러(약 513억원) ▲캐나다 1600만달러(약 239억원) 순이었다. 송금 건수도 미국이 798건으로 가장 많았고 ▲UAE 215건 ▲일본 169건 ▲말레이시아 120건 등이 뒤를 이었다.
해외 투자처 가운데 최근 관심이 커진 곳은 UAE의 최대 도시 두바이다. 두바이는 개인소득세와 개인의 부동산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 상속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외국인의 부동산 소유가 가능하고 장기 체류 비자 제도와 글로벌 금융·교통 인프라를 갖춘 점도 자산가들이 주목하는 배경이다.
하지만 ‘세금이 없다’는 표현을 ‘아무 비용도 들지 않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현지 부동산을 취득할 때는 등록 비용과 중개수수료, 서류 발급비 등이 발생하고, 고급 주거단지는 공용시설과 컨시어지 서비스 등에 따른 관리비 부담도 적지 않을 수 있다. 원화로 자금을 마련하는 국내 투자자라면 달러에 연동된 디르함 환율의 변동도 실제 수익률에 영향을 준다.
무엇보다 현지의 세제 혜택과 한국 거주자의 신고 의무는 별개의 문제다. 투자 대상이 두바이든 미국이든 국내 거주자가 해외 부동산을 취득하면 외국환 관련 절차와 국내 세법상 신고 의무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해외 부동산을 취득한 이후에도 절차는 이어진다. 국내 거주자가 해외 부동산을 취득해 보유하거나 임대·운용 또는 처분했다면 다음 해 6월 30일까지 주소지 관할 세무서에 ‘해외 부동산 취득·보유·투자운용(임대) 및 처분명세서’를 제출해야 한다. 기한 내 제출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해외 부동산 취득에 앞서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매수하기 위해 외화를 송금하는 경우 연간 합계 10만달러(약 1억5083만원) 이하는 금융회사에서 신분 확인을 거쳐 송금할 수 있다. 연간 합계가 10만달러를 초과하면 관할 세무서에서 ‘부동산 매각자금 확인서’ 또는 ‘예금 등 자금출처 확인서’를 발급받아 금융회사에 제출해야 한다.
해외 거래소 5억원 넘으면 신고
가상자산을 해외 거래소에 보관하는 투자자라면 해외금융계좌 신고 대상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 해외 예금과 ▲주식 ▲채권 ▲펀드 ▲보험 ▲가상자산 등 해외금융계좌 잔액의 합계가 해당 연도 매월 말일 가운데 한 번이라도 5억원을 초과하면 다음 해 6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주소지 관할 세무서에 신고해야 한다.
해외금융계좌를 신고하지 않거나 실제보다 적게 신고하면 미신고 또는 과소 신고 금액의 10%, 최대 10억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국세청이 신고 의무 위반 금액의 출처에 대해 소명을 요구했는데도 이를 설명하지 못하거나 거짓으로 소명하면 미소명 또는 거짓 소명 금액의 10%가 별도로 과태료 대상이 될 수 있다.
해외 가상자산의 보유 방식에 따라 신고 대상은 달라진다. 해외금융계좌 신고 대상은 해외 금융회사나 해외 가상자산사업자에 거래를 위해 개설한 계좌다. 해외 지갑사업자를 통하지 않고 개인이 직접 생성해 관리하는 개인지갑은 현행 제도상 해외금융계좌 신고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개인지갑을 과세당국이 영원히 들여다볼 수 없는 영역으로 해석해서는 곤란하다. 정부는 국내 가상자산사업자의 개인 거래 정보 제출 체계를 확대하고 해외 거래소 정보에 대한 국가 간 교환 체계도 구축하고 있다. 여러 거래소와 개인지갑을 오간 경우일수록 투자자가 스스로 거래일자와 ▲수량 ▲입출금 경로 ▲원화 환산액 등 자금 이동 기록을 보관해야 하는 이유다.
이용연 세무사는 “국내 거주자가 가상자산을 매각한 자금으로 해외 부동산을 취득하는 것 자체는 가능하지만, 자금을 해외로 이전하는 과정에서는 외국환 관련 절차와 세법상 신고 의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해외 부동산 투자는 수익률뿐 아니라 자금 이동 경로와 거래기록, 해외금융계좌 신고 대상 여부까지 함께 관리해야 불필요한 세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이용연 세무사가 제공한 자문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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