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두쫀쿠’를 만든 작은 브랜드가 고객을 보는 법[허태윤의 브랜드 스토리]
- 자사몰 1년만에 월 매출 13억원을 만든 ‘몬트쿠키’의 브랜딩전략
[허태윤 칼럼니스트]지금 대한민국 국민은 ‘두쫀쿠’(두바이쫀득쿠키)를 먹어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뉜다. 전국의 카페는 물론이고 대기업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두쫀쿠’ 열풍에 올라탔다. 스타벅스 매장에선 지난 1월 30일 전국 6개 매장에서 하루 40개 한정 판매한 '두쫀롤'때문에 새벽부터 오픈런이 이어졌다.
CU는 ‘두바이 쫀득 찹쌀떡’으로 석 달 만에 180만개를 팔았고 배달앱 검색량은 1500배 폭증했다. 헌혈량이 모자라는 겨울철에 두쫀쿠가 열일 하면서 헌혈량도 늘었다. 급기야 장관이 이를 보고하는 과정에 대통령에게 두쫀쿠 얘기를 꺼내면서 국무회의 석상에서도 화제가 됐다. 심지어 전국 판매 현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두쫀쿠맵까지 등장했다. 궁금했다. 두바이에도 없는 이 국적불명의 디저트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진주 3평 매장에서 시작된 열풍
열풍의 시작점은 대기업도 유명 베이커리도 아니었다. 경남 진주, 경상대 후문 골목에 있는 3평짜리 수제쿠키 전문점 ‘몬트쿠키’였다. 직업군인 출신으로 화장품 브랜드의 데이터 엔지니어출신과 제과 기능사 출신 공동창업자가 만든 스몰브랜드. 몬트쿠키의 성공 비결은 고객을 대하는 태도에 있었다.
두쫀쿠는 처음부터 기획된 제품이 아니었다. 고객들이 댓글과 DM, 리뷰로 반복해서 남긴 “쫀득쿠키 두바이초콜릿 버전은 없나요?”라는 요청이 쌓이자 이 회사의 대표는 이를 단순한 피드백이 아니라 ‘제품 개발의 신호’로 읽었다.
문제는 구현이었다. 피스타치오 카다이프 페이스트는 공기에 닿는 순간 식감이 무너진다. 해법은 의외로 단순했다. ‘마시멜로로 만두처럼 감싸면 어떨까?’ 익숙한 방식으로 낯선 재료를 다루는 발상의 전환이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두바이 쫀득 쿠키’다. 중동식 면,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섞은 속을 마시멜로 반죽으로 감싸고 코코아 가루를 입힌 형태다. 보통 신제품 개발에 두세 달이 걸리지만 몬트쿠키는 이를 일주일 만에 시장에 내놓았다. 이미 검증된 쫀득쿠키 베이스와 두바이초콜릿 재료를 조합하고 배송 과정까지 고려한 레시피를 A/B 테스트로 빠르게 확정했다.
출시 후에도 레시피는 계속 진화했다. 개발자들이 오픈 베타를 운영하듯 고객 반응을 보며 단맛을 조절하고 크기를 키웠다. 최근엔 고객 요청을 받아 25g에서 40g으로 중량을 두 배 늘렸지만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다. 원가가 올라 이익이 줄어드는 구조였지만 몬트쿠키는 “가격 경쟁을 하면 결국 품질을 포기하게 된다”며 적정가 기준을 지켰다.
브랜드를 지켜주는 팬덤 ‘몬뭉이’
이런 태도는 브랜드 팬덤 ‘몬뭉이’를 만들어냈다. 5초 만에 지었다는 이 애칭은 이제 단순한 고객 호칭을 넘어섰다. 경쟁업체의 악성 리뷰 공격이 있었을 때 몬뭉이들은 정황을 캡처하고 제보하며 브랜드를 지켰다. 이 대표는 “가만히 있으면 이분들이 상처받겠다고 생각했다”며 감정적 대응 대신 사실과 기준을 짚는 입장문을 냈다. 팬덤은 이벤트나 혜택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고객을 구매자가 아니라 ‘브랜드의 참여자’로 대할 때 관계는 구매를 넘어선다.
몬트쿠키는 이 관계를 자사몰 중심으로 설계했다. 커머스 플랫폼에서는 매출이 쌓여도 관계는 남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다. 자사몰 매출 비중 80%, 월 매출 13억원이라는 성과보다 중요한 건, 고객 등급을 구매 금액이 아닌 ‘관계의 깊이’로 나눴다는 점이다. 몬뭉이→단골 몬뭉이→VIP 몬뭉이 구조는 ‘얼마나 샀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함께했느냐’를 기준으로 한다. 카카오 채널 회원 5만명은 마케팅 채널이 아니라 CS 창구이자 제품 개발의 데이터 소스다. 고객의 불편과 요청이 한곳에 모이고 그 목소리가 다시 운영 결정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
그리고 가장 주목할 대목은 ‘원조’ 논쟁에 대한 태도다. 두쫀쿠가 전국적 열풍이 되자 유사 제품이 쏟아졌다. 보통의 브랜드라면 원조를 강조하며 시장을 독식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이 유행이 저희만의 힘으로 만들어진 건 아니다. 디저트 가게 사장님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만들어 주시면서 열풍이 확산됐다. 경쟁자라기보다 유행을 함께 만들어가는 동반자”라고 말했다. 원조로서 기준을 지키되, 시장 전체를 적대시하지 않으며 파이를 키우는 전략이다.
몬트쿠키는 ‘두쫀쿠 유행은 지금이 최고점’이라고 스스로 진단한다. 디저트 트렌드의 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쇼츠와 릴스는 피로감을 더 빠르게 만든다. 그래서 하나의 히트 상품을 오래 끌기보다 ‘다음 실험을 계속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데 집중한다. 피스타치오 다음은 헤이즐넛이다. ‘이태리쫀득쿠키’는 이미 준비됐고 또 다른 실험은 고객의 목소리에서 시작될 것이다.
두쫀쿠 현상의 이유를 많은 언론이 ▲SNS 바이럴 ▲셀럽 인증 ▲희소성 마케팅으로 분석한다. 모두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것의 출발은 이 작은 브랜드가 고객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시작됐다. 진주 3평 매장 시절부터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 요청을 제품으로 구현하고 ▲빠르게 실험하며 ▲기준을 지키고 ▲관계를 설계한 브랜드의 태도 말이다.
유행이후를 준비하는 브랜드
스타벅스와 파리바게뜨가 뒤늦게 두쫀쿠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소비자들은 이미 원조가 어디인지 알고 있었다. 네이버 쇼핑 12주 연속 1위는 검색 알고리즘의 결과가 아니라 고객이 직접 선택한 결과였다. 재구매율 10%, 리뷰 긍정률 90% 이상이라는 수치는 일회성 유행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브랜드의 증거다.
“처음에는 유행이라서 샀는데 돌고 돌아 역시 몬트쿠키네요.” 최근 자사몰에 늘어나는 이런 리뷰야말로 몬트쿠키가 진짜 원조인 이유를 보여준다. 유행을 만든 브랜드는 많지만 유행이 지나간 뒤에도 기준으로 남는 브랜드는 드물다. 몬트쿠키는 후자가 되기로 선택했다.
두쫀쿠 열풍은 곧 다음 유행으로 대체될 것이다. 하지만 몬트쿠키가 보여준 브랜딩의 교훈은 오래 남을 것이다.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빠르게 실험하고 ▲기준을 지키고 ▲관계를 설계하는 것. 바로 이것이 진주 3평에서 시작된 작은 브랜드가 전국적 열풍의 원조가 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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