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서지영 기자]
국내 패션업계에서 평균 근속연수 10년에 가까운 조직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인력 이동이 잦은 패션업계 특성상 평균 근속연수가 4~5년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은 가운데, 세정그룹은 장기근속 인력을 기반으로 조직 안정성과 신규 인재 유입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세정그룹은 약 500명의 임직원 평균 근속연수가 9년 10개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국내 정규직 근로자 평균 근속연수(7년 1개월)를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전체 재직자의 45%가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으로 구성됐다. 회사는 장기근속 인력을 조직의 핵심 경쟁력으로 삼는 동시에 매년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이어가며 조직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디지털 역량을 더하고 있다. 최근 유통·패션업계가 채용 규모를 줄이는 흐름 속에서도 정기 공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세정그룹은 오랜 기간 축적된 현장 경험과 신입 직원들의 새로운 감각이 상품기획과 디자인, 영업, 마케팅 등 전반에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웰메이드, 인디안, 디디에 두보 등 기존 브랜드와 신규 브랜드 육성에도 이러한 조직 역량이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조직문화 개선에도 힘을 싣고 있다. 직원들이 출근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시차 출퇴근제를 비롯해 장기근속자를 위한 리프레시 휴가, 생일 유급 반차, 자녀 학자금 지원, 건강증진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사내 식당에서는 조식과 중식을 제공해 직원들의 복지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조직 운영 방식도 수평적으로 바뀌고 있다. 올해부터 과장 이상 직급을 '프로'로 통합해 직급 체계를 단순화했으며, 신임 팀장 온보딩과 리더십 교육 등 직급별 교육 프로그램도 확대했다. 2015년부터는 '출근하는 예술인'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예술인 지원과 사내 문화 프로그램을 병행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사내 교육 프로그램인 'AI 마에스트로 과정'과 직무별 혁신 과제를 공유하는 'AI 프론티어'를 운영하고 있으며, AI 활용 우수 사례를 발굴하는 컨퍼런스와 공모전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는 이직률이 높은 산업으로 꼽히는 만큼 장기근속 인력을 유지하는 기업은 상품 기획과 브랜드 운영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최근에는 복지뿐 아니라 유연한 조직문화와 AI 역량 강화까지 갖춘 기업들이 인재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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