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일반
잇따른 근로자 사망사고에 현대엔지니어링 흔들…신임 대표, 위기 관리 능력 시험대
- [건설사 톺아보기-현대엔지니어링]①
주우정 대표, 현대차 그룹 ‘재무통’ 평가… ‘비건설인’ 출신 성과 보여줄까
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 평택·아산 공사 현장 추락사고 까지
중대재해처벌법 수사 받나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지난해 시공능력평가 4위에 이름을 올렸던 현대엔지니어링이 최근 위기에 빠진 모습이다. 지난 2월 서울세종고속도로 공사 교량 붕괴 사고에 이어 2건의 근로자 사망 사고가 더 발생하면서 지난해 11월 취임한 주우정 대표 역시 중대재해 리스크에 봉착하게 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엔지니어링 실적 개선을 위해 그룹의 대표 재무통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주우정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주 대표는 기아 부사장(재경본부장) 재임 시절 수익성과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한 인물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영업손실 1조2401억원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23년만에 최대 규모 적자였다. 이런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주 대표가 현대엔지니어링의 방향키를 잡게 된 것이다. 당시 현대자동차차그룹은 “실적 부진 타개와 함께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전반의 체질 개선을 가속화할 예정”이라며 주 대표의 선임 이유를 밝혔다.
연이은 근로자 사망 사고 발생
주 대표는 1964년생으로 서강대 경제학과 졸업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계열사에서 재무관리 전문가로 활약했다. 기아에서는 ▲슬로바키아법인 경영관리실장 ▲유럽법인 재무실장 ▲본사 재무관리실장을 맡았다. 이후 현대제철로 이동해서 ▲재무관리실장 ▲원가관리실장 ▲경영관리실장을 지냈다. 2019년부터는 기아 재경본부장으로 임명돼 CFO로 활약했다. 주 대표는 기아 CFO 재직시절 기아가 코로나 위기 등을 거치면서도 호실적을 유지한 1등 공신으로 꼽힌다. 주 대표는 철저한 재무 관리를 바탕으로 기업의 전반적인 살림을 책임지며 기아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취임 100일도 지나지 않아 대형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비건설인’ 출신인 주 대표의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들어서만 3건의 대형 사고로 13명의 사상자를 냈다. ▲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2월) ▲평택 주택공사 추락 사고(3월) ▲아산 오피스텔 공사 추락 사고(3월) 모두 현대엔지니어링이 주관한 현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앞서 주 대표는 지난 2월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건설 현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직접 사과했다. 그는 “회사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피해자 지원 및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필요한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주 대표는 “공사 현장에서 소중한 생명을 잃고 부상을 입은 결코 일어나선 안 될 사고가 발생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를 드린다”고 했다. 그는 “모든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향후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수립하고 철저히 이행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유가족에 대한 장례절차와 정신적 충격 완화를 위한 심리 상담 지원, 부상자를 위한 부상 및 재활치료 지원 계획을 밝혔다. 피해 가구당 300만원의 긴급 생계비를 지원하고 인접 가옥의 피해를 조사해 불편 사항을 해소하는 등 주민 지원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3월 국회에 출석한 주 대표는 교각 재시공 계획과 관련해 “사고조사 결과에 따라 저희가 책임져야 할 부분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주 대표는 추후 대응에 대해 “사고 이후에 계속 조사를 하고 있다”며 “안전사고가 없도록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고,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 대표의 사과와 국회 출석 이후 또다시 근로자 사망사건이 발생하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사면초가에 빠진 모습이다. 고용노동부는 현대엔지니어링 본사와 전국 건설 현장을 대상으로 4월 말까지 기획 감독을 실시, 최근 일어난 사망사고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수사할 예정이다. 감독 대상은 현대엔지니어링이 현재 시공 중인 87개 현장 중 25곳이다. 고용부는 사망 사고 발생 시 ▲경고 공문 발송 ▲일부 현장 점검 ▲전국 단위 기획 감독 등 단계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으로 안전 관리 수준을 점검하고 있는데, 이번 조치는 가장 강도 높은 조치에 해당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 중 한 가지를 충족하면 중대산업재해로 본다. 이 법은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
이런 상황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신용등급 전망까지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대규모 해외 사업 손실과 잇따른 건설현장 사고 여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NICE신용평가는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신용등급(원·외화 기준) AA-를 유지하면서도 등급전망을 기존 ‘하향검토’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이는 ▲높은 원가 부담으로 예상되는 중단기간 낮은 영업 수익성 ▲최근 국내 사업 환경 저하세 ▲대규모 손실로 저하된 재무 안정성 ▲낮은 현금 창출력에 따른 차입 부담 증가 추세 등의 원인에 따른 것이다.
또한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 등 산업 재해 발생으로 인한 국내 사업 환경 저하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의 경우 도급액 2053억원으로 회사 참여 지분(62.5%) 고려 시 사업 규모는 크지 않다”면서도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영업 정지 등 행정 처분 발생 가능성이 존재하며, 이로 인한 대외 신인도 및 수주 경쟁력 저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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