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CONOMIST

IPO 종목 선별 시작되나...진검승부는 이제부터

증권 일반

하반기 IPO 시장은 새로운 확약 제도와 함께 분기점을 맞고 있다. 7월 이후 첫 적용 기업들이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10월부터는 다수의 공모 기업들의 수요예측이 집중되면서 새로운 제도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보다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양한 규모의 공모주들의 상장 시점이 겹치다 보니 기업과 주관사 모두 확약률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분위기다.10월과 11월 IPO 일정에는 더핑크퐁컴퍼니·세네테크놀로지·알지노믹스·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등 다양한 기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기업들은 10~11월 두 달간 약 10곳 안팎으로, 그동안 밀린 공모주들이 한꺼번에 시장에 등장하는 양상이다.더핑크퐁컴퍼니는 글로벌 IP ‘핑크퐁’과 ‘아기상어’로 잘 알려진 콘텐츠 기업이다. 공모가 밴드를 3만2000~3만8000원으로 제시하며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이 최대 54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세네테크놀로지는 전력 반도체와 전기차용 전력변환장치(인버터) 등을 주력으로 하는 전력반도체 기업으로, 4만7550~5만6800원의 공모가 밴드를 제시해 5000억원대 기업가치가 예상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각 업종 내 대표주자로 꼽히는 만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알지노믹스는 유전자 치료제 플랫폼을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으로, 1만7000~2만2500원의 공모가 밴드를 통해 약 35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는 초소형 위성 제작과 발사체 운영 기술을 보유한 우주항공 기업으로, 공모를 통해 약 2000억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신약 개발을 추진하는 에임드바이오가 1000억원 안팎 규모의 공모를 준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전력설비 전문 비츠로넥스텍 ▲반도체 장비업체 이노테크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 아로마티카 ▲인공지능 스타트업 노타 ▲광학부품 제조사 그린광학 등도 연이어 일정을 잡으며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10월 중소형 공모주 러시…옥석가리기 본격화시장에서는 이번 중소형 공모주들의 '러시'가 결국 옥석 가리기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관들 역시 일부 공모일정에서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만큼 밸류에이션이 합리적이고 펀더멘털이 뒷받침된 기업에는 적극적으로 확약을 걸겠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에는 참여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이 같은 기준이 10~11월 공모를 진행하는 기업들의 수요예측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또 새로운 제도에 따르면 기관 확약률이 기준치에 미달하면 전체 공모 물량의 1%(상한 30억원)를 자기자본으로 인수해 6개월간 보유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만큼, 주관사에게도 이번 공모주 일정 집중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중소형 IPO 공모액의 1%가 큰 금액은 아니지만 만약 상장 후 주가가 하락한다면 수수료 수익에 맞먹는 손실을 낼 수 있다. 또 확약비율 충족 실패는 곧바로 각 하우스의 평판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어. 각 공모주들의 성적표가 그 어느때보다도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관계자는 “요즘은 IPO를 하면 기본적으로 10억원 정도를 투자금으로 깔고 가는 만큼 패널티가 큰 부담은 아니지만, 중소형사의 경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또 확약 성적이 저조할 경우 적정 밸류를 설정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어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실제로 일부 주관사의 경우 공모가 밴드를 보수적으로 제시하거나, 기존 계획보다 할인율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시장 친화적인 전략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기관 대상 로드쇼를 늘려 기업가치와 성장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거나, 가점에 따른 배정 비율을 조정해 장기 확약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시장 환경 변수…'예비 대어'들에도 영향다만 시장 환경은 또 다른 변수로 꼽힌다. 에스투더블유와 명인제약이 상장할 당시에는 국내 지수가 상승세에 있어 흥행에 일정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지만, 향후에도 같은 결과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시장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 랠리가 유입 자금을 떠받치고 있지만 여기에 기준금리, 환율 등 거시 환경의 변화가 IPO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기관 입장에서는 장기 확약을 선택할 경우 향후 시장 상황에 따른 손익 리스크를 고려해야 하는 만큼 확약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시장에서는 확약 기간별 분포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번 제도는 단순히 확약 참여율뿐 아니라 확약 기간에 따라 배정 비중을 달리하는 구조다. 15일·1개월·3개월·6개월 구간 중 장기 확약이 얼마나 확보되는지가 제도의 성패를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그동안 소규모 IPO에서는 장기보다는 단기 확약에 쏠린 사례가 많았던 만큼, 이번 10~11월 진행되는 공모주들의 수요예측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된다.이 밖에 이번 기관 수요예측이 단순히 개별 기업 성과에 그치지 않고, 대기 중인 예비 대형 IPO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안에 상장을 마무리하는 기업들의 확약률과 청약 결과가 내년 시장 기대치의 선행 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의무 확약 비율이 기존 30%에서 40%로 확대될 예정이어서, 소노인터네셔널, 케이뱅크 등 상장을 추진중인 '예비 대어'들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업계 관계자는 “에스투더블유와 명인제약이 기관 수요예측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기관들이 제도에 적응하고 안정적인 수요예측을 보일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며 “올 연말까지의 결과가 내년 IPO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5.10.16 09:00

