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스포츠로 완성되는 하이엔드의 서사 [이윤정의 언베일]
- 에르메스·롤렉스 등 스포츠 경기 적극 후원
이미지 제고 최적…브랜드 진정성 확보
[이윤정 작가·노블레스 전 편집장] 대개의 스포츠는 관람을 통해 대리만족을 제공한다. 종목과 관계없이 선수들이 쏟아내는 에너지, 1만분의 1초보다 훨씬 작은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짜릿함과 일부러 만들어내기 어려운 서사가 공존하는 스포츠는 시대를 막론하고 사랑을 받아왔다. 전 세계 관중만큼 스포츠에 열렬하게 구애한 건 바로 럭셔리 브랜드다.
럭셔리 브랜드와 ▲테니스 ▲폴로 ▲요트 ▲승마 등의 스포츠는 ‘상류층’이라는 공통 대상을 기반으로 각 종목에 맞는 패션이나 경기 용품을 만들고, 후원하는 식으로 밀접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귀족의 전유물이던 승마용품을 만들며 브랜드를 시작한 에르메스가 대표적이다. 에르메스는 종종 “우리의 가장 소중한 고객은 말”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승마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 중이다.
루이비통이 국제 요트 대회인 아메리카 컵을 후원하고, 롤렉스가 골프 대회와 윔블던 테니스 경기를 지원하는 일도 공통의 고객을 겨냥한 활동으로 풀이된다.
승마부터 F1·스노보드까지…스포츠 협업 다변화
럭셔리 브랜드가 관심을 두는 스포츠는 올림픽부터 ▲포뮬러원(F1) ▲축구 ▲야구 등 광범위하다. 예전에는 특정 계층을 겨냥한 스포츠에 더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가 좋아하는 종목으로도 시야를 넓히고 있다는 게 달라진 점이다.
스노우 리그(The Snow League)에 공식 시계 및 타임키퍼(시간 계측자)로 참여하고 있는 위블로가 대표적이다. 스노우 리그는 올림픽 챔피언인 션 화이트(Shaun White)가 만든 글로벌 스노보드 리그다.
지난 2월 폐막한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여자 하프파이프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최가온 선수도 스노우 리그 이벤트에 참여해 위블로의 시계를 받았다.
스노보드와 스키는 경기 후 고급 스키 리조트에서 따뜻한 ▲모닥불 ▲사우나 ▲샴페인 등을 즐기는 라이프스타일 ‘아프레 스키’(apres-ski)를 경험할 수 있는 종목으로 인기가 높다.
럭셔리 브랜드가 시즈널 부티크를 알프스의 ▲생모리츠 ▲그슈타트 ▲쿠르슈벨 등 전세계 부유층이 몰리는 스키 리조트에 여는 이유도 비슷하다. 기존 고객이 주로 스키를 탔다면 젠지(Gen Z·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 출생) 고객은 스노보드를 탄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축구 팬이라면 위블로가 지난 2015년부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의 공식 타임키퍼라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위블로는 1980년 기존의 하이엔드 시계에서는 보지 못하던 골드 케이스와 러버 스트랩을 조합한 제품으로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등장부터 이질적인 것의 조합을 자유자재로 다뤘던 위블로의 시도는 브랜드 철학인 ‘아트 오브 퓨전’(Art of Fusion)과도 이어진다. 위블로는 2006년 럭셔리 브랜드 최초로 스위스 축구 국가대표팀을 후원하며 축구와 파트너십을 맺었을 정도로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다.
럭셔리 브랜드가 스포츠와의 다양한 협업에 적극적인 건 스포츠맨십을 통해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제품의 가치와 성능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데 스포츠가 최적이기 때문이다. 정확성을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는 시계 브랜드가 스포츠와 협업을 자주 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모든 협업이 제품을 팔기 위한 전략은 아니다.
오메가·태그호이어 등 ‘공식 타임키퍼’ 수행
오메가는 1932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부터 거의 모든 올림픽 대회의 공식 타임키퍼로 활동해 왔다. 승패가 1만분의 1초로 결정되는 올림픽에서 오메가가 오랜 기간 공식 타임키퍼를 맡을 수 있었다는 점은 어떤 광고보다도 오메가의 정확성과 탁월함을 잘 설명한다.
1956년 멜버른 스톡홀름 올림픽에서 오메가는 ‘스윔 에잇-오-매틱’(Swim Eight-O-Matic)이라는 세계 최초의 반자동 수영 타이머를 개발해 거의 같은 시간에 도착한 선수들을 구별할 수 있게 했다. 1984년 LA 올림픽에서는 최초의 부정 출발 작동 감지 시스템을 도입했다. 1992년 알베르빌 동계 올림픽에서는 ‘오메가 스캔-오-비전’(Scan-O-Vision) 시스템을 처음으로 사용해 1000분의 1초 단위까지 디지털 방식으로 시간을 측정했다.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는 ‘스캔 오 비전 미리아’(Scan’ O’ Vision Myria)를 통해 각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할 때 초당 최대 1만장의 디지털 이미지 기록이 가능해졌다. 올림픽 기록의 역사가 곧 오메가의 역사인 셈이다.
현재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앰배서더로 활동 중인 태그호이어도 스포츠와 긴밀한 인연을 맺고 있다. 태그호이어는 지난해 F1 75주년을 맞아 공식 타임키퍼로 복귀했다.
F1은 전통적인 상류층 스포츠지만 현재 전 세계적으로 7억5000만명의 팬과 9000만명 이상의 소셜 미디어 팔로워를 보유 중이다. 팬의 42%가 여성이고, 3명 중 1명이 35세 미만일 정도로 젊은 세대에 영향력이 큰 스포츠다.
태그호이어는 1969년 F1 차량에 로고를 새긴 최초의 럭셔리 브랜드이자, 1971년 처음으로 팀을 후원한 브랜드다. 239번의 우승, 15번의 월드 드라이버스 챔피언십이라는 성과를 통해 F1과의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브랜드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작년 F1의 레이스 중 가장 상징적이며 권위 있는 모나코 그랑프리의 최초 타이틀 파트너로 선정된 점도 모터스포츠와 태그호이어의 축적된 인연을 증명한다.
필자는 럭셔리 브랜드가 다양한 분야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지만 스포츠와의 협업에서 더욱 특별한 점을 공유한다고 믿는다. 인간의 원초적인 열정, 실패와 성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스포츠야말로 화려함을 넘어 진정성을 추구하는 럭셔리 브랜드에 무엇보다 필요한 서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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