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보험 파는 핀테크' 순항…앞서가는 토스인슈·해빗, 뒤따르는 뱅샐
- 토스, 설계사 3000명 돌파하며 성장세…해빗 ‘정규직 설계사’ 조직 안정세
뱅샐도 GA 시장 참전…데이터·플랫폼 기반 보험 경쟁 본격화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전통 보험사 중심이던 영업 구조가 법인보험대리점(GA)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핀테크 기업들이 GA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특히 토스인슈어런스와 해빗팩토리는 기존 보험업계 문법과 다른 전략으로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뱅크샐러드까지 GA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핀테크 GA 경쟁’이라는 새로운 구도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빠른 성장세 보이는 토스인슈·해빗팩토리
현재 핀테크 기반 GA 가운데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단연 토스인슈어런스다. 지난 2022년 말 약 500명 수준이던 토스인슈어런스 설계사 수는 2026년 3월 기준 3000명을 돌파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GA업체 수는 약 3만개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토스인슈어런스는 설계사 수 기준으로 20위권에 진입했다. 대부분의 대형 GA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해 설계사 수를 늘려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체 모집만으로 이 같은 지표를 달성한 토스인슈어런스의 성장세는 더욱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조병익 토스인슈어런스 대표는 지난 3월 열린 보험설계사 시상식에서 “생산성·효율·유지율 등 주요 지표에서 업계가 경험하지 못한 수준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히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젊은 설계사 조직도 강점으로 꼽힌다. 보험업계 평균 설계사 연령은 40대 후반이지만, 토스인슈어런스는 평균 연령 30대의 젊은 설계사 조직을 구축했다. 또 ‘토스’ 브랜드에 대한 고객 신뢰도가 높다는 점과 무료 데이터베이스(DB) 제공도 강점으로 꼽힌다. 설계사는 수천만명의 회원 수를 확보한 토스 앱을 통해 지속적인 고객 접점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해빗팩토리는 ‘정규직 설계사’ 모델을 시장에 안착시키며 핀테크 GA업계에서 주목받는 곳이다. 해빗팩토리는 설립 초기부터 어떤 보험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동일한 급여를 지급하는 구조를 도입했다. 특정 상품 판매 수당에 따라 설계사 유인이 달라지는 기존 보험영업 방식과 차별화를 둔 것이다. 판매 수당 욕심이 사라지면서 불완전판매도 줄어들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보험 상담 시스템도 핵심 경쟁력이다. 기존 GA에서는 설계사 한 명이 고객 발굴부터 상담, 계약,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맡아야 했다. 하지만 해빗팩토리는 국내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보험 상품 약관(약 2000~3000페이지 분량)을 AI에 학습시켜 반복적이고 구조화된 업무는 AI가 처리하도록 만들었다. 반면 복잡한 판단이나 정서적 공감이 필요한 영역은 사람이 담당하는 하이브리드 구조를 구축했다.
해빗팩토리 관계자는 “설계사의 감이나 판매 수당 영향보다 객관적인 데이터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유리한 상품을 추천하는 구조를 구축했다”며 “AI와 데이터 분석을 활용하면 고객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고, 기업은 더 낮은 비용 구조와 높은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도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해빗팩토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9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9.6% 성장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2억원 수준으로 줄었으며, 올해 1분기에는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해빗팩토리가 100% 지분을 보유한 시그널파이낸셜랩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44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빗팩토리는 지난해 베트남 국영 생명보험사 바오비엣(Bao Viet)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동남아 시장 진출에 나섰다. 또 일본 GA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35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차별화 무기로 GA 시장 안착
핀테크 GA 경쟁에는 뱅크샐러드도 참전했다. 지난해 7월 자회사 ‘뱅크샐러드금융서비스’를 설립한 뱅크샐러드는 현재 설계사 채용과 조직 구축을 진행 중이다. 이미 뱅크샐러드는 국내 최초 데이터·AI 기반 보험 진단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들에게 보험료 절감 효과를 제공 중이다. 이에 힘입어 뱅크샐러드의 지난해 보험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60% 증가했고, 상담 건수 역시 전년 대비 146% 늘었다.
결국 보험 부문에서 성과를 거둔 뱅크샐러드는 아예 설계사 조직을 직접 구축하는 방향으로 보험 사업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특히 데이터 기반 비대면 보험 상담 서비스를 무기로 GA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지난해 GA 설립 이후 채용 및 사업 준비를 진행 중”이라며 “보험 서비스 성공 노하우를 뱅크샐러드금융서비스로 확장해 데이터와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 금융 혜택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토스인슈어런스는 대규모 플랫폼과 공격적인 신입 설계사 육성 전략, 해빗팩토리는 안정적인 정규직 설계사 조직 운영 등의 차별점을 바탕으로 GA 시장에서 존재감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뱅크샐러드는 기존 강점이던 데이터·AI 기반 비대면 보험 진단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는 등의 전략으로 GA 시장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단순히 고객 DB만 확보하면 핀테크도 GA 사업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플랫폼·데이터·AI·상담 품질 등 각자의 강점이 분명해야 대형GA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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