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슈
“북한 비핵화는 목표, 핵무기는 현실”…한미 안보전략 재정비할 때다 [ESF2026]
- 렉슨 류 “북한, 미국 본토 타격 능력 보유”
안호영 전 주미대사 “한미 NCG, 나토 수준 발전해야”
[이코노미스트 서지영 기자]
“북한 비핵화는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목표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와 미국 본토를 겨냥할 미사일 능력을 갖췄다는 현실도 외면해선 안 된다.”
렉슨 류 더아시아그룹(TAG) 사장(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비확산담당관)은 지난 6월 17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7회 이데일리 전략포럼’(ESF2026) 둘째 날 특별대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 비핵화 원칙은 유지하되, 달라진 안보 환경에 맞춰 억제 전략도 재정비해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류 사장과의 대담에는 안호영 전 주미대사가 함께 참석했다. 두 사람은 북한 핵 문제와 한미동맹의 미래를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고도화하는 가운데 한미가 어떤 방식으로 동맹의 실효성을 높일 것인지가 대담의 핵심 화두였다.
류 사장은 최근 워싱턴의 변화를 먼저 짚었다. 그는 “미국의 대외정책과 안보정책, 동맹을 바라보는 시각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한국도 미국의 전략적 이해를 정확히 읽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맹의 변화 자체를 우려하기보다 미국이 어떤 국익과 전략 아래 움직이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취지였다.
대담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북한 핵 문제로 연결됐다. 류 사장은 “북한이 지난 수년간 보여준 변화가 비핵화 목표 자체를 바꾸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북한은 이미 핵무기뿐 아니라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핵을 보유한 현실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국민을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핵화 원칙과 핵보유 현실을 동시에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안 전 대사는 북한의 군사력 외에도 체제의 취약성 또한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화폐가치 하락과 식량·에너지·의약품 가격 상승 등 경제 불안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그는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과의 관계를 통해 국제적 존재감을 높이려 하고 있지만, 경제와 민생 측면에서는 여전히 실패한 국가”라고 평가했다.
두 사람은 북한 체제의 취약성이 곧 ‘위협 감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체제가 불안정할수록 군사적 모험주의가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류 사장은 “불안정성과 군사력이 결합될 때 더 위험한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담의 또 다른 축은 한미 확장억제였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고도화하면서 미국의 핵우산이 실제 위기 상황에서 작동할지에 대한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류 사장은 확장억제를 한국만의 안보 문제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본토와 역내 미군, 동맹 전체에 대한 위협”이라며 “한미 공동의 전략적 이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미국 내에서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전 대사는 한미 핵협의그룹(NCG)의 역할 확대를 주문했다. 그는 “NCG를 최소한 나토 수준의 핵협의 체계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며 “구체적인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정례 훈련까지 이뤄져야 한국이 확장억제의 실효성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측은 변화한 안보 환경에 맞춰 한미동맹과 확장억제 체계를 발전시켜 나가자고 중지를 모았다. 류 사장은 “목표와 현실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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