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미 해군 MRO 시장 도전 나선 최성안...삼성重, 신성장동력 탑재할까
- [조선의 수장들]②
8년 적자행진 삼성중공업 구원투수로 등판
9년 만에 흑자 전환 성공…대표적인 ’플랜트 전문가’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플랜트 전문가’로 삼성중공업 실적 개선에 성공한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가 미국 군수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해양플랜트 시장에선 남다른 존재감을 뽐낸 삼성중공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탑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성안 대표는 1960년생으로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삼성엔지니어링에 입사했다. 최 대표는 2005년 정유사업본부 PM, 2012년 조달본부장, 플랜트사업1본부장 등을 거쳐 2018년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치밀하고 꼼꼼한 업무 스타일로, 기술 중심의 전략을 중시하는 엔지니어형 경영자로 평가된다.
최 대표는 삼성엔지니어링 재직 시절 뛰어난 기술력과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2018년 위기에 빠진 삼성엔지니어링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그가 삼성엔지니어링의 키를 잡자 2017년 219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은 2022년 7030억원으로 5년만에 30배 넘게 급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에 이어 삼성중공업도 실적 개선
이 과정에서 삼성 수뇌부의 신임을 얻은 최 대표는 지난 2022년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삼성중공업 대표 자리에 올랐다. 최 대표가 취임하기 전 삼성중공업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8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 누적 영업손실만 5조원 이상에 이른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안을 전격 제출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룹 차원의 대규모 유상증자 참여에도 불구하고, 시장 일각에서는 매각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속에서 다시금 구원투수로 등판한 전문가가 바로 최 대표다. 최 대표는 2022년 말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과 고부가 선종 위주의 사업 구조 전환에 집중했다. 특히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설비(FLNG) 분야에서의 초격차 기술력 확보와 함께 생산공정 병렬화 등 공정 개선을 병행하며 원가 경쟁력을 강화했다.
그 결과 삼성중공업은 지난 2023년 매출 8조94억원 영업이익 2333억원을 기록하며 9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2년(매출 5조 9447억원, 영업손실 8544억원)과 비교해 매출은 약 35% 오르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삼성중공업의 호실적은 해양플랜트 부문이 이끌었다. 해양플랜트는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분야다. 일반적인 고부가가치 선박보다 가격이 3~5배가량 비싸다. 최 대표는 경쟁사들이 상선·특수선 분야에 집중하는 틈을 타 해양 플랜트에 역량을 쏟아부었다. 삼성엔지니어링 시절부터 갈고 닦아온 플랜트 전문가로서의 역량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FLNG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매출액 9조9031억원, 영업이익 502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4%, 115% 증가한 수치다. 올해 2분기에는 잠정 실적으로 매출 2조6830억원, 영업이익 2048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6.7% 증가했으며, 이는 11년 만에 분기 2000억원을 넘긴 성적이다.
상반기 누계 기준으로는 매출 5조1773억원, 영업이익 3279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1%, 57.2%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LNG 운반선과 에탄 운반선 등 가스선 중심의 상선 발주와 FLNG 중심의 해양플랜트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중공업은 아프리카 선주와 예비 계약을 체결한 해양생산설비의 본 계약 체결 가능성이 있으며, 연내 발주가 유력한 FLNG 프로젝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2분기 2000억원대 영업이익은 11년 만의 성과”라며 “연초 제시한 연간 매출 10조5000억원, 영업이익 630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속에서 삼성중공업은 지난 8월 ‘마스가’(MASGA) 플랜에 동참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8월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비거 마린 그룹(Vigor Marine Group)과 미국 해군의 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 등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미국 해군 및 해상수송사령부 MRO사업에 본격 참여
비거 마린 그룹은 미국 군함 유지보수 및 현대화, 특수임무용 선박의 MRO 전문 조선사다. 오리건, 워싱턴, 캘리포니아, 버지니아 등 4개주에 해군 인증 도크와 가공공장 및 수리 서비스 사업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간 MOU 체결을 통해 삼성중공업은 조선∙해양 분야 첨단 기술력, 운영 노하우, 최적화된 설비 등을 기반으로 미국 해군 및 해상수송사령부 MRO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미국 해군 MRO 시장은 연간 20조원 규모로 글로벌 MRO 시장 중 가장 크다.
삼성중공업은 MRO 사업 협력의 성과를 토대로 향후 상선 및 특수선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한다. 미국 파트너 조선소와의 공동 건조도 적극 추진한다. 삼성중공업의 기술력이 미국 조선업 재건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추가적인 협력 파트너 조선소 확보도 적극 검토 중이다.
다만 한화오션 등 경쟁사가 군함·잠수함 등 특수선 분야에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한 것과 달리, 삼성중공업의 특수선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최 대표는 “미국의 대표적인 MRO 조선사인 비거 마린 그룹과 협력하게 돼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며 “세계 최고수준의 MRO 서비스를 제공하고,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 상선 및 지원함 건조까지 수행할 수 있는 기틀 마련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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