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중동·환율·물가’…한은, 기준금리 연 2.50%로 7연속 동결
- 이창용 총재 임기 만료 전 마지막 결정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인플레이션 등 영향 고려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 통화정책 균형 과제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0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2.75%에서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일곱 번 연속 동결했다. 임기 만료를 앞둔 이창용 총재의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 금리 향배가 어떻게 결정될지 관심이 쏠렸으나, 결국 유지가 결정됐다.
기준금리가 동결된 배경으로는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이 거론된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치솟고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확산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으로 유가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제한적 개방 상태가 유지되면서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연쇄적 물가 상승 효과와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치 하락이 수입 물가에 그대로 반영되면서 국내 경기도 불안해졌다. 여기에 가계부채·부동산 시장 불안 등 그동안 제기됐던 문제들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7%로 0.4%포인트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이런 상황을 종합해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지난 1월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금리 인하’ 문구를 삭제하며 사실상 금리 인하에 대한 신호(시그널)를 지웠다. 지난해 11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겠다”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여부 및 시기”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과 비교하면 주목할 만한 변화였다는 평가다.
이창용 총재는 1월 기자간담회에서 ‘환율이 금리 결정에 가장 중요한 고려 요인이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환율이 가장 중요한 결정 요인이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환율 안정화를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시장의 수급 쏠림, 그리고 환율이 계속 절하(가치 하락)될 것이라는 기대를 바꿔야 할 필요가 계속되고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당분간 한은의 기준금리 유지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금리를 조정하기보다 상황을 주시하며 대응하겠다고 밝힌 것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지난 3월 31일(현지 시각)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열린 하버드대 초청 강의에서 “현재 통화정책은 (이란 전쟁)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기다리며 지켜보기 좋은 위치에 있다”며 “경제적 영향이 어떻게 나타날지 아직 알 수 없기 때문에 당장 어떻게 대응할지의 문제에 직면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연준은) 일반적으로 어떤 종류든 공급 충격은 그냥 지나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관심은 새로 취임할 신현송 한은 총재 후보자에게 쏠리고 있다. 신 후보자는 지난달 22일 지명 소감을 통해 “최근 중동 정세가 급변하면서 금융·외환 시장의 변동성과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물가와 성장, 금융 안정을 감안한 균형 있는 통화정책을 어떻게 운용할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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