4분 소요
과도한 우려였나...확약 다 채운 공모주들

증권 일반

7월부터 기업공개(IPO) 시장에 제도 개선안이 시행됐다.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의 최소 30% 이상을 의무보유확약 신청 물량에 우선 배정하며 확약 기간에 따라 배정 비중을 달리하고, 기준을 채우지 못할 경우 대표주관사가 전체 공모 물량의 1%(상한 30억원)를 자기자본으로 6개월간 보유해야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단기 차익을 노린 단타성 자금을 걷어내 장기 투자자 중심으로 수요를 재편하겠다는 데 있었다.제도 시행 직후 IPO 시장은 얼어붙었다. 기관들이 공모주 확약에 얼마나 참여할지 장담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퍼지면서, 수요예측 흥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기업들은 규제 적용을 피하려 6월 말까지 증권신고서를 서둘러 제출했고, 그 여파로 제도가 처음 시행된 7월에는 신규 증권신고서 제출이 사실상 끊겼다.특히 상장 기업들에게는 제도 시행의 첫 시험대가 된다는 부담이 작용했다. 만약 상장 기업들이 첫 적용 사례가 돼 기관 수요예측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기업 이미지뿐 아니라 향후 투자 수요에도 부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주관사 역시 흥행여부에 따라 따라 시장 평판이 좌우될 수 있다는 압박이 있었다.제도 시행 이후 공백을 깨고 첫 시험대에 오른 기업은 에스투더블유였다. 에스투더블유 역시 본래 6월 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8월 상장을 추진했지만, 전자증권 전환 과정에서 차질이 생겨 일정을 철회한 뒤 엿새 만에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하게 돼 제도개선안을 처음으로 적용받는 기업이 됐다. 다른 후보들이 이미 8월 말 상장을 확정한 상황이어서, 9월 상장 일정에 오른 IPO기업은 에스투더블유가 사실상 유일했다.확약 다 채운 공모주들…시장 불안 완화다만 에스투더블유는 수요예측과 청약 모두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이며 제도 시행에 따른 불확실성을 일정 부분 걷어냈다. 기관 수요예측에는 2300여 개 기관이 참여해 1145.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공모가는 희망밴드 최상단인 1만3200원으로 확정됐다. 일반청약에서도 1973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청약 증거금 5조1426억원이 몰렸다.특히 우려가 컸던 기관 확약 비중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점은 주목할만했다. 전체 기관 배정 물량 115만2000주 가운데 72.6%인 83만6776주가 확약됐다. 바뀐 제도의 기준인 30%의 두배를 넘어서는 기록이었다.확약 기간별로 보면 15일 확약이 38%(31만4377주), 1개월이 33%(27만6231주), 3개월이 20%(16만9482주), 6개월 이상이 9%(7만669주)였다. 일각에서는 회전율 저하 부담으로 기관들이 저조한 참여를 보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실제 결과는 달랐다. 미확약 물량은 27.4%(31만5224주)에 그쳤고, 3개월 이상 장기 구간에서도 일정 비중이 확보됐다. 뒤이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추진한 명인제약도 흥행에 성공했다. 명인제약은 9월 17~18일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488.95대 1을 기록했고, 공모가는 희망밴드 상단인 5만8000원으로 확정했다. 일반청약에서도 58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무려 17조3634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특히 기관 확약률은 배정 물량 기준으로 90%에 달했다. 이는 명인제약이 시장 친화적인 밸류에이션을 제시하면서 기관들이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 확약을 선택한 결과로 해석됐다. 눈에 띄는 부분은 명인제약의 경우 에스투더블유에 비해 중장기 확약 비중이 뚜렷했다는 점이다. 공시에 따르면 명인제약의 기관 15일 확약은 20만3409주(10.5%), 1개월은 57만1104주(29.3%)였다. 반면 3개월 확약은 72만1781주(37.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6개월 확약도 25만868주(12.9%)에 달했다.기관들의 확약이 늘어나면서 상장 후 유통 물량이 줄어들자 두 회사의 주가 역시 좋은 흐름을 보였다. 에스투더블유는 상장 첫날 공모가(1만3200원)을 훌쩍 넘는 4만원을 기록한 뒤 3만원 내외의 주가를 유지하고 있고, 명인제약은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5만8000원)의 두배 수준에서 마감하며 강세를 보였다.좋은 성적 거둔 두 기업…참여 기관 늘어나나제도 적용 후 첫 두 기업이 모두 확약 기준을 무난히 충족하자 시장 참여자들 역시 새 제도에 적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제도 시행이 활황이던 IPO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걱정이 있었지만, 제도가 의도한 대로 장기 투자 유인이 강화되자 기관들이 대거 확약에 나서면서 확약에 참여하겠다는 의향을 밝히는 기관들이 늘고 있는 모습이다.주관사들이 우려했던 불확실성도 한층 줄었다. 제도 시행 직후에는 확약률이 미달할 경우 자기자본으로 물량을 떠안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지만, 첫 두 종목이 기준선을 크게 웃돌면서 최소한의 리스크는 해소됐다는 평가다.특히 이번 결과는 IPO 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그동안 경쟁률이나 공모가 수준이 흥행의 핵심 지표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확약률과 기간별 구성이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했다. 기관들은 물량 확보를 위해 확약 전략을 필수적으로 고려하게 됐고, 주관사들도 IR 과정에서 장기 보유 논리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게 됐다.업계 관계자는 “제도 시행 초기에는 불확실성이 컸지만 첫 적용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시장의 우려를 조금은 해소했다”며 “앞으로는 기업 펀더멘털과 가격 안정성이 담보된다면 확약률이 흥행을 가르는 핵심 잣대로 자리 잡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25.10.16 08:59

