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이러다 나만 빼고 다 부자”…역대급 불장에 ‘포모 증후군’도 확산
- 대형주 상승률 32.8%…소형주보다 세 배 높아
삼성전자·하이닉스·현대차, 지수 상승 견인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 대형주 상승률은 32.8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형주는 19.84%, 소형주는 11.31% 오르는 데 그쳤다. 대형주 상승률이 소형주의 약 세 배에 달하는 셈이다. 이달 들어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면서 상승률 격차가 다소 줄어드는 모습이지만, 투자자 체감 차이는 여전히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51.13% 상승했고, SK하이닉스는 35.18%, 현대차는 68.30% 뛰었다. 이는 코스피 전체 상승률 31.04%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수 상승의 과실이 일부 대형주에 집중된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코스피가 3000선과 4000선을 차례로 돌파했던 지난해 대형주는 83.23% 상승했지만, 소형주는 20.21% 오르는 데 그쳤다. 특히 하반기에는 대형주 상승률이 42.65%에 달한 반면 소형주는 1.49% 상승에 그치며 격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졌다.
이처럼 대형주 중심 장세가 이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포모(FOMO·상승장에서 소외될 것이라는 불안)’ 심리도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는 “지수는 오르는데 계좌는 그대로”,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를 들고 있지 않으면 소외되는 장 같다”는 반응이 잇따른다.
실제로 투자자들의 레버리지도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31조318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9일 30조원을 돌파한 이후 일주일여 만에 약 1조6000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지난 9일에는 31조6077억원까지 확대되며 사실상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상승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불안이 ‘빚투’ 확대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시장 흐름을 두고 전망이 엇갈린다. 실적 가시성이 높은 반도체 등 대형주 중심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있는 반면, 정책 기대를 바탕으로 중소형주와 코스닥의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강세장은 주가와 이익 간 괴리를 기준으로 하프라인을 넘어선 시점”이라며 “남은 구간에서는 반도체와 대형주 중심의 지수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TF 시장 확대도 대형주 쏠림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형과 레버리지 ETF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구성 비중이 높은 대형주 중심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호실적 발표 이후 기업 이익 컨센서스가 단기 공백기에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지수 주도 랠리보다는 종목 간 성과 차이가 줄어드는 ‘키 맞추기 장세’가 전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코스닥 시장의 저평가 해소 필요성도 제기된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중소형주로 수급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닥은 약 25% 수준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시장 내부의 격차와 레버리지 확대라는 또 다른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대형주 중심 장세가 이어질지, 중소형주로 온기가 확산될지, 그리고 늘어난 빚투가 어떤 변수가 될지가 향후 증시 흐름을 좌우할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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