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조 단위 시장 잡아라”… 은행권 퇴직연금 각축전 가열
- 신한·국민·하나, 각자 다른 ‘1위’ 내세워 경쟁 격화
퇴직연금 적립금 2030년 800조원 전망… 은행 수수료 수입도 급증 예상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은행들이 ‘퇴직연금 1위’ 타이틀을 앞다퉈 내세우며 경쟁하고 있다. 퇴직연금이 조(兆) 단위 자금을 장기간 운용할 수 있는 사업 기회로 떠오르면서 ‘업계 최고’라는 선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최근 IRP 적립금 ‘1위’를 알렸다. 적립금이 18조2000억원 수준으로 가장 많다는 뜻이다. KB국민은행은 DC형 적립금 15조원을 달성하면서 DC형 1위를, 하나은행은 적립금 증가 속도 면에서 은행권 1위를 기록하며 가장 빠르게 키우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고 있다. 저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기준을 근거로 ‘1위’를 강조하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런 차별화된 1위 스탠스를 통해 은행들이 ‘우리가 퇴직연금 시장에서 가장 앞서간다’는 인식을 고객에게 심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는 것은 이 시장의 성장성이 클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은퇴 인구 증가, 기업 퇴직연금 적립 확대, 장기 자산운용에 대한 관심 증가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퇴직연금은 한 번 가입하면 해지가 쉽지 않고, 많은 금융소비자들이 이용하던 은행을 바꾸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수십년에 걸쳐 운용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퇴직연금이 사실상 ‘묶여 있는 자금’이란 점에서 수수료·운용이익을 지속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2025년 대한민국 퇴직연금 시장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431조원으로 전년 대비 12.9% 증가했다. 보고서는 향후 퇴직연금 제도가 의무화되면 중소·영세사업장까지 확대되면서 적립금이 꾸준히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2030년에는 적립금이 750조~800조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이 통합연금포털에 올린 퇴직연금 비교공시 자료를 보면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퇴직연금(IRP) 등 퇴직연금을 맡아 관리·운용하는 42개 금융사(보험사 16개·은행 12개·증권사 14개)가 2023년 한 해 동안 거둬들인 연간 수수료 수입은 약 1조4212억원이었다. 이 중 KB국민은행은 1774억원, 신한은행은 1699억원, 하나은행은 1308억원 수준이었다. 향후 적립금이 불어나고 은행의 퇴직연금 운용액이 커지면 수수료 수입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은 퇴직연금을 통해 단순히 통장 하나를 만들어 주는 것을 넘어 투자상품 다양화·디지털 서비스 강화·고객 맞춤 관리 등으로 경쟁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ETF(상장지수펀드)를 퇴직연금 계좌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IRP 가입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대폭 낮추는 전략을 채택하는 곳도 있다. 결국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적립금을 키우고 수익률을 높인 뒤, 서비스를 확장하는 3단계 과정을 밟는 셈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자금이 많이 몰리는 곳은 수익률이 높거나 신뢰할 만한 곳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은행들이 더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지만,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수수료나 수익률 차이를 꼼꼼히 따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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