4분 소요
10년간 360% 오른 금, 코스피 압도…불확실성 커질 때마다 신뢰 재확인

국제 경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9월 30일(현지시간) 기준 국제 금 현물 가격은 트로이온스(온스)당 3866.90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 정부의 부채 증가 문제와 인플레이션 우려, 달러화의 국제적 지위 약화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값은 올해 들어서만 40% 넘게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당분간 금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압박해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경우, 최악의 경우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국채의 1%가 이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게 되면 금값이 온스당 50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국 국채는 전통적으로 안전자산으로 평가돼 왔지만, 연준의 독립성이 위협받으면 투자자들이 국채 대신 금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기본 전망으로는 2026년까지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UBS를 비롯한 글로벌 IB들도 잇달아 금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 9월 UBS는 2025년 말 기준 금 목표가를 온스당 3500달러에서 3800달러로 올렸고, 도이치뱅크는 2026년 평균 금 가격 전망치를 온스당 4000달러로 수정했다.금본위제 붕괴·오일쇼크로 금 위상 높아져역사적으로 금값은 글로벌 경제가 흔들릴 때마다 급등했다. 1971년 금본위제가 붕괴되고 오일쇼크가 닥쳤을 때가 대표적이다. 금본위제란 화폐 가치를 금에 연동시키는 제도를 말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중심이 돼 새로운 국제 금융질서를 구축하면서 달러와 금의 교환(1온스=35달러)을 약속했고, 달러는 기축통화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으로 미국의 지출이 급증하고 재정적자가 확대되자 달러 공급이 급증했고 닉슨 대통령은 달러-금 태환 정지를 선언했다.금본위제가 무너진 직후 1차 오일쇼크(1973년)로 물가가 급등하자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몰리며 금값도 급등했다. 1970년대 초 온스당 35달러 수준이던 금값은 1974년 말 180달러를 돌파했다. 1979년 2차 오일쇼크로 국제 경제가 흔들리자 금값은 1980년 초반 850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달러가 기축통화로 제 역할을 하고, 연준이 고금리 정책을 도입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억제되자 금값은 내리막을 걸었다. 1985년에는 300달러 수준까지 내려 앉았다. 주식시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금의 매력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금값 급등의 새로운 분수령이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번지자 달러 신뢰도가 흔들렸다. 투자자들은 금으로 몰려들었다. 금융위기 직전 800달러 수준이던 금값은 2011년 온스당 약 1920달러까지 폭등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사상 처음으로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극대화됐고, 이는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됐다. 그러나 이후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자 금값은 하락세로 전환했다. 2013년에는 1200달러, 2015년에는 1050달러까지 밀리며 2011년 고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융위기·코로나19 사태, 안전자산 재확인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은 금을 다시 안전자산으로 부각시켰다. 글로벌 경제가 혼란에 빠지고 주가가 폭락하면서 주식시장이 얼어붙자 투자금은 금으로 몰렸다. 각국 정부의 초저금리 정책과 대규모 재정지출로 화폐가치 하락 우려가 커진 것도 금 수요를 자극했다. 같은 해 8월 금값은 온스당 2070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질서가 흔들리자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고, 각국 중앙은행은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금 매입을 늘렸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은 1136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 결과 금값은 2000달러 선에 안착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관세 정책,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금값은 사상 최고 기록을 잇달아 새로 쓰고 있다.그렇다면 2015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금과 주식 중 더 나은 수익을 안겨준 자산은 무엇일까. KRX정보데이터에 따르면 2015년 1월 2일 금 가격은 1g당 4만2300원, 코스피는 1926.44, 코스피200은 244.79였다. 2025년 9월 30일 기준 금 가격은 1kg 골드바 기준 1g당 19만4850원, 코스피는 3424.60, 코스피200은 474.03으로 나타났다. 약 10년간 금은 360% 상승했지만, 코스피는 77.7%, 코스피200은 93.6%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는 2058.20에서 6688.46으로 224.9% 올랐다.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10월 월간 전망 자산전략 보고서를 통해 “금이 역사적 고점을 기록한 만큼 일시적 약세 가능성도 열어둬야 하지만, 10월에도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중동 정세 불안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어 금에 대한 안전자산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5.10.15 09:00

3분 소요
클래식은 영원하다? 디지털 시대에 되살아난 안전자산 ‘금’

국제 경제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금이 투자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금은 대표적인 가치 저장 수단(안전자산)으로 여겨졌는데, 단기간에 급격히 가격이 오르면서 새로운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다는 해석이다.KRX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26일 KRX금시장에서 거래된 1kg 골드바의 가격은 1g 기준 17만9800원이었다. 지난해 말 골드바의 1g당 가격이 12만785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서만 약 40%가 오른 셈이다.글로벌 주식시장의 대표 지수 중 하나로 꼽히는 S&P500 역시 같은 기간 상승률이 약 13%에 불과했다. S&P500은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가 기업 규모·유동성·산업 대표성을 감안해 보통주 500종목을 선정하고 이를 대상으로 작성해 발표하는 주가지수다. 이 기업들은 대부분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 흐름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같은 기간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 가격이 1억3925만원에서 1억5820만원으로 13.6% 오른 것과 비교하면 금의 상승폭은 3배에 가까웠다.그렇다면 최근 금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배경은 무엇일까.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론된다. 미국이 세계 각국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 내 수입 물가 상승 우려가 커졌다. 이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강화하는 연쇄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다. 관세 정책은 물가뿐 아니라 글로벌 교역 위축 우려도 동반하는데, 이는 세계 경제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전문가들은 “미국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즉 ‘금’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이에 금 가격도 치솟았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미국 달러화 가치는 올해 상반기에 10% 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유로·엔 등)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상반기에 10.8% 하락했다. 이는 1973년 금본위제 붕괴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달러인덱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인 1월 중순 110.176을 기록했지만, 7월 1일 오전 9시 32분 기준 96.690으로 연저점을 찍었다. 뉴욕타임스는 “달러화가 투자자들에게 과거와 같은 안전자산 역할을 지속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금 투자 방식이 다변화한 것도 금값을 끌어올린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과거 금 투자는 금반지나 골드바를 직접 사서 보관하는 형태였지만, 지금은 실물을 직접 소유하지 않아도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졌다. 실물 금을 보관하면 도난이나 분실 위험이 있고 되팔기도 쉽지 않아 불편했지만, ‘금 통장’ 등 계좌 기반 투자 방식은 이런 불편을 해소했다. 금 통장(골드뱅킹)은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은행 계좌를 통해 금을 0.01g 단위로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이다. 가입 기한이나 금액 제한이 없고 자유롭게 매입·매도가 가능하다. 8월 말 기준 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 합계는 1조2,000억 원을 돌파했는데, 1년 전보다 85% 증가한 수치다.금 상장지수펀드(ETF)도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금 관련 ETF는 10개이며, 올해에만 4개가 새로 상장됐다. 금 ETF는 ▲국내 금 현물 ▲국제 금 현물 ▲국제 금 선물에 투자하는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금 현물 ETF는 한국거래소가 발표하는 KRX 금 현물 지수를 추종한다. 금 보관 비용을 제외한 현물 시장 가격 수익률을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투자자는 현물 금을 보유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투자 가능하다.실물 금을 은행에 맡기고 운용 수익을 받는 상품도 등장했다. 하나은행의 ‘하나골드신탁(운용)’은 가정에 보관 중인 금을 은행에 맡기면 시세에 따라 연 1.5%의 운용수익을 제공한다. 투자자는 수익을 현금이나 금 실물 중 선택해 받을 수 있다.김치 프리미엄 주의·위험 분산 관점 필요일각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금 투자 열기가 높아지면서 국제 시세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등 투기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글로벌 금 시세는 g당 17만370원으로, 국내 금 가격(17만9,800원)보다 5% 이상 낮았다. 거래소는 “KRX 금시장은 실물 금지금(순도 99.5% 이상)을 기초로 거래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투자 수요가 공급량보다 많을 경우 괴리가 발생한다”며 “국내 가격이 국제 시세보다 높게 형성되는 점을 감안해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금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안전자산의 성격이 강한 만큼 투자보다는 위험관리(헤지·hedge)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진짜 금값이 된 금, 얼마까지 갈까?’라는 보고서에서 “단기간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단기 차익을 노리기보다는, 포트폴리오 위험 분산과 중장기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2025.10.15 08:00

