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리 인상 압박]②
시장금리 급등에 대출금리 줄인상
예대금리차 확대…은행권 이자이익 커진다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시장금리 급등과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겹치면서 ‘영끌족’의 이자 부담이 다시 커지고 있다.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은행권 예대금리차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고, 이자이익 증가 기대도 커지는 분위기다. 다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와 상생금융 압박 속에 은행들도 마냥 웃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출금리 0.25%p 오르면…이자 부담 16만3000원 ↑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AAA) 5년물 금리는 지난 5월 19일 기준 연 4.240%를 기록했다. 약 한 달 전인 4월 20일(3.855%)과 비교하면 0.385%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주요 시중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도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주담대 금리 상단은 지난 3월 말 7%대를 넘어선 뒤 4월 들어 안정세를 보이며 6%대로 내려왔지만, 이달 들어 다시 7%대로 올라섰다.
최근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배경에는 글로벌 채권금리 급등이 자리하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겹치며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했고, 국내 시장금리도 동반 상승하는 흐름이다. 실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5월 19일 연 3.7%를 돌파했고, 10년물 금리 역시 4.2%대를 이어갔다.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상승세다. 변동형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는 지난 4월 신규취급액 기준 2.89%로 전월 대비 0.08%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주요 은행의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도 일제히 0.08%포인트씩 올랐다.
여기에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우려까지 겹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미 시장금리와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상당 부분 선반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두 차례 인상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반영한 수준으로 보인다”며 “실제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오히려 시장금리가 안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최근 금리 상승 부담이 고스란히 차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영끌족’과 자영업자의 부담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경우 가계대출 차주의 이자 부담은 연간 3조2000억원 증가한다. 차주 1인당으로 환산하면 연 16만3000원 수준이다. 금리가 0.50%포인트 오르면 1인당 부담은 32만7000원까지 늘어난다.
자영업자의 부담은 더 크다.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자영업자 1인당 이자 부담은 연 55만원 증가하고, 0.50%포인트 상승 시에는 110만원까지 늘어난다. 특히 대출상품 3개 이상을 보유한 다중채무자인 ‘취약 자영업자’의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자영업자 대출 차주 10명 중 6명은 취약 차주로 분류된다.
예대금리차 확대에도…은행권 “마냥 웃긴 어렵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3월 정책서민금융상품 제외 기준 가계 예대금리차는 평균 1.512%포인트로 집계됐다. 전월(1.472%포인트) 대비 0.04%포인트 확대된 수치로, 예대금리차 공시가 시작된 2022년 7월 이후 가장 큰 격차다.
대출금리는 시장금리 상승 흐름을 빠르게 반영하고 있지만, 예금금리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 속에서 은행들이 금리를 낮춰 대출 수요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유인이 크지 않은 반면, 예금은 대기성 자금 유입이 이어지면서 자금 조달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예대금리차 확대는 은행권의 이자이익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1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은행권의 이자이익은 15조8000억원을 거두며 전년 동기 14조9000억원 대비 약 6.4% 증가했다.
대출채권 등 이자수익자산(평잔 기준)이 약 4.8% 증가한 3556조원을 기록한 데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순이자마진(NIM)도 약 0.03%포인트 상승한 1.56%를 거둔 덕분이다. NIM은 은행이 이자수익과 이자비용 차이를 통해 얻는 수익성 지표로, 본업인 예대사업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시장금리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 은행권의 예대마진 확대 기조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정부의 포용금융 강화 기조와 상생금융 요구, 취약차주 지원 압박이 이어지면서 은행권도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는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강한 상황이라 은행들이 과거처럼 금리를 경쟁적으로 낮추며 대출을 확대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반면 예수금과 유동성은 비교적 풍부해 예금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릴 유인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일부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소폭 올리고 있지만 이는 예대금리차 축소 목적이라기보다 시장금리 상승 흐름이 반영된 측면이 크다”며 “예금금리가 오르면 결국 코픽스 상승으로 이어져 다시 대출금리에 반영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도 예대금리차 공시를 상당히 민감하게 보고 있다”며 “고금리 상황에서 이자이익만 부각될 경우 여론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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