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교보14호스팩 상장폐지 위기…합병대상 적극 물색
- 교보증권, 11일 교보15호스팩과 씨엠디엘 스팩합병 예심 청구
존속기한 10개월 남은 교보14호스팩 합병 불투명
13호 이어 연속 상폐 가능성↑

[이코노미스트 정동진 기자]한때 ‘스팩(SPAC) 합병 명가’로 불렸던 교보증권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교보13호스팩이 상장폐지된 데 이어 교보14호스팩마저 오랜 기간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하면서 상장폐지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까닭이다. 존속기한 내 합병에 실패할 경우 교보증권 기업공개(IPO) 하우스로서의 입지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은 지난 11일 교보15호스팩과 씨엠디엘의 소멸합병 예비심사를 한국거래소에 청구했다. 심사 승인을 거쳐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합병 상장은 내년 4월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씨엠디엘은 OLED 재료 재활용 및 장비 제조사로, 최대주주는 나우아이비캐피탈이 운용하는 나우아이비14호펀드다. 상장주선인은 교보증권, 감사인은 한영회계법인이 맡았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존속기한 만료가 1년 이내로 다가온 교보14호스팩이 아니라 아직 1년 넘는 기간이 남아 있는 교보15호스팩을 합병 대상으로 예심을 청구했다는 점이다.
스팩은 상장 후 3년 내 합병을 마치지 못하면 자동 청산되는 구조다. 이에 주관사들은 통상적으로 존속기한이 임박한 스팩을 먼저 활용한다. 상장된 스팩의 합병이 무산될 경우 청산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보증권은 이번 합병에 14호 스팩 대신 15호 스팩을 선택했다.
교보증권은 합병 대상 기업의 규모를 고려해 15호 스팩을 선택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투자설명서 기준 공모규모는 주당 공모가액 2000원 기준 14호 77억원, 15호 70억원으로 불과 7억원 차이에 그친다. 발행주식수 기준 시가총액도 각각 약 123억원, 110억원으로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
이에 업계에서는 교보증권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15호를 먼저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교보14호스팩의 존속기한 만기가 약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예심 절차가 지연될 경우 청산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예심 승인뿐 아니라 최종 합병기일이 상장일로부터 3년 이내에 들어와야 하는 것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에 상대적으로 기한이 여유로운 15호를 통해 안정적으로 거래를 추진하려 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그 결과 교보14호스팩은 상장폐지 위기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올해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한 12곳 기업의 사례를 보면 예비심사 청구부터 상장까지 평균 220일(약 7.3개월)이 걸렸다. 가장 긴 오아는 266일(8.8개월), 에르코스도 231일(7.6개월)이 소요됐다. 이를 고려하면 교보14호가 예심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은 물리적으로 2~3개월에 불과한 상황이다.
최근 교보증권의 스팩 합병 실패 사례도 불안감을 키운다. 교보13호스팩은 올해 3월 울트라브이와 합병을 추진했지만 2달여만에 거래소 심사 과정에서 기업가치 산정 논란 등이 불거지며 예심을 자진 철회했다. 이후 대체 기업을 확보하지 못했고, 결국 존속기한(올해 11월)을 3개월 이상 앞둔 지난 7월 11일 상장폐지됐다. 6개월 내 상장예심을 청구하지 못하면 존속기한 만료 전이라도 상장폐지될 수 있다는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이 그대로 적용됐다.
교보증권은 그간 스팩 시장에서 합병 성과가 두드러진 하우스로 꼽혀왔다. 엑셈, 바이오로그디바이스, 닉스테크, 나무기술, 나인테크, 원바이오젠, 밸로프, 코스텍시스, 제이투케이바이오, 알에프시스템즈 등 다수의 기업을 스팩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안착시키며 ‘스팩 명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지금까지 교보5호스팩을 제외하면 합병 실패 사례가 없어 12호 스팩까지 합병 성공률은 91%에 달했다.
그러나 만약 교보14호스팩이 상장폐지될 경우 교보증권은 13호에 이어 두 건 연속 합병 실패 사례를 기록하게 된다. 여기에 올해는 직상장 주관 실적도 전무해, 연말까지 성과가 없을 경우 2017년 이후 8년 만에 IPO 트랙레코드를 남기지 못하는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는 투자은행(IB) 하우스로서 교보증권의 평판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교보증권 관계자는 "현재 14호 스팩의 합병 대상 기업을 적극적으로 물색하고 있다"며 "상장폐지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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