4분 소요
‘IMA 1호’ 사업자 정조준…내부통제·리스크 관리 시험대

증권 일반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상반기 금융투자업계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업계 1위 입지를 공고히 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두 자릿수 성장세를 달성하며 ‘넘버원 전략’의 성과를 입증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번 호실적은 글로벌 유동성 회복과 증시 활황이라는 외부 환경의 수혜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따른다. 시장 호조세가 꺾일 경우 방어력이 입증될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기업금융(IB)·발행어음·부동산 PF 등 고위험·고수익 구조에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선택한 돌파구는 종합투자계좌(IMA) 인가다. 자기자본 확충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지만, 반복된 내부통제 허점과 금융당국 제재 이력이 ‘1호 사업자’ 도전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6월 말 기준 별도 자기자본은 10조5216억원으로 종투사 요건인 8조 원을 상회, 발행어음 잔액은 17조9725억원으로 업계 최대 규모다. 단순 계산 시 IMA 인가를 받을 경우 최대 10조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추가로 끌어올릴 수 있다. IMA 제도는 자기자본의 최대 300%(발행어음은 200% 이내)까지 조달·운용을 허용한다. 발행어음 한도를 이미 소진한 한투 입장에서는 인가가 곧 새로운 성장 엔진을 의미한다.한국투자증권은 IMA 시장 안착을 위해 글로벌 금융사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2023년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중 하나인 칼라일그룹과 협력해 해외 크레딧 상품 독점 판매권을 확보했다. 같은 해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사모펀드를 출시했다. 올해 5월에는 골드만삭스자산운용과 양해각서(MOU)를 체결, 펀드 소싱·자료 공유·직원 교류를 확대했다. 6월에는 미국 대체투자사 클리프워터 지분을 인수하며 상품 공급력을 보강했다.이 같은 글로벌 소싱 노력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개인 고객 금융상품 잔고는 올 6월 말 기준 76조원대로 불어났다. 매달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이 리테일 채널로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를 IMA 초기 시장의 안정적 기반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모회사 한국금융지주의 지원도 탄탄하다. 올해 9월 한국투자증권은 90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같은 달 한국금융지주는 4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섰다. 이는 모두 한국투자증권 자본 확충에 투입될 예정이다. 연말 기준 자기자본은 12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통제 허점…인가 심사 변수다만 IMA 인가의 최대 변수는 내부통제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 금융당국 제재를 받았다. 지난 3월에는 불건전 영업 행위 위반으로 기관경고와 함께 과태료 44억9000만원이 부과됐고, 일부 임직원은 정직·감봉 처분을 받았다. 이어 4월 초에는 전자금융거래 안전성 확보 의무 위반으로 기관주의 및 과태료 1800만원 조치가 내려졌다. 같은 달 중순에는 사모펀드 불완전판매와 설명의무 위반 등으로 또다시 기관경고를 받았다.회계 오류도 드러났다. 한국투자증권은 2019~2023년 5년 치 사업보고서를 정정하면서 매출 차이가 5조원 이상 발생했다. 지난 8월에는 외환거래 관련 회계 오류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았다. 고의성은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지만, 동일한 오류가 재발할 경우 즉각 회계 감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 관리 역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김성환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360도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연이어 발생한 제재와 오류는 말과 현실의 괴리를 드러냈다. 여기에 한국투자증권의 기존 사업 구조 역시 부담 요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는 자기자본의 40%를 웃도는 수준이며 이 가운데 70% 이상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다. 중·후순위 비중도 높아 경기 둔화 시 충당금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발행어음 역시 리스크로 지목된다. 현재 잔액 18조원 대부분이 단기 만기에 몰려 있어 차환 리스크가 존재한다. 자기자본 대비 비매칭 차입부채 비율은 2.8배로, 주요 경쟁사 대비 높은 편이다. 발행어음이 수익성 강화의 핵심 축이었던 만큼, 안정적인 차환 능력이 흔들리면 시장 신뢰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금융당국은 연내 IMA 신규 사업자를 지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제재 이력, 대주주 요건 등 심사 기준이 강화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올해가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한투증권은 자본력과 글로벌 소싱 능력에서 경쟁사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반복된 내부통제 실패와 구조적 리스크 관리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인가 도전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상반기 최대 실적은 한국투자증권의 단기 경쟁력을 증명했다. 하지만 이제 시장의 시선은 IMA 인가 여부에 쏠려 있다. 김성환 대표가 내세운 ‘넘버원 전략’이 IB 중심의 단기 성과에 그칠지, 아니면 IMA를 발판으로 장기적 성장 기반을 구축할지는 향후 리더십의 성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업계 한 관계자는 “한투증권은 자본력과 딜 소싱 역량에서 확실히 우위에 있다”면서도 “투자자 보호와 내부통제 신뢰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1호 사업자 타이틀도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2025.10.14 09:00

