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강예슬 기자] “성수동에서 약속을 잡을 때 ‘라카 매장 앞에서 보자’는 말을 듣는 게 목표입니다.”

8일 서울 성수동 라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임지현 라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겸 국내영업 본부장은 라카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성수동의 명소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색조 브랜드 ‘라카’(Laka)는 오는 9일 ‘경계 없는 아름다움’를 주제로 첫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인다.

지난 2018년 라카코스메틱스가 론칭한 라카는 지난 2020년 일본 최대 오픈마켓인 큐텐재팬을 통해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대표 제품인 ‘프루티 글램 틴트’를 중심으로 틴트와 립스틱 등 립 메이크업 제품이 입소문을 탔고, ▲로프트 ▲플라자 ▲앳코스메 등 일본 오프라인 3대 멀티숍에 입점하며 K-뷰티 강자로 떠올랐다.

플래그십 단독 제품 138종 마련

지난해 구다이글로벌이 라카코스메틱스 지분 약 88%를 425억원에 인수한 뒤 라카에 합류해 리브랜딩을 진두지휘한 임 본부장은 “고객에게 라카라는 브랜드를 새롭게 보여줄 방법을 고민하다 리브랜딩을 하기로 했다”며 “리브랜딩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적으로 보여주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라카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상징하는 색으로 인기 제품인 프루티 글램 틴트의 ‘115호 엔비’를 택했다.

임 본부장은 “‘엔비’의 버건디는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색은 아니지만 기존 라카가 표방했던 ‘젠더 뉴트럴’을 넘어서는 ‘경계 없는 아름다움’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개성 있는 색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수많은 뷰티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가 즐비한 성수동 거리에서 라카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주로 단층에 초록이나 푸른색으로 꾸며진 매장 사이에 자리 잡은 라카 플래그십 스토어의 13.6m 높이, 버건디색 외관은 멀리서도 눈에 띄는 모습이다.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50개 색의 프루티 글램 틴트와 ‘미니틴트’ 90가지 등 총 399종의 립 제품을 볼 수 있다. 138가지 종류의 ‘온리 플래그십’(Only Flagship) 제품도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만 판매한다. 라카의 쿠션 제품도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처음 선보인 뒤 올리브영에 입점할 예정이다.

임 본부장은 “기존 색조 브랜드에서는 한 제품군당 내놓는 색이 많아도 20~25종이었다면 누가 쓸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50여 가지의 색상이 라카만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하반기에는 한 제품군에서 출시하는 색상을 약 100가지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믹솔로지 바’ 인기 조합 출시도 고려”

임 본부장에 따르면 라카의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80%가량이다. 그는 “분홍색과 20대 초반의 귀여움 등 전형적인 K-뷰티스러움보다는 다양한 색상의 제품을 통해 개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한 점이 해외 시장의 좋은 반응을 이끌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라카는 올해 500억 정도의 매출을 낼 거라고 예상한다. 라카에 따르면 구다이글로벌 인수 후 라카의 국내 매출은 약 9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 본부장은 “내년에는 국내 매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언급했다.

라카 관계자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코스모프로프 라스베이거스 2025’에 참가했는데 다수 바이어가 입점을 제안했다”며 “미국 주요 유통업체인 ‘세포라’와 ‘얼타뷰티’ 두 곳에서 입점 제안을 받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라카 매장에서는 코인을 넣으면 무작위로 라카 제품을 받을 수 있는 ‘가챠’(랜덤 뽑기)와 총 6종 중 1~2가지 색을 섞어 나만의 틴트를 만들 수 있는 ‘믹솔로지 바’ 등 다양한 체험도 가능하다.

믹솔로지 바에서 제공하는 색상은 매달 변경될 예정이다. 임 본부장은 “고객이 조합한 색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조합 등은 실제 제품으로 출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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