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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 인터뷰] “기술보다 사람이 먼저”…코나투스가 그리는 모빌리티 상생 혁신
- 규제 샌드박스 1호 ‘반반택시’에서 B2B 솔루션·대리운전까지 영역 확장
“자율주행 시대에도 기사와 상생하는 ‘연착륙’ 솔루션 제공 목표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대한민국 모빌리티 산업은 지난 수년간 혁신과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다. 수많은 스타트업이 ‘파괴적 혁신’을 외치며 등장했지만, 기존 산업과의 충돌을 이기지 못하고 사라지거나 부침을 겪었다. 이러한 시장 환경 속에서 ‘상생’을 핵심 가치로 내걸고 묵묵히 자신들만의 영역을 구축해온 기업이 있다. 바로 코나투스다.
최근 서울 본사에서 만난 김기동 코나투스 대표는 안정적인 대기업을 떠나 규제의 벽을 넘고, 코로나19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돌파해 흑자 전환을 이뤄내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여정을 가감 없이 들려줬다.
내 결과물을 세상에서 평가받고 싶었다
김기동 대표는 창업 전 SK텔레콤에서 약 13년 동안 엔지니어링 매니저와 프로덕트 매니저(PM)로 근무한 베테랑 기획자였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안정적인 직장이었지만, 그는 늘 '진짜 세상'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고 회고한다.
그는 “큰 조직에 있다 보니 실제 고객의 반응을 살피는 업무보다 내부 보고를 위한 업무 비중이 커지는 것에 회의감을 느꼈다”며 “내 손으로 만든 결과물이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두 아들의 아버지로서 아이들이 훗날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든든한 배경이 되어주고 싶다는 가장으로서의 책임감도 그를 창업 전선으로 밀어붙인 강력한 동기부여였다.
사실 그의 창업 도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대학 시절 ‘선배닷컴’이라는 이름으로 서울대생 등 명문대생을 과외 교사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론칭한 적이 있다. 당시 800여명의 대학생을 모으며 성과를 거뒀으나, 운영경험의 부족과 온라인 결제시스템의 부재로 인해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당시의 경험은 훗날 모빌리티 플랫폼을 운영하는 데 소중한 밑거름이 됐다.
규제 샌드박스 1호 반반택시, 현장에서 발로 뛴 초기 정착기
코나투스의 시작은 ‘택시 동승’이었다. 인천에 거주 당시 택시 합승을 경험했던 김대표는 과거의 합승을 IT 기술로 합법화해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30년 넘게 법으로 금지됐던 합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규제 샌드박스의 문을 두드렸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019년 코나투스는 규제 샌드박스 1호 사업자로 지정되며 반반택시를 선보였다. 기사가 강제로 승객을 태우는 합승이 아니라, 앱을 통해 자발적으로 동승을 원하는 승객들을 매칭하는 시스템이었다. 승객은 요금을 최대 40% 이상 아끼고, 기사는 추가 호출료를 받는 상생 모델이었다.
하지만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장이었다. 김 대표는 초기 사용자를 모으기 위해 강남역 일대를 직접 발로 뛰었다. 그는 “직원들과 함께 LED 풍선을 등에 메고 밤새도록 택시 기사와 승객들을 만났다”며 “매칭이 안 되면 사비로 택시비를 결제해주면서까지 지표를 만들었다. 기사들이 모이는 충전소를 찾아가 함께 식사하며 그들의 진짜 고민이 무엇인지 들었다”고 설명했다.
사업이 궤도에 오르려던 찰나, 2020년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는 반반택시에 직격탄을 날렸다. 심야 시간대 이동 제한이 생기면서 주력 서비스였던 동승 호출이 급감했다. 투자금은 바닥을 드러냈고, 회사의 존립마저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김 대표는 포기하는 대신 ‘전환’(Pivot)을 선택했다. 그동안 확보한 4~5만명의 택시 기사 네트워크가 코나투스의 진짜 자산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카카오 모빌리티 같은 거대 플랫폼이 모든 영역을 다 커버할 수는 없다. 대기업이 직접하기 어려운 기사 관리와 조합 대응, 특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사업 모델을 확장했다”고 말했다.
코나투스는 현대자동차의 ‘똑타’, 전동 킥보드 플랫폼 ‘스윙’ 등 다양한 모빌리티 플랫폼의 호출을 자사 네트워크 기사들에게 연결해주는 채널링 사업을 본격화했다. 또한 카카오T 앱 내에서 운영되는 장애인·노약자 대상 ‘교통약자 바우처 택시’ 운영을 전담하는 등 모빌리티 업계의 핵심 솔루션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M&A와 흑자 전환, 상생의 철학
2025년 말, 코나투스는 또 한 번의 큰 도약을 이뤄냈다. 카카오 모빌리티의 자회사였던 법인 대리운전 업체 ‘CMNP’(엔젤플러스)를 인수한 것이다. 이를 통해 코나투스는 택시를 넘어 대리운전 시장까지 아우르는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났다.
이러한 전략적 행보는 성과로 나타났다. 연간 300억원 규모의 안정적인 매출과 현금 흐름을 확보하게 된 코나투스는 2026년 1분기, 창업 이후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재 코나투스는 모빌리티 B2B 솔루션을 주력 사업으로 ▲택시·대리운전 차량 배차 시스템 ▲위치 기반 서비스 ▲결제·정산 ▲운영 관제 등 모빌리티 운영에 필요한 핵심 기능을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로 제공한다. 파트너사는 코나투스의 솔루션과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연동만으로 자체 브랜드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신속하게 론칭·운영할 수 있다. 현재 가맹 택시 브랜드 투루택시도 운영하고 있다.
사업 규모는 커졌지만 김 대표의 현장 중심 철학은 변함이 없다. 그는 기사들이 겪는 작은 불편함에도 집중한다. 그는 “승객들이 택시에서 가장 불편해하는 것이 냄새라는 점에 착안해, 고령 기사님들의 체취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전용 탈취제를 무료로 보급했다”며 “또 ‘조용히 가기’, ‘정속 주행’ 같은 옵션을 앱에 도입해 기사와 승객 간의 불필요한 마찰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인터뷰의 끝자락, 김 대표는 다가올 자율주행 시대를 언급했다. 많은 이가 자율주행이 도입되면 택시 기사라는 직업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견하지만, 그는 다른 미래를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완전 자율주행 시대가 오더라도 차량 관리, 돌발 상황 대응 등 인간의 손길이 필요한 영역은 반드시 존재한다”며 “기존 택시 기사들이 자율주행 차량의 관리자로 전환되거나, 그들의 면허권이 가치를 잃지 않도록 하는 ‘연착륙 솔루션’을 고민하고 있다. 기술이 사람을 소외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돕는 혁신 임을 증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바탕으로 향후 기업공개(IPO)까지 준비 중인 코나투스. 기술의 화려함보다 현장의 온기를 먼저 살피는 김 대표의 행보가 대한민국 모빌리티 산업에 어떤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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