4분 소요
증권업계 1위 성과…‘아시아 No.1 증권사’에 한 걸음 더

증권 일반

회사의 성장 여부는 곧 리더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특히 규제 등 환경 변화가 많은 금융권의 수장들은 더욱 세심하고 신중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코노미스트가 국내 금융사를 이끄는 최고경영자(CEO)들의 전략과 성과 등을 통해 리더십을 분석합니다. 한국투자증권이 2025년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업계 최정상 자리를 굳혔다. 그 배경에는 2024년 1월 취임한 김성환 사장의 뚜렷한 경영철학과 전략적 리더십이 자리한다. LG투자증권을 거쳐 2005년 한국투자증권에 합류한 그는 기업금융(IB)·경영기획·리테일 등 증권사가 수행하는 전 영역을 두루 경험하며 전문성과 실무 능력을 쌓아왔다. 이러한 이력은 취임 이후 공격적인 시장 개척과 안정적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큰 힘이 됐다.재무성과 : 업계 최초 반기 순이익 1조 돌파김 사장은 ‘새로운 시장을 먼저 발견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남들보다 앞서 만든다’는 원칙을 바탕으로 한국투자증권의 성장축을 넓혀왔다. 증권업계 최초로 부동산PF 비즈니스를 정착시킨 것은 물론, 발행어음을 도입해 기업과 개인 고객을 아우르는 안정적 자금 조달 기반을 구축했다. 특히 개인 고객 부문에서는 차별화된 상품 라인업과 맞춤형 자산관리 역량을 앞세워 국내 증권사 최초로 개인 금융상품 잔고 50조원을 돌파했고, 개인 고객 자산규모 1위라는 성과를 일궈냈다.그의 경영철학은 명확하다. “금융은 고객이 성공해야 성장하는 비즈니스”라는 신념이다. 이는 단순히 상품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의 장기적 자산 증대와 신뢰 확보를 중시하는 태도로 이어졌다. 김 사장은 “최고의 성과를 내는 만큼 최고의 대우를 제공하고, 이에 따라 최고의 인재들이 모이면 결국 최고의 성과로 돌아온다”는 선순환 경영론을 강조한다. 전략 : ‘아시아 No.1 증권사’ 비전한국투자증권이 내세운 비전은 ‘아시아 No.1 증권사’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김 사장은 글로벌화와 디지털화를 양대 축으로 제시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임직원에게 도전정신과 창의적 차별성을 주문했다. “남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차별성을 확보해야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 전략은 실질적인 글로벌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외화 신디케이트론 시장에서 글로벌 대형 은행들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고, 중국·홍콩뿐 아니라 몽골, 프랑스 기업들의 외화채 발행까지 주관하며 글로벌 부채자본시장(DCM)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또한 골드만삭스, 칼라일 등 해외 유수 금융사와 협업을 본격화해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글로벌 대체투자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 사장은 2030년까지 개인 고객 자산을 200조원으로 확대하고, 해외자산 비중을 현재 15%에서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혁신·디지털 전환 : MTS 고도화 및 데이터 기반 초개인화디지털 부문에서도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비대면 주식거래 확산에 발맞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고도화해 위탁매매 수익을 확대했고, 데이터 기반 초개인화 금융 콘텐츠와 디지털 맞춤형 컨설팅을 통해 고객관리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는 “고객과 함께가 아니면 정상에 오를 수 없다”는 그의 발언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실행이다.사업 영역의 확장에 따라 리스크 관리 역시 강화되고 있다. 김 사장은 전천후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해 다양한 자산군과 글로벌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도록 체계를 고도화했다. 동시에 회사의 성장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고려하며, 직원들에게는 ‘성과에 상응하는 보상’을, 시장에는 ‘차별화된 서비스와 신뢰’를 제공하는 조직 운영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김 사장의 지휘 아래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반기 기준 국내 증권사 최초로 1조원대 순이익을 돌파했다. 반기 누적 영업이익 1조1479억원, 순이익 1조252억원이라는 기록은 업계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브로커리지, 자산관리, 기업금융,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각 부문이 고른 성장을 이어간 결과다.특히 자산관리 부문에서는 글로벌 특화 상품 강화로 금융상품 잔고가 반년 만에 67조7000억원에서 76조1000억원으로 증가했고, IB 부문은 IPO·채권 인수·유상증자 등에서 업계 최고 성적을 냈다. 여기에 발행어음 도입에 이어 하반기 종합투자계좌(IMA) 인가 추진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또 한 번 제도권 내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대외 평판 및 소통 : ‘비전·차별성·성과’김성환 사장의 리더십은 ‘비전·차별성·성과’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그는 업계의 치열한 경쟁과 불확실성 속에서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글로벌 무대를 넓히며, 고객과 직원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조직에 심어왔다. 업계에선 이제 그의 앞에는 아시아 넘버원 증권사라는 더 큰 도전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그 목표를 실현할 수 있을지, 김 사장의 다음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2025.10.14 08:00

4분 소요
‘업비트 효과’ 넘어야…케이뱅크, 추가 성장 돌파구는?

