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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입법 주춤해도…금융권 선점 경쟁 본격화
- [디지털화폐 이정표]②
원화 스테이블코인 표류…법안 쟁점 ‘51% 룰’
KB는 써클, 신한·하나는 삼성…연합 전선 눈길
원화 스테이블코인 입법 ‘제자리’…51% 룰 쟁점
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자산기본법은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 심사 및 당정 협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이후 추진되는 ‘2단계 입법’으로,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유통 ▲거래소 규제 ▲내부통제 등 산업 전반의 기본 틀을 담는 법안이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크지만 법안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4월 15일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2단계 입법 논의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여야 일정 조율이 불발되며 회의가 무산됐다.
해당 법안의 쟁점은 이른바 ‘51% 룰’이다. 은행 지분 50%+1주 이상을 확보한 컨소시엄에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제한하는 은행 중심 모델 도입 여부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한국은행은 금융 안정성과 규제 준수 측면에서 은행 중심 모델을 선호하는 반면, 국회와 비은행권은 혁신 저해 가능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4월 내 법안 논의가 진전되지 않을 경우 6·3 지방선거 국면에 들어서면서 입법 동력이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2026년 내 법 제정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실제 시행은 시행령·감독규정이 마련되는 2027년 이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본다.
KB, 써클과 ‘실행형 협력’…스테이블코인 준비
입법이 지연되는 사이 금융권은 선제 대응에 나섰다. KB금융그룹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선도기업 써클(Circle)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 13일 써클의 창업자이자 CEO 제레미 얼레어(Jeremy Allaire)가 방한해 KB금융 경영진과 회담을 진행했다.
KB금융과 써클의 협력은 실무 중심의 ‘실행형 파트너십’이다. KB금융은 써클의 스테이블코인 발행·관리 플랫폼 ‘써클 민트’(Circle Mint)를 활용한 기술 검증(PoC)을 완료하며 기술적 신뢰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법정화폐 입금을 통한 스테이블코인(USDC) 발행부터 송금, 법정화폐로의 인출 및 스테이블코인 간 교환 등 스테이블코인의 모든 전 과정을 직접 시현했다.
현재 양 사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USDC의 국내 활용 방안 ▲국제결제 분야 협력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성 검토 등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KB금융은 써클과 구축한 견고한 협력 체계를 바탕으로 국내외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신한·하나금융, 삼성과 ‘코인 동맹’ 이룰까
신한·하나금융은 ‘연합 전략’을 택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직접 스테이블코인 관련 논의를 했을 정도로 협력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삼성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인프라 구축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페이 등 기존 결제 플랫폼과 결합할 경우 빠른 확산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하나금융‧삼성이 참여하는 ‘코인 드림팀’이 탄생할 경우 시장 판도를 흔들 수 있다고 본다. 국내 최대 제조 대기업이면서 해외 기반이 있고 ‘삼성월렛’ 등으로 휴대폰 내 탑재된 결제 서비스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삼성이 코인 동맹 파트너 1순위 후보로 떠오른 것이다.
신한금융은 해외 기반이 탄탄하고 그룹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돼 있다. 하나금융도 두나무·네이버 연합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금융사는 준비금 운용과 리스크 관리를 맡고, 삼성은 결제·유통 플랫폼을 담당하는 역할 분담 구조가 유력하다.
우리은행·인뱅도 합류…스테이블코인 경쟁 ‘다자 구도’
우리금융과 인터넷전문은행도 경쟁에 합류했다. 앞서 우리금융 측은 임종룡 회장의 연임을 앞두고 “임 회장은 AI·스테이블코인 시대를 체계적으로 대비해 확고한 시장 선도적 지위 선점에 역할을 할 적임자”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 카카오뱅크도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 4월 8일 기자간담회에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유통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해 글로벌 자산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윤 대표는 “가상자산 2단계 법이 제정되면 스테이블 코인 발행 라이선스를 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는 스테이블 코인이 현실 세계에서 기존의 통장처럼 쓰일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카카오페이를 비롯한 파트너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러한 역할을 해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카카오톡이라는 대국민 서비스와 결합해 편리하고 쉬운 사용성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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