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한국콜마, 유럽 중심 이탈리아 향해 정조준 'K뷰티 영토확장'
- 코스맥스, 케미노바 인수로 유럽 생산 거점 확보
한국콜마, 인터코스코리아 상대 기술 유출 소송 최종 승소
국내 ODM 1·2위 나란히 최대 실적, 글로벌 시장 공략 가속
[이코노미스트 서지영 기자]
‘간판’ 글로벌 화장품 ODM(연구·개발·생산) 기업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가 유럽의 패션·뷰티 성지로 꼽히는 이탈리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현지 생산 거점을 인수하며 ‘메이드 인 이탈리아’(Made in Italy) 기반을 확보했고, 한국콜마는 이탈리아 ODM사의 한국 법인 인터코스코리아와의 소송에서 완승을 거뒀다. 국내 1·2위 ODM 기업이 나란히 유럽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K-뷰티 위상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지리적 이점 노린 현지 기업 인수
코스맥스는 최근 이탈리아 ODM 기업 케미노바 지분 51%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케미노바는 밀라노 인근 브레시아 지역에 생산 시설을 둔 중견 ODM 기업이다. 1985년 설립 이후 ▲더마코스메틱 ▲헤어케어 ▲의료기기 분야에서 기술력을 축적해 왔다. 다만 연간 생산 능력은 약 2000만 개, 매출은 180억원 수준으로 코스맥스와 비교하면 규모 면에서는 작은 편이다.
이번 인수의 핵심은 규모보다 ‘위치’에 있다. 그동안 코스맥스는 중국·미국·동남아·아시아 등에 생산시설을 집중하고, 유럽에는 연구·영업 네트워크만 운영해 왔다. 그러나 이번 케미노바 인수를 통해 코스맥스는 처음으로 유럽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하게 됐다.
코스맥스는 케미노바가 보유한 다양한 품질·유기농 인증을 활용해 유럽 클린·비건 화장품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케미노바는 현재 유기농 화장품 인증(COSMOS)과 우수화장품제조관리기준(GMP) 등 필수 인증을 모두 갖고 있다. 이 밖에도 코스맥스의 R&D 능력과 대량 생산 노하우를 최대한 빨리 결합하고 공장 설비 확대를 계획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뷰티 시장은 프리미엄 이미지와 자연 친화적인 성분을 중요하게 여기는 특징이 있다”면서 “한국 ODM사만의 기술과 기발한 아이디어에 더해 유럽 원산지 표기까지 덧붙인다는 것은 단순한 문구 이상의 상징성을 갖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형사 책임·소송 비용까지 환수
또 다른 ‘원투 펀치’인 한국콜마는 법정에서 유럽 최대 ODM 기업인 인터코스를 압박하고 있다. 한국콜마에 따르면 지난 1월 28일 인터코스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자외선 차단제(선케어) 핵심 기술 유출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사건은 2018년 한국콜마 전직 직원 두 명이 인터코스코리아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선크림 처방 자료 등 핵심 영업비밀을 유출하면서 시작됐다.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서 인터코스코리아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따른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특히 한국콜마는 인터코스코리아와 자사 전 직원 A씨로부터 각각 1560만원씩, 총 3120만원의 소송 비용을 수령했다. 소송 과정에서 한국콜마가 부담한 법정 비용 전액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기술 유출에 대한 형사 책임을 넘어 민사적 부담까지 가해졌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자사의 자외선 차단제 기술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높은 품질과 기술력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이번 판결을 통해 한국콜마의 선케어 기술이 법적으로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핵심 기술 유출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원칙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중심지 이탈리아 시장을 향해 활을 겨냥한 코스맥스와 한국콜마의 실적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맥스는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1958억원으로 전년보다 11.6%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0.7% 증가한 2조3988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1311억원으로 48.3% 증가했다. 매출과 당기순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였다.
한국콜마 역시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2396억원으로 전년 대비 23.6%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1% 증가한 2조7224억원, 당기순이익은 1683억원으로 34.3% 늘었다.
글로벌 K-뷰티 수요 확대와 함께 중소·인디 브랜드의 해외 수출이 급증하면서 ODM 위탁 생산 물량이 동반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K-뷰티 호황에 따른 고객사와의 동반 성장이 역대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며 “앞으로도 고객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해외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영업력을 확대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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