은행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 삼수생’의 부담 속에서 새로운 성장 해법 찾기에 분주하다. 그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 제휴에 힘입어 단숨에 몸집을 키웠지만, 계약 연장 여부와 불어난 이자비용이 부담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 대출과 스테이블코인 송금 등 추가 성장 사업을 키워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업비트에 기댄 성장…이자비용 부담도 커져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올해 2분기 682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번 실적은 채권 운용과 플랫폼 광고 등 비이자이익이 이끌었다. 케이뱅크의 2분기 비이자이익은 1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2% 늘었다.여·수신 규모도 꾸준히 확대됐다. 상반기 기준 수신 잔액은 26조761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5% 증가했고, 여신 잔액 역시 10.8% 늘어난 17조3744억원을 기록했다. 고객 수는 지난해 11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상반기 말 1400만명을 돌파했다.케이뱅크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업비트와의 제휴가 있다. 2020년 6월 실명계좌 협력을 시작한 뒤 5년 넘게 관계를 이어오며 대규모 고객을 확보했다. 양 사는 올해 10월 초 계약이 만료되는데, 계약 연장이 유력하다.업비트 예치금 비중도 높다. 케이뱅크의 원화 예수금 중 약 4조4000억원(16.4%)이 업비트 예치금이다. 예치금은 저원가성 예금으로 분류돼 운용수익과 직결되지만, 줄어들 경우 이자수익과 예대마진이 동시에 위축될 수 있다. 업비트 고객예치금이 케이뱅크 수신 기반의 핵심으로 꼽히는 이유다.그간 ‘업비트 효과’가 케이뱅크 외형 성장에 크게 기여했지만, 동시에 이자비용 부담도 커짐 점은 부담이다. 특히 지난해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업비트 예치금 이자율이 0.1%에서 2.1%로 뛰면서 비용이 급증했다. 이 여파로 케이뱅크의 2분기 이자이익은 1033억원으로, 전년 대비 19.7% 감소했다.사장님 대출 3조 돌파…케이뱅크의 새 성장 축케이뱅크의 과제는 ‘업비트 의존도 줄이기’다. 이를 대체할 또 다른 성장 축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이 주목받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 속 성장세가 한계에 달한 상황에서 사업자대출은 안정적으로 이자이익을 확보할 핵심 동력이다.지난 9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조원을 돌파했다. 2022년 5월 ‘사장님 보증서대출’을 시작으로 같은 해 9월 ‘사장님 신용대출’, 2024년 7월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을 잇달아 출시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중 유일하게 신용·보증·담보 전 영역의 상품 포트폴리오를 갖췄다.상품별 대출 취급액은 ▲사장님 신용대출 2조1900억원 ▲사장님 보증서대출 3900억원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 4200억원 순이다. 특히 부동산담보대출은 출시 14개월 만에 4000억원을 넘었다. 올해에만 1조2000억원 규모의 개인사업자 대출을 새로 공급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빠른 속도와 낮은 금리가 성장세를 견인했다. 올해 8월 기준 평균 금리는 보증서대출 연 4.24%, 신용대출 연 5.08%, 부동산담보대출은 연 3.53%로 은행권 최저 수준이다. 모든 과정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며, 대출까지 시간이 가장 많이 걸리는 부동산담보대출 또한 고객 10명 중 9명은 신청 10일 이내에 실행을 마쳤다. 케이뱅크는 향후에도 개인사업자 대출 경쟁력 강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연내 부동산담보대출을 고도화해 상호금융권 상품 대환을 지원하고, 담보 범위를 기존 아파트에서 상가까지 넓힐 예정이다. “빠르고 저렴” 스테이블코인 실험도 지속 은행권에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케이뱅크도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송금 기술검증에 나서고 가상자산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신사업 기반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스테이블코인은 특정 자산의 가치에 연동돼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로, 비트코인 등 기존 가상자산의 높은 변동성을 보완해 결제와 송금 등 실생활 활용성이 높다.최근 케이뱅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해외송금의 실현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국과 일본 간 스테이블코인 송금 기술검증(PoC) 사업인 ‘팍스프로젝트’(Project Pax) 1단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이다.이번 검증은 한국에서 원화를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해 블록체인을 통해 송금한 뒤, 일본에서 이를 엔화로 환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기반 송금이 기존 해외송금보다 더 빠르고 저렴하게 처리될 수 있음이 확인됐다.특히 국제 외환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은행 간 송금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됐다. 또한 개방형 API 구조를 통해 은행뿐 아니라 제2금융권과 기업까지 손쉽게 참여할 수 있어 인프라 확장 가능성도 높게 평가됐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팍스프로젝트 1단계 검증으로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송금의 효율성과 실제 구현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케이뱅크는 앞으로도 디지털 자산 기반 혁신을 선도해 고객에게 더 빠르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10.13 10:00

4분 소요
네이버가 넥슨과 손잡은 이유는?

IT 일반

네이버와 넥슨이 만나 ‘하는 게임’과 ‘보는 게임’을 결합해 인공지능(AI)·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경험을 이용자들에게 선사할 계획이다.네이버와 넥슨은 지난 9월 25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1784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 강대현 넥슨코리아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네이버-넥슨 전략적 업무협약식’을 진행했다. 네이버와 넥슨은 업무 협약을 시작으로 양사가 보유한 플랫폼·콘텐츠·데이터를 활용한 시너지를 도모할 방침이다.우선 편의성과 보안성이 뛰어난 네이버 로그인으로 넥슨 계정 로그인이 가능하도록 순차적으로 계정 연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넥슨·네이버 계정 연동 이후 이용자는 게임·콘텐츠를 넘어 쇼핑·결제 경험도 간편해질 전망이다. 넥슨캐시 충전 과정에서의 네이버페이 단건, 정기 예약 결제 역시 가능하도록 협의하기로 했다.또한 PC 메인, 모바일 콘텐츠 탭 등 네이버 서비스 내 맞춤형 게임 콘텐츠 노출 확대를 함께 기획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라이브 영상을 AI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클립 하이라이트로 생산하는 방식도 구상중이며, 게임 스트리머와 이용자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전망이다.넥슨 유명 게임 IP 활용한 스트리밍, 온오프라인 대규모 마케팅 논의네이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에서도 넥슨의 다양한 게임 지식재산권(IP)과 협업을 시작한다. 게임 리그 및 주요 이벤트 진행 시 치지직을 통해 중계를 하고 나아가 오프라인 리그에서 굿즈 판매, 네이버 예약을 비롯한 대규모 마케팅을 함께 진행할 방침이다. 또한 게임 플레이 중 라이브 방송, 스트리밍 버튼을 통해 손쉽게 치지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협의 예정이다. 아울러 치지직에서 넥슨 게임의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을 보던 유저가 플레이 버튼을 통해 넥슨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는 협의도 진행 중이다.네이버 관계자는 “2025년~2032년까지 월드컵, 올림픽 중계권을 확보한 네이버와 인기 스포츠 게임 IP를 보유한 넥슨의 다양한 마케팅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는 OTT, 모빌리티에 이어 게임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사용자에게 새로운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양사가 온오프라인 더욱 다양한 영역에서 플랫폼, 콘텐츠 생태계를 확장하고 고도화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강대현 넥슨코리아 대표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양사가 더욱 풍부해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서비스와 이용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도화된 서비스로 유저들의 일상에 게임이 더욱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네이버와 긴밀하게 협업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렇다면 수많은 국내 게임사 가운데 네이버가 넥슨과 손을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넥슨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연령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넥슨은 매출 기준 국내 1위 게임사이자 동시에 1020세대부터 3040세대에 이르는 넓은 유저풀을 가지고 있다. 특히 1020세대가 많이 즐기는 캐주얼 게임 장르에 있어서는 국내에서 독보적이다.최근 네이버의 고민은 이른바 ‘젠지 세대’라고 불리는 10대부터 20대에 해당하는 유저들의 플랫폼 체류시간을 늘리는 것이다. 이들에게 네이버는 과거의 유산이다. 네이버가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을 지난해 5월 정식으로 선보인 것도 1020세대들을 포섭하기 위함이 크다.치지직은 현재 e스포츠·예능·스포츠·버추얼 콘텐츠 등 다양한 장르의 인기 IP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시청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스트리머와 함께 콘텐츠를 감상하는 ‘같이보기’, 오프라인 뷰잉파티 등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커뮤니티형 시청 문화를 통해 이용자 간 실시간 상호작용과 콘텐츠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고품질 중계 기술과 3D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는 전용 스튜디오 ‘모션스테이지’ 등 기술적 인프라를 기반으로, 실시간 스트리밍의 품질과 시청 편의성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 공격적 확장 중인 치지직, 젠지 세대 노린다치지직은 올해 콘텐츠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며 스트리밍 시장에서 위상을 공고히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세계 최대 규모 e스포츠 대회인 ‘e스포츠월드컵’(EWC)의 한국어 독점 중계권을 3년간 확보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치지직은 지난 7월~8월 진행된 EWC 2025 독점 한국어 중계를 통해 이용 지표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네이버에 따르면 치지직은 대회 기간 동안 누적 시청자 수 3100만명을 기록했다. 공식 중계 채널도 4900만의 누적 페이지뷰(PV)를 달성했다. EWC에 대한 높은 관심은 신규 유입으로 이어져 7월 신규 유입자 수는 전월 대비 48% 증가했다.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7월 치치직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42만명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17%가량 늘었다. 지난해 7월 4억4400만분이던 사용시간도 올해 두 배 가까이 오른 8억4700만분으로 집계됐다. 무려 90%를 넘는 증가율이다.치지직은 게임 콘텐츠를 넘어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스포츠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약을 맺고 오는 11월 야구 국가대표 평가전 4경기를 무료 생중계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골프 경기 ‘PGA US 오픈 챔피언십’, 9월에는 축구 경기 ‘FIFA U-20 월드컵’을 중계하기도 했다.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미래 고객인 젠지 세대를 사로잡는 것”이라며 “10대와 20대에게 인기있는 콘텐츠 중 하나가 게임이다. 넥슨과의 협업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025.10.13 09:00

