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외면 받는 TV 속 백화점…새로운 퍼즐 찾는다 [떠나는 소비자, 바꿔야 산다]②
- TV 시청 수요 감소로 역성장
모바일 등 플랫폼 다변화 시도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홈쇼핑 산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 증가로 TV 시청 수요가 지속 감소하면서다. 주요 사업자의 방송 매출 비중은 이미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 최근 홈쇼핑 사업자들이 기존 TV 방송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로운 퍼즐 찾기에 적극 나서는 이유다.
홈쇼핑 뿌리 흔들린다
홈쇼핑 사업자의 본업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 핵심 사업인 TV 방송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아서다. 주요 사업자의 방송 매출 변화가 이를 방증한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7개 사업자(GS샵·CJ온스타일·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NS홈쇼핑·홈앤쇼핑·공영홈쇼핑)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 대비 방송 매출액 비중은 46.7%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0.7%포인트(p) 감소한 것이다.
7개 사업자의 방송 매출 비중이 5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2년부터다. 당해 방송 매출 비중은 49.4%에 머물렀다. 이후에도 7개 사업자의 방송 매출 비중은 2023년 49.1%, 2024년 47.4%로 매년 줄었다.
단순히 매출 비중만 줄어든 것도 아니다. 규모 역시 고꾸라졌다. 7개 사업자의 지난해 방송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1% 줄어든 2조6180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치상으로는 감소 폭이 크지 않아 보이지만 2012년(3조286억원) 이후 최저치다.
이 외에도 각종 지표가 홈쇼핑 산업의 위태로운 현 상황을 잘 보여준다. 7개 사업자의 최근 5년(2021~2025년)간 전체 거래액 연평균증가율(CAGR)은 마이너스(-) 4.2%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액과 방송 매출액 그리고 영업이익의 CAGR은 각각 -1.1%, -3.5%, -10.1%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홈쇼핑 산업의 가장 큰 위기 요인으로 TV 시청 수요 감소를 꼽는다. 이는 홈쇼핑 사업자의 방송 매출 감소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국TV홈쇼핑협회도 7개 사업자의 방송 매출 하락세가 가파른 것이 TV 시청 감소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보급이 활성화되면서 TV 시청 수요가 줄어든 것은 분명하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TV 시청 시간은 170분으로 집계됐다. 10년 전인 2015년(3시간 15분)과 비교하면 25분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 보유율은 77.6%에서 97.1%로 19.5%포인트(p) 늘었다.
TV·모바일 경계 무너진다
이런 상황에서 홈쇼핑 사업자들이 택할 수 있는 전략은 ‘플랫폼 다변화’다. 단기간에 폭발적인 판매량을 올릴 수 있는 TV 방송의 장점을 가져가면서 신규 수입원인 20·30세대를 공략할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까지 갖추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50·60 고령층은 여전히 TV 홈쇼핑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지만, 2030의 젊은 세대는 모바일에 쏠려 있다”며 “TV 시청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모바일 등 멀티 채널 운영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GS샵이 TV 홈쇼핑과 함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회사는 모바일 앱 내 핵심 카테고리 버티컬 매장인 ▲패션Now ▲뷰티# ▲맛있는 발견(푸드) 등을 운영 중이다. 카테고리별 전문 매장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빠르게 탐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회사 내부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GS샵에 따르면 버티컬 매장의 지난 3월 방문객 수와 매출은 이전 대비 100% 내외의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는 신설된 ‘통합세일즈’ 부문을 통해 TV와 모바일을 연계한 통합 세일즈도 더 강화할 방침이다. GS샵 관계자는 “사전 기획부터 마케팅, 판매까지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채널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 동시에 협력사의 판매 성과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홈쇼핑은 TV와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중심의 사업 모델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플랫폼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전통적인 홈쇼핑 사업 영역과 모바일을 넘어서 오프라인 영역으로 입지를 넓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홈쇼핑업계 첫 오프라인 뷰티 편집숍 ‘코아시스’다. 해당 편집숍은 젊은 층 수요가 적은 홈쇼핑 사업자의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에 따르면 코아시스 구매 고객에서 30·4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70%다.
신사업과 함께 본업 경쟁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신개념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해외 직구 라이브 커머스 방송인 ‘글로벌 쇼라직구’를 활용해 희소성 높은 해외 상품들을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도 기존의 익숙한 방식보다 새로운 시도와 도전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특히 올해는 지식재산권(IP) 기반 신규 사업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롯데홈쇼핑은 현재 셀럽 및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여기에 누적 170만 구독자를 보유한 자체 캐릭터 IP인 벨리곰을 활용한 국내외 사업도 더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회사는 포화한 홈쇼핑 시장에서 올해를 ‘도전의 해’로 규정했다”며 “신규 브랜드 확장과 신상품,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한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온라인·모바일·T커머스·사회관계망서비스(SNS)까지 아우르는 멀티 채널로 전방위 매출 확대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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