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색조부터 브러쉬까지..생활형 뷰티 플랫폼 경쟁
가격·접근성 앞세운 초저가 뷰티 시장 확대
세븐일레븐·CU·GS25 색조 경쟁 본격화
생활권 뷰티 플랫폼으로 진화
[이코노미스트 서지영 기자]
잘파세대가 슬세권에서 화장품을 사들이고 있다. 립틴트 하나를 위해 따로 매장을 찾기보다 집 앞 편의점에서 함께 집어 드는 소비가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고 있다. 생활 반경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근거리 즉시 소비’가 뷰티 영역까지 확장된 모습이다.
편의점 가서 '아이쇼핑'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21세 대학생 A씨는 길을 지나가다가 편의점이 보이면 일단 들어가 본다고 했다. 그는 “특별히 살것이 있진 않다. 가성비있는 1+1 간식 상품이나, 색이 마음에 드는 립틴트가 나왔나 싶어서 아이쇼핑 겸 들린다”고 말했다. A씨에게 편의점은 이제 쇼핑의 공간이 된 듯 했다.
비단 A씨만의 일은 아니다. 실제로 편의점은 단순 구매 공간을 넘어 가벼운 쇼핑이 가능한 생활형 매장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
그 중심에는 잘파세대가 있다. 잘파세대는 10대와 20대 초반을 아우르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뜻한다. 브랜드 충성도보다 가격과 접근성, 즉시성을 기준으로 소비를 결정하는 특징이 강하다. 모바일에서 정보를 확인하고 바로 오프라인에서 구매로 이어지는 소비 흐름도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뷰티 카테고리 확장으로 흐름을 연결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기존 기초화장품 중심에서 색조 메이크업 영역으로 제품군을 넓혔다. 아이라이너, 아이브로우 같은 기본 색조 제품은 물론 블러셔, 하이라이터, 파우더 등 데일리 메이크업 소품과 브러쉬 세트까지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캐릭터 협업 상품을 더해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디자인 요소도 강화했다.
세븐일레븐은 일부 점포에 전용 진열대와 테스트 공간도 마련했다. 색조 화장품 특성상 직접 사용해보고 구매하려는 수요를 반영한 조치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 진열을 넘어 ‘소형 체험형 뷰티존’으로 확장되는 흐름으로 보고 있다.
CU는 뷰티 특화 매장을 전국 600여개 점포로 확대했다. 해당 매장에서는 스킨케어부터 색조까지 약 80종의 화장품을 판매한다. GS25는 3000원 균일가 중심의 초저가 화장품 라인을 확대하며 손앤박, 마녀공장 등 브랜드 협업을 통해 상품 구성을 넓히고 있다.
가격대는 3000~9000원 구간에 집중되고 있다. 기존 로드숍 제품 대비 절반 수준 가격의 색조 화장품도 등장하면서, ‘대체 소비재’가 아니라 ‘일상 소비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립틴트와 아이브로우 같은 소형 색조 제품이 성장의 중심에 있다.
가성비가 최고의 가치
초저가 뷰티 시장의 출발점은 다이소다. 다이소 뷰티 카테고리는 최근 연 30%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을 빠르게 키웠다. 이후 이 수요가 편의점과 대형 유통 채널로 확산되면서 경쟁 구도가 넓어지고 있다.
소비 구조 변화는 수치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조사에서 14~49세 여성 응답자의 59%가 중저가 화장품을 주 사용 브랜드로 꼽았다. 가격을 구매 기준으로 선택한 비율은 39%에 달했다.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 가격 민감도는 더 높게 나타났다.
외국인 관광객 소비 역시 편의점 뷰티 시장 확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K뷰티 인기에 힘입어 편의점은 관광 동선 안에서 즉시 구매가 가능한 유통 채널로 기능이 커지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뷰티 카테고리 매출이 지난해 하반기 전년 동기 대비 27%, 올해 1월부터 6월 21일까지는 30%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외국인 고객 매출은 7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U 역시 화장품 매출이 올해 1~5월 기준 전년 대비 31.1% 늘었으며, 관광상권 점포를 중심으로 외국인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편의점의 역할 변화에 주목한다. 단순 생필품 구매처를 넘어 식음료와 뷰티를 함께 소비하는 생활형 쇼핑 공간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이제 급하게 필요한 물건을 사는 곳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트렌드를 함께 경험하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며 “잘파세대와 외국인 수요가 동시에 늘면서 뷰티 카테고리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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