4분 소요
케이뱅크 세 번째 IPO 도전…FI의 조건 충족시킬 수 있을까

은행

기업공개(IPO) 삼수생 케이뱅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앞선 두 차례 IPO 실패를 교훈 삼아 몸값을 어떻게 조정할지, 또 시장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투자자와의 약속대로 내년 7월까지 상장을 마쳐야 하는 케이뱅크의 셈법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실패 또 실패…심기일전 세 번째 도전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조만간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3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IPO를 공식화하고 코스피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이후 지난달 국내 주요 증권사에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하고 심사를 거쳐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상장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상장예비심사 기간은 45영업일 이내로 규정돼 있다. 하지만 자료 보완 등에 따라 2~3개월 이상이 걸리는 경우도 많다. 예비심사 이후에도 증권신고서 제출, 수요예측·청약 등 절차가 남아 있어 케이뱅크가 이를 감안해 예심 청구 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IPO 추진은 케이뱅크의 세 번째 시도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말, 인터넷전문은행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의 상장에 자극을 받은 듯 빠르게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2023년 상반기 코스피 입성을 목표로 IPO에 나섰지만 증시침체로 인한 기업가치 저평가 등을 우려해 2023년 2월 IPO 추진을 철회했다. 당시 약 7조~8조원을 목표로 첫 번째 IPO를 준비했지만 금리인상기에 공모주 시장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공모 절차에 나서지 않았다.이후 케이뱅크는 지난 2024년 10월 다시 수요예측에 나섰으나 냉담한 시장 반응에 코스피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당시 목표 기업가치는 약 5조원이었다. “내년 7월까지 상장” FI와 약속 지킬까케이뱅크가 재도전을 거듭하며 상장에 목숨 거는 이유는 재무적투자자(FI)들과의 약속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케이뱅크의 이번 상장을 사실상 ‘마지막 도전’으로 보고 있다. FI와 체결한 계약에 따라 내년 7월까지 상장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다.현재 케이뱅크의 최대주주인 BC카드는 2020년 4월 모기업인 KT가 대주주 적격성 이슈로 케이뱅크 지분을 보유할 수 없게 되자 주식 전량을 넘겨받았다. 이후 케이뱅크 정상 영업을 위해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6000억원 이상을 쏟아 부었다. 그럼에도 케이뱅크는 자본확충에 실패해 개점휴업 상태로 1년을 보냈다. 2019년 5월부터 2020년 6월까지 대출 영업을 중단한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FI에 손을 벌렸다. 2021년 유상증자 당시 MBK파트너스·베인캐피탈 등이 참여했다. 이를 통해 7250억원을 유치하며, 2026년 7월까지 상장을 하지 못하면 FI가 드래그얼롱(동반매각청구권)과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내용의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드래그얼롱은 대주주나 일정 지분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할 때 소수주주인 FI도 동일한 조건으로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권리다. 케이뱅크가 기한 내 상장을 하지 못할 경우 최대주주인 BC카드가 케이뱅크 지분을 매각하면 FI도 같은 조건으로 지분을 매각해 투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다. 또한 FI가 보유 지분을 정해진 가격에 대주주나 회사 측에 되팔 수 있는 풋옵션 권리를 행사하면 BC카드의 부담은 커진다. 4조원 이상 몸값 원해…공모구조 개선 관건케이뱅크의 세번째 IPO 흥행 관건은 기업가치 산정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IPO 추진 당시 공모 주식 수 8200만주, 희망 공모가 9500원~1만2000원을 제시했다. 이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3조9586억~5조3000억원이다. 하지만 기관 투자자들은 밴드 하단 또는 이하의 금액을 써내며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를 이보다 낮게 평가했다.이 가운데 FI들의 입장은 단호하다. MBK파트너스·베인캐피탈·MG새마을금고 등 주요 투자자들은 최소 4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면 상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케이뱅크가 이번에도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 할 것으로 본다. 최소 4조원 이상이다. 이번 IPO 성사를 위해 공모 주식 수를 줄여 수급 부담을 더는 등 공모 구조 개선을 추진하는 방안이 점쳐진다. 공모 주식 수를 줄이면 시가총액은 소폭 줄면서도 공급 부담을 낮춰 투자 심리를 개선할 수 있다.증시 환경도 우호적이다. 최근 코스피 시장이 3000을 돌파하고 금융주들의 가파른 상승세에 케이뱅크가 기업가치를 보다 높게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비교 기업의 주가가 높아지면 케이뱅크의 가치 산정에 있어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주요 비교 기업인 카카오뱅크 주가는 올해 초 2만950원에 머물렀지만 지난 6월 24일 76.6%나 오른 3만7000원을 기록했다. 다만 카카오뱅크 주가가 최근 들어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9월 30일 기준 카카오뱅크 주가는 2만3750원으로 다시 2만원대로 내려왔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상장예비심사 제출 일정은 확정된 것은 없지만, 상장 완료일은 FI들과 정해진 계약이 있는 만큼 내년 7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작년보다 국내 증시가 좋아진 점은 긍정적이지만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5.10.13 09:00

