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중동 리스크 장기화 우려…산업 지형 재편되나 [美·이란 전쟁, 시험대 선 韓 경제] ②
- 항공·건설·물류·바이오까지 공급망 불안 커질 가능성↑
“산업 전반의 비용 구조 바뀔 수 있어…대비해야”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국 산업 전반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일부 업종의 반사이익이 기대되지만, 전문가들은 전쟁이 길어질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과 물류 차질이 동시에 나타나 산업 전반의 비용 구조를 흔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글로벌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지속될 경우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동에서 생산되는 원유 상당량이 이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충돌이 장기화되면 글로벌 에너지 가격과 해상 운임이 동시에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기 충돌로 끝날 경우 업종별 희비 정도로 마무리될 수 있지만, 장기전으로 이어질 경우 기업들의 공급망 전략과 투자 방향까지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장기전 땐 공급망 리스크 확대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일부 업종에는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정유업계는 유가 상승 시 보유한 원유 재고 가치가 상승하면서 재고 평가이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동 정세 불안이 확대될 때마다 정제마진과 재고 평가이익이 동시에 늘어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다만 전문가들은 장기전이 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에너지 시장 전문가는 “유가 상승 자체는 정유사 실적에 긍정적일 수 있지만 중동 공급망이 흔들릴 경우 원유 조달 비용과 운송 비용이 동시에 상승할 수 있다”며 “전쟁이 장기화되면 단기 수혜 효과가 상쇄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 역시 중장기적으로는 수혜 가능성이 거론된다. 각국이 에너지 안보 확보에 나설 경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해양 에너지 설비 발주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커질수록 LNG 운송과 저장 인프라의 중요성이 커진다”며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관련 선박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항공업계는 전쟁 장기화 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산업 중 하나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중동 직항 노선인 인천~두바이 노선을 매일 운항해 왔지만 최근 중동 긴장 고조로 해당 노선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
대한항공은 이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인천~텔아비브 노선도 장기간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전쟁이 길어질 경우 연료비 상승과 항로 우회가 동시에 발생해 수익성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항공산업 전문가는 “중동 지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항공유 가격 상승과 운항 거리 증가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며 “특히 장거리 노선 비중이 높은 대형 항공사일수록 영향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장 인력 안전 문제와 공정 지연 가능성, 해상 운임과 보험료 상승 등을 주요 리스크로 꼽고 있다. 특히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의 경우 공사가 지연되면 금융비용과 공사비가 동시에 늘어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단기 충돌이라면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장기화되면 프로젝트 일정과 비용 구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물류 비용 상승 등 중동 투자 전략 변수
국내 기업들의 중동 투자 역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최근 약 600억원을 투자해 사우디아라비아 글로벌 물류센터(GDC)를 본격 가동했다. 해당 센터는 하루 약 1만5000건 이상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대형 물류 거점으로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 아이허브(iHerb)가 주요 고객사다.
회사 측은 물류센터가 공항 인근에 위치한 만큼 직접적인 안전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중동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물류 흐름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중동은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물류 허브로 주목하는 지역”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경우 물류 네트워크 운영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을 신흥 시장으로 공략해온 소비재와 제약 업계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의 중동 수출 규모는 약 4000억~5000억원 수준으로 최근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왔다.
다만 화장품 수출의 상당 부분이 해상 운송에 의존하는 만큼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물류 비용 상승과 배송 지연 가능성이 제기된다.
식품업계 역시 할랄 인증 제품 확대와 유통망 구축 등을 통해 중동 시장 공략을 강화해 왔지만 군사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현지 시장 확대 전략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약·바이오 업계 역시 원료 가격과 물류 비용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원료 가운데 일부는 석유화학 산업과 연결돼 있어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비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지정학적 충돌을 넘어 한국 산업 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 경제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제조업 중심의 수출 구조를 갖고 있어 중동 지역 변수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단기 충돌이라면 업종별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장기전으로 이어질 경우 에너지 가격과 물류 비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 산업 전반의 비용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사태는 단순히 유가 상승 이벤트가 아니라 공급망 안정성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시험하는 사건”이라며 “기업들의 투자 전략과 공급망 재편 논의가 더욱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중동 정세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고, 현재의 수출 상승 흐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해 나가겠다"라며 "중동상황 장기화 가능성에도 대비하면서 중기부, 해수부 등 관계부처 및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빠, 나 이러려고 만나?”... 한 번쯤은 공감했을 ‘그냥 필름’ [김지혜의 ★튜브]](https://image.isplus.com/data/isp/image/2026/03/03/isp20260303000042.400.0.jpg)
![“이 집에서 개가 제일 얌전”… 유튜브 ‘옥지네’가 보여주는 다정한 소란 [김지혜의 ★ 튜브]](https://image.isplus.com/data/isp/image/2026/02/22/isp20260222000072.400.0.jpg)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고유가·고환율·고금리 '3苦 쇼크'…항공·석화·반도체·車 시름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WBC 경기 도중 팬들에게 사인해 준 메이저리거…무슨 상황? [WBC]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정부, 최고가격제 도입…"유가 급등 대응"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마켓인]‘깜깜이’ 정성평가에 가려진 부실…신평사 방법론 실효성 ‘도마’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아이큐비아·애질런트 생태계 합류 효과 본격화...루닛 스코프, 올해 매출 '2~3배 폭등’ 예고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