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열번 중 아홉번은 실패한다’…‘유니클로’에서 찾은 버티는 힘[CEO의 서재]
- 양준규 컬쳐히어로 대표가 추천하는 책
화려한 성공 공식보다 ‘실패를 통과하는 태도’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처음에는 유니클로라는 글로벌 브랜드가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다룬 일반적인 경영서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다. 야나이 다다시라는 이름, 일본 최고의 부자, 전 세계 3600여 개 매장을 거느린 패션 기업. 그 수식어들만 보면 이 책이 눈부신 성공담을 정리해놓은 책처럼 보인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이 책의 진짜 매력은 성공담보다 실패의 이야기에 있었다.”
스기모토 다카시가 쓴 ‘유니클로’는 유니클로 창업주 야나이 다다시가 아버지에게 고향의 작은 양복점을 물려받은 뒤 오늘날의 유니클로로 키워낸 40년 일대기를 담은 책이다. 단순한 기업 경영서의 틀을 넘어 한 편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처럼 읽힌다는 평을 받는 이 책은, 지방의 작은 회사에서 출발해 수많은 시행착오와 방황, 조직 내부의 갈등, 해외 진출 실패를 겪으며 조금씩 자기만의 길을 찾아갔다는 점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양준규 컬쳐히어로 대표는 LG와 카카오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담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2015년 컬쳐히어로를 창업했다. 컬쳐히어로는 레시피 중심의 푸드 콘텐츠에서 시작해, 현재는 ‘우리의식탁’을 통해 콘텐츠와 커머스를 결합한 푸드 콘텐츠·커머스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300만 구독자와 230만 앱 다운로드를 기반으로 성장해왔지만, 그 과정이 늘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밀키트 ▲커머스 ▲브랜드 협업 ▲자체 상품 기획 등 새로운 시도를 하나씩 더해가며 다양한 성공과 실패를 경험했다. 최근에도 셰프 IP비즈니스, 라이브커머스 솔루션, K푸드 수출 등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유니클로를 읽으며 유니클로라는 글로벌 브랜드의 결과보다, 그 뒤에 있었던 실패와 변화의 시간, 고객을 이해하며 사업을 다듬어온 과정에 더 깊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우리는 성공한 회사의 결과만 보게 된다. ▲매출 ▲기업가치 ▲글로벌 진출 ▲창업자의 카리스마 같은 것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실제로 회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훨씬 더 지저분하고 불확실하고, 때로는 초라한 시간의 연속이다. 이 책은 그 과정을 숨기지 않고 보여준다. 미국 진출에서 싸늘한 반응을 마주했고 영국에서 낸 매장 21개 중 16개를 닫아야 했으며 아동복 사업은 전면 철수했다. 야나이 다다시 본인의 말처럼 “열 번 시도하면 아홉 번은 실패한다.” 양 대표는 그래서 오히려 더 현실적이고, 더 배울 점이 많았다고 밝혔다.
특히 좋았던 부분은 유니클로의 성공이 어떤 하나의 천재적인 아이디어나 한 번의 행운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모든 성공에는 운이 필요하다. ▲시장의 타이밍 ▲고객의 변화 ▲시대적 흐름 같은 것은 사람이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 양 대표는 “중요한 것은 그 운이 올 때까지 버틸 수 있는 힘, 그리고 운이 왔을 때 그것을 놓치지 않을 만큼 준비돼 있는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플리스 재킷 2600만장 판매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은 수많은 실패 끝에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읽어낸 결과였다.
유니클로는 실패할 때마다 그냥 버틴 것이 아니라, 계속 바꾸고 배웠다. 아동복 브랜드가 실패하자 그것을 키즈 라인으로 흡수했고, 도심형 1호 매장이 폐점하자 타깃 고객을 다시 정의해 2호점을 열었다. "실패했다고 낙심하며 뚜껑을 덮어버리면 반드시 똑같은 실패가 반복된다"는 야나이 다다시의 말이 그래서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버틴다는 것은 가만히 참는 것이 아니라, 계속 배우면서 형태를 바꿔 살아남는 것에 가깝다.
양 대표에게 이 책은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를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실패를 어떻게 통과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해준 책이다. 경영을 하다 보면 답이 보이지 않는 시간이 반드시 있다. 그때 필요한 것은 막연한 낙관주의가 아니라, 계속 배우고 고치면서 버티는 힘이다. 화려한 성공 공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패를 통과하는 태도이고, 운이 올 때까지 무너지지 않는 체력이다. 유니클로는 그 점을 아주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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