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지배구조 다음은 환경이다…ESG 투자, ‘E의 재발견’ [대신경제연구소 ESG인사이트]
- ‘환경 포트폴리오’…5년간 초과수익률로 입증
환경 투자, 정합성 확보 시 시장 재평가 가능성 확대
반면 ‘환경’ 부문은 여전히 투자 관점에서 한 발 뒤에 있다. 환경 규제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그것이 기업의 이익이나 기업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확신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환경 성과, 초과수익으로 증명되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이제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국내 주식시장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환경 성과가 우수한 기업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는 지난 5년간 코스피 대비 초과성과를 기록했다.
동일 비중 기준 누적수익률은 72.8%, 시가총액 비중 기준 누적수익률은 61.4%로 각각 코스피(46.7%)를 크게 웃돌았다. 동일 비중이란 환경성과가 우수한 기업(종목)에 같은 금액을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시가총액 비중이란 환경성과가 우수한 기업(종목)에 시가총액에 비례해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또한 위험대비 성과를 나타내는 샤프비율은 높고 최대손실폭(MDD)은 작아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경향을 보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초과성과는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분석 결과는 비교적 명확하다. 환경 성과가 우수한 기업은 앞으로의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고, 기업 가치에 대한 평가도 더 긍정적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있었다. 향후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와 주가수익비율(PER)이 상승한 기업의 비율은 상위 그룹에서 더 높았다. 동시에 투자자 수요 측면에서도 거래대금과 외국인 수급이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흐름을 보였다.
포트폴리오 차원에서도 이러한 성과는 보다 구조적으로 확인된다. 환경 성과가 우수한 기업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는 일부 종목의 성과에 의존한 것이 아니다. 시장에서 유리한 산업에 더 높은 비중을 두는 섹터 배분 효과와 같은 섹터 내에서도 우수한 종목을 선정하는 종목 선정 효과 전반에서 일관된 우위를 보였다.
제약은 완화되고 있다…환경 투자, 전환의 초입
이러한 성과가 확인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식시장에서 환경 투자가 빠르게 확산되지 못한 이유도 분명하다. 가장 큰 원인은 데이터다. 환경 데이터는 확보와 가공이 어렵고, 공시 시차도 존재한다. 주식시장은 미래를 반영해 움직이지만, 환경 정보는 공시·검증·평가 과정을 거치며 1년 안팎의 지연이 발생한다. 투자자가 활용할 때는 이미 과거 정보가 되는 셈이다.
또 다른 문제는 제도와 시장 구조 간의 괴리다. 현재 환경 정책은 프로젝트의 ‘친환경 여부’를 판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주식시장은 기업 전체의 가치를 평가하기 때문에, 이러한 기준과의 간극이 발생한다.
다행히도 이같은 제약은 점차 완화되고 있다. 우선 데이터 활용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환경 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금융권의 의견을 수렴하고 시스템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기존 산업통상자원부 소속이던 한국전력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 편입되면서, 전력 사용 데이터와 온실가스 관리 체계 간 연계 가능성이 커졌다.
또 하나 주목할 변화는 기후 벤치마크 도입 논의다. 2025년 9월 한국은행은 한국형 기후 벤치마크 지수 도입의 타당성을 검토했다.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는 파리협정 목표에 부합하는 PAB(Paris-Aligned Benchmark)와 CTB(Climate Transition Benchmark)와 같은 기후 관련 지수가 개발돼 다양한 펀드에서 활용되고 있다. 또한 TAB(Transition-Aligned Benchmark) 등 추가적인 지수 도입 논의가 진행되는 등 환경 투자 프로세스가 고도화되고 있다. 향후 이러한 지수가 도입될 경우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기후 관련 투자 상품이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2024년부터 시작된 밸류업 투자 역시 초기에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정책 방향성과 성과가 맞물리면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며 시장의 흐름을 바꿨다. 환경 투자 역시 같은 경로를 따를 것이다. 환경 성과는 더 이상 비용이 아니라 알파를 창출하는 투자 신호다. 변화의 물결이 본격화되기 전, 지금 움직이는 투자자가 미래 시장을 선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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