4분 소요
“다 계획이 있구나”...뷰티 공룡의 넥스트 스텝

유통

K-뷰티 대장주로 떠오른 에이피알(APR)의 시계가 빠르게 돌아간다. 회사는 지난 2014년 창립 이후 10여년 만에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미용기기)를 발판으로 국내 대표 뷰티 기업에 등극했지만 현재의 위치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미 수년 전부터 공격적인 투자를 통한 넥스트 스텝을 준비하고 있다.뷰티 넘어 의료기기로 사업 확장에이피알의 목표는 화장품과 미용기기를 넘어 의료기기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종합 뷰티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는 지난 9월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아마존 뷰티 인 서울 2025’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안티에이징 넘버원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화장품과 미용기기를 넘어 의료기기(미용 관련)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류의 노화를 극복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미용 의료기기 산업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시장 중 하나다.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리서치(Precedence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미용 의료기기 시장은 올해 215억9000달러(30조2032억원)로의 성장이 예상된다. 오는 2034년까지는 연평균 10%씩 성장해 약 513억4000만달러(72조1224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에이피알은 자사가 보유한 에너지 기반 장비(EBD) 역량을 발판 삼아 전문 의료기기 장비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회사 측이 신사업에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홈 미용기기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의 제품 기획부터 연구개발(R&D)·생산·물류까지 모든 과정이 자체 밸류체인으로 통합 운영되고 있어서다. 이를 통해 저주파(EMS)·고주파(RF)·초음파(HIFU) 등 미용 의료기기에 사용되는 전문 기술을 이미 확보했다. 가정용 제품으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하기도 했다.특히 에이피알은 미용기기 전담 R&D 조직을 지난 2023년 1월부터 운영해 왔다. 해당 조직에는 의공학 및 전자공학 등 관련 분야에서 다수의 경력을 보유한 전문 인력 약 30명이 소속돼 미용기기의 핵심 기술을 연구하고 고유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특허 출원 등도 진행 중이다.에이피알 측은 “그간 미용기기 사업을 통해 축적한 기술 노하우와 시장 트렌드를 활용해 피부미용 시설에서 전문 인력이 사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전문 미용 의료기기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에이피알의 미래 청사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회사는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PDRN)를 신사업 소재로 삼아 활용 범위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PDRN은 연어의 DNA에서 유래한 성분이다. 뛰어난 피부 컨디션 부스팅 효과를 기반으로 미용 목적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PDRN의 탁월한 항노화 효과에 주목하며 지난해 PDRN과 폴리뉴클리오티드(PN) 소재의 자체 생산 및 해당 소재를 활용한 ‘스킨부스터’ 관련 사업에 중장기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 에이피알은 평택에 PDRN 생산을 위한 에이피알팩토리 제3캠퍼스도 세웠다. 해당 시설은 대지면적 1만2859㎡(약 3890평) 부지에 건축면적 4284㎡(약 1296평), 지상 2층 규모다. 에이피알은 이곳에서 PDRN과 PN의 원료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이 경우 에이피알은 PDRN의 공급 유연성과 가격 탄력성에 있어서 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궁극적인 목표는 자체 생산 시설을 통해 순도 높은 고품질의 PDRN을 합리적인 가격대로 생산하는 것이다. 에이피알은 자체 생산한 PDRN을 활용해 스킨부스터 등과 같은 헬스케어 사업 진출도 준비 중이다.미래 성장 위한 과감한 투자에이피알이 의료기기를 신사업으로 결정한 것은 지난 2023년 전후로 보인다. 회사는 지난 2023년 3월 정관상 사업목적에 ▲의료기기 개발 및 제조·판매업 ▲미용기기 개발 및 제조·판매업 ▲의료기기·미용기기·가정용 전자기기연구개발업 등을 추가했다.이와 맞물려 공격적인 투자도 이어왔다. 에이피알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 4년(2021~2024년)간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2021년 마이너스(-) 72억원 ▲2022년 –91억원 ▲2023년 –283억원 ▲2024년 –1097억원이다. 올해는 투자로 인한 현금지출 규모가 더 커졌다. 에이피알의 상반기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965억원을 기록했다.‘투자활동 현금흐름’은 기업이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활용한 자금 규모를 의미한다. 관련 지표가 ‘–’ 흐름을 보인다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현금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해당 지표가 ‘+’ 흐름이라면 투자보다 기존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다.이는 에이피알이 최근까지 구축한 자체 생산 인프라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에이피알은 현재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에이피알팩토리 제1캠퍼스(설립일 2023년 7월)와 경기 평택시 포승읍의 에이피알팩토리 제2캠퍼스(2024년 5월) 그리고 제3캠퍼스(2024년 9월) 준공 및 운영을 통해 디바이스 개발·생산부터 물류창고 통합 운영까지 아우르는 체계를 구축한 상태다.업계 관계자는 “에이피알은 스타트업의 빠른 결정 속도에 대기업의 자금력까지 갖췄다”며 “증권가에서도 에이피알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인데, 신사업이 기존의 성장 흐름에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10.13 08:00

4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