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슈
'업계 1위'의 굴욕… 피자헛, 도미노·배달앱 공세에 결국 4조 원 매각
글로벌 외식 시장을 호령하던 피자 프랜차이즈의 상징 피자헛이 끝없는 실적 악화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경영권 매각이라는 종착역을 맞이했다. 중화권 사업부까지 묶어 넘기는 이번 거래의 전체 매각 자산 규모는 약 4조 원에 달한다.
현지시간 16일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에 따르면, 글로벌 외식 프랜차이즈 그룹 얌브랜드는 피자헛 사업부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롱레인지 캐피털에 15억 달러(약 2조 3000억 원)를 받고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동시에 중국 시장을 책임지는 피자헛 사업 부문은 별도 현지 상장 법인인 얌차이나가 12억 달러(약 1조 8000억 원)에 전격 인수하기로 확정했다. 양측의 거래액을 모두 합산하면 총 27억 달러 규모로, 한화 약 4조 원에 이르는 메가톤급 외식업계 빅딜이다.
이번 매각 결정은 피자헛이 다변화되는 외식 트렌드 속에서 수년째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만성적인 운영 부진에 시달려온 결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확고해 보였던 피자 공룡의 독점 체제는 지난 2017년 경쟁 브랜드인 도미노피자에 전 세계 매출 선두 자리를 내주며 본격적으로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여기에 도어대시 등 초대형 배달 플랫폼의 등장은 피자헛의 입지를 더욱 좁혀놓았다. 모바일 앱을 통해 소비자들이 접할 수 있는 대체 배달 음식 선택지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피자 하나만으로 시장을 독식하던 피자헛의 독점적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된 탓이다.
이 같은 위기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피자헛은 과거의 상징이었던 대형 샐러드바와 매장 중심 영업 방식을 과감히 철수하고, 배달 및 포장에 특화된 소형 매장 체제로의 전면적인 체질 개선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미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한 소비자의 발길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으며, 수년간 이어진 실적 저하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현재 피자헛은 전 세계 108개 국가에서 약 2만 개의 점포망을 가동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 전체에서 발생하는 연간 점포 매출 규모는 128억 달러(약 19조 2000억 원) 수준이다.
치킨 체인 KFC와 멕시칸 푸드 타코벨 등 글로벌 외식 브랜드를 보유한 모기업 얌브랜드 경영진은 지난해 11월부터 피자헛 사업부의 장기적 존속을 두고 매각을 포함한 다각도의 전략적 시나리오를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얌브랜드 이사회 측은 이날 공식 발표를 통해 이번 분할 매각 결정이야말로 회사의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주주 가치를 가장 확실하게 극대화할 수 있는 최선의 카드였다고 공언했다.
한편 기업 분할의 역사도 재조명받고 있다. 피자헛은 1977년 글로벌 음료 제조사인 펩시코에 인수되며 덩치를 키웠으나, 1997년 KFC, 타코벨과 함께 사업부가 통째로 분사되는 과정을 거쳤다. 이후 2002년 현재의 글로벌 외식 전문 지주회사인 얌브랜드 체제로 최종 재편되어 오늘날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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