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공정한 경쟁 활동”…논란의 독점 배달 계약 부활 [배달판 흔드는 배민]①
- 작년 교촌과의 협업 불발 후 재시도
서울 1등 탈환 노리는 배민의 전략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배달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지난해 공정성 논란으로 무산된 바 있는 배민온리(단독 입점) 카드를 다시 꺼내 들면서다. 이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1등 사업자의 횡포라는 부정적 의견과 수수료 경쟁에 따른 입점업체·소비자 부담 완화를 기대하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우리만 써” 판 흔드는 배민
우아한형제들과 처갓집양념치킨 운영사 한국일오삼의 배민온리 계약이 논란이다. 배달 시장 1등 플랫폼 배민이 4% 이상 수수료 감면 혜택 등을 조건으로 내걸고 특정 브랜드의 경쟁 플랫폼 입점을 배제하도록 하는 전략을 취해서다.
한국일오삼은 가맹점주 90% 이상의 동의를 얻어 지난 2월 9일부터 배민온리를 본격 시행했지만 매출 효과 등을 분석한 뒤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법무법인 YK가 처갓집양념치킨 가맹점주협의회를 대리해 우아한형제들, 한국일오삼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면서다.
여기에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까지 가세했다. 이들은 배민온리가 가맹사업법과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민온리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도 끝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배민이 배민온리를 강행했다는 것은 법적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는 뜻이다.
해외에도 배민온리와 유사한 사례가 존재한다. 최근 흐름은 반독점 규제와 맞물려 지양하는 추세이지만, 과거 ▲우버이츠 ▲도어대시 ▲딜리버루 ▲그랩부드 등 해외 주요 플랫폼도 대형 체인과 독점 계약을 맺는 형태로 점유율을 높인 바 있다.
학계에서도 배민온리가 법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배민온리에 강제성이 없다면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유통업계에서는 SB(스토어브랜드), 단독 입점 등 제품 하나를 한쪽 채널에 밀어주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형마트·편의점·균일가 생활용품점·헬스앤뷰티(H&B) 스토어 등이다. 해당 채널에서는 단독 입점 상품이 다수 판매되고 있다.
오히려 배민온리가 건전한 시장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의견이다. 그는 “배민온리와 같은 형태로 수수료를 낮춰 소비자 가격이 떨어진다면 시장의 좋은 신호가 될 것”이라며 “배민온리는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새로운 방안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도 배민온리가 공정한 시장경쟁 활동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는 “현재의 치열한 배달 플랫폼 시장 구조상 특정 플랫폼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가맹본부에게 강제력을 행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배민온리로 가맹점주는 매출 증대와 손익 개선을, 고객들은 보다 저렴한 가격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견된 논란에도 배민은 왜?
우아한형제들은 배민온리 시행에 따른 외부 반발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 이미 과거에 논란이 됐던 사안이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6월 우아한형제들은 교촌치킨 운영사 교촌에프앤비와 배민온리를 추진한 바 있다. 당시 교촌에프앤비는 배민온리 시행을 앞두고 가맹점주 과반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하지만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우아한형제들과 교촌에프앤비의 배민온리는 최종 무산됐다.
업계에서는 우아한형제들이 배민온리 카드를 다시 꺼내든 배경으로 치열한 시장 경쟁을 꼽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배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복수의 사업자가 등장했다. ▲배민 ▲쿠팡이츠 ▲요기요 ▲땡겨요 등 전국 단위 상위 사업자 외에도 ▲배달특급 ▲대구로 ▲먹깨비 등 지역 중심 배달 플랫폼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bhc·BBQ 등 일부 프랜차이즈도 자사 플랫폼을 활용한 배달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국내 배달 관련 플랫폼 수는 30개 이상이다.
배달 관련 플랫폼이 급증한 것은 배달 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국내 외식 시장에서 배달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4년 35%에서 2029년 37%로 2%포인트(p)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4년 국내 외식 산업 규모(110조8000억원)를 고려하면 5년 새 배달 시장 규모가 2조원 이상 커진다는 얘기다.
우아한형제들이 배민온리를 강행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쿠팡이츠의 존재가 거론된다. 2024년 무료배달을 앞세운 쿠팡이츠는 이듬해(2025년) 월간활성이용자 수(MAU)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이후에도 쿠팡이츠는 큰 폭의 MAU 하락 없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이츠의 지난 1월 MAU는 전월 대비 약 2% 늘어난 1297만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배민 MAU는 전월 대비 2.1% 감소한 2325만명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MAU만 놓고 보면 배민과 쿠팡이츠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다만 서울 지역은 쿠팡이츠가 배민을 확실히 앞질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근 의원실이 8개 카드사 결제액을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지난해 8월 서울 지역 결제액 2113억원을 기록해 전국 1위 배민(1650억원)을 앞섰다.
배민은 여전히 쿠팡이츠에 빼앗긴 서울 1위 자리를 탈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배민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내부 구성원 목표에는 서울 지역 1위 탈환이 여전히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를 보면 여전히 서울 지역은 쿠팡이츠가 앞서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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