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차도 스마트폰처럼 진화한다…현대차 ‘플레오스’ 뜯어보니
- SDV·AI·앱 생태계 개발 방향 공유
전문기자협회, 개인정보·안전성 심층 토론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이하 협회)는 지난 21일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현대차 연구진과 함께 ‘플레오스 세미나’를 열었다고 23일 밝혔다. 협회가 마련한 세 번째 기술 세미나로, 신차 발표 행사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플레오스의 개발 철학과 기술 방향을 깊이 있게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차세대 차량 디지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와 생성형 AI 기반 차량 비서 ‘글레오 AI’, 외부 개발자가 참여하는 차량용 앱 생태계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개인정보 보호와 시스템 안전성, 글로벌 서비스 확대 등 SDV가 풀어야 할 과제를 놓고 현대차 연구진과 자동차 담당 기자들의 토론도 이어졌다.
‘1년 뒤 더 좋아지는 차’…플레오스가 바꿀 차량 경험
현대차에서는 신용진 인포테인먼트플랫폼개발팀 책임, 이인직 음성인식개발팀 책임, 김도한 라이프플랫폼팀 책임, 이종호 포티투닷 팀장이 발표자로 참석했다.
신용진 책임은 플레오스 커넥트를 출고 이후에도 OTA를 통해 새로운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소개했다. 기존 자동차가 출고 시점에 완성되는 제품이었다면 SDV는 지속해서 기능이 개선되는 플랫폼이라는 설명이다.
플레오스 커넥트는 ▲차량과 클라우드 ▲사용자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한다. ▲차량 디스플레이와 음성 인터페이스 ▲앱 ▲클라우드 ▲OTA ▲개인화 기능을 통합해 차량을 사용하는 동안 새로운 경험을 계속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신 책임은 “오늘 구매한 차량이 1년 뒤에는 지금보다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 SDV의 핵심”이라며 “차량 소프트웨어를 제품이 아닌 서비스이자 플랫폼으로 만들기 위해 플레오스 커넥트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인직 책임은 “글레오 AI는 기존 음성인식을 넘어 운전자의 의도와 주행 상황을 파악하는 차량용 AI 비서”라고 설명했다. 정해진 명령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고 필요한 기능과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운전자가 “좀 시원하게 해줘”라고 말하면 공조장치를 조절하고, “눈부셔”라는 말에는 차양막 사용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현재 위치와 목적지 ▲시간대 ▲배터리 잔량 ▲탑승자 구성 등 차량이 보유한 정보를 활용해 상황에 맞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김도한 책임은 플레오스 커넥트와 글레오 AI의 활용 범위를 넓힐 개방형 차량용 앱 생태계 전략을 소개했다. ▲음악과 영상 ▲예약 ▲주차 ▲충전 ▲커머스 등 외부 서비스를 차량에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의 차량용 앱 생태계는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운영체제(AAOS)를 기반으로 구축된다. 스마트폰 앱을 차량 화면에 단순히 옮기는 데 그치지 않고 버튼 크기와 조작 단계, 주행 중 이용 가능한 기능 등을 차량 환경에 맞게 최적화한다.
차량 데이터와 외부 서비스를 결합하면 스마트폰만으로는 제공하기 어려운 경험도 가능해진다. 배터리 잔량과 이동 경로를 반영해 충전소를 추천하거나 운전자의 요청에 따라 식당 검색과 예약, 경로 안내를 한 번에 연결하는 방식이다.
개인정보·안전성은 어떻게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플레오스의 ▲개념과 OTA 전략 ▲개인정보 보호 ▲시스템 안전성 ▲차량용 앱 생태계 ▲글로벌 서비스 확대 계획 등이 폭넓게 다뤄졌다.
현대차 연구진은 플레오스 커넥트의 차별점을 ‘확장성’과 ‘연속성’으로 설명했다. 외부 앱을 내려받아 기능과 서비스를 계속 추가할 수 있고, 스마트폰에서 이용하던 디지털 경험을 차량 안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OTA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 구조도 공개했다. 차량의 중앙제어기가 업데이트 전반을 관리하고 인포테인먼트와 차체, 섀시 등 각 영역의 업데이트를 통제한다. 인포테인먼트와 운전석 계기판에는 서로 다른 운영체제를 적용했다. 한쪽에서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주행에 필요한 정보 표시 기능은 유지하기 위해서다.
개인정보 보호 방안에 관한 설명도 이어졌다. 글레오 AI의 대화 이력은 차량 내부에 저장되며 사용자가 직접 삭제할 수 있다. 음성 데이터는 암호화해 보관한 뒤 7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삭제한다. 텍스트 데이터는 전화번호와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가린 상태로 저장하고 3개월 뒤 삭제한다. 모든 데이터 처리는 이용자의 동의를 전제로 이뤄진다.
현대차는 개발자용 포털인 ‘플레오스 플레이그라운드’를 구축하고 외부 개발자가 차량용 앱을 만들 수 있는 환경도 마련했다. 외부 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 차량 데이터와 기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되 안전과 보안을 고려해 개방 범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김재형 현대차 국내커뮤니케이션팀장은 “플레오스는 지금 눈에 보이는 몇 가지 기능만으로 평가할 수 있는 완성형 기능이 아니다”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과 소비자 경험이 계속 확장되는 SDV 생태계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이번 세미나를 협회원뿐 아니라 자동차 담당 기자들에게도 개방했다. 더 많은 기자가 미래차 기술을 이해하고 관련 취재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참여 범위를 넓힌 것이다.
이다일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장은 “이번 세미나는 새로운 기능을 소개받는 데 그치지 않고 개발자들이 어떤 고민 끝에 기술을 만들었는지 직접 듣고 이해하는 자리”라며 “기자들이 기술에 담긴 의도까지 이해하고 한층 깊이 있는 기사를 작성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앞으로도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맞춰 기자들의 전문성을 높이는 기술 세미나와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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