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테이블코인 새로운 격전지]①
은행권 스테이블코인 다방면 실험 나서
‘기회와 위기’ 공존…제도 마련 필요

은행권 스테이블코인 실험 ‘따로 또 같이’
금융권에 따르면 오픈블록체인·DID협회(OBDIA)는 회원사인 블록체인 기술업체 페어스퀘어랩과 함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관련 개념검증(PoC)에 들어갔다. 지난 4월 OBDIA 회원사인 주요 은행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협력하기로 한 데 이어, 실험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OBDIA에는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SC제일·Sh수협·BNK경남·BNK부산은행·iM·케이·토스뱅크 등 13개 은행과 금융결제원이 참여하고 있다.
개별 금융사 차원의 준비도 빨라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자사 배달앱 ‘땡겨요’에 스테이블코인을 적용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결제 기능을 넘어 리워드 지급, 가맹점 정산 등 다양한 방식이 실험 대상에 포함됐다. 이를 통해 소비자가 실제로 코인을 사용해 음식을 주문하고 가맹점에는 빠르고 저렴한 정산이 이뤄질 수 있는지를 따져볼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최근 글로벌 음악 저작권 투자 플랫폼 뮤직카우, 핀테크 보안기업 아톤과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세 기업은 스테이블코인과 토큰증권(STO)을 연계한 융합 사업모델을 검증한다. K-콘텐츠 실물 자산 기반 STO와 결제·정산용 스테이블코인을 결합해 자산 유동성을 높이고 거래 인프라를 투명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다. 특히 해외 K-팝 팬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해 K-팝 저작권 STO를 구매하는 시나리오도 고려한다.
이외에 대다수 시중은행이 내부적으로 스테이블코인 대응 조직을 가동하고 상표권 출원에도 나섰다. KB금융의 경우 그룹 차원에서 ‘가상자산 대응 협의체’를 운영 중이다. 협의체는 은행 디지털전환(DT) 추진부가 주관하고 손해보험·카드·증권·자산운용 등 주요 계열사가 참여한다.
협의체에서는 ▲가상자산 영역별 사업 실행 전략 수립 ▲정책 변화에 따른 대응 시나리오 마련 ▲외부 파트너사와 협업 검토 등을 주로 논의한다. 최근에는 이 협의체 내 ‘스테이블코인 분과’가 상설 조직으로 전환됐다.
하나은행은 ‘디지털전략사업부’를 중심으로 스테이블 코인 관련 업무를 수행중이다. 약 10명의 인력이 금융·비금융 분야의 다양한 디지털 트렌드와 정책 등을 살피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스테이블코인 및 디지털자산 사업을 위해 전문 조직 ‘디지털자산팀’을 운영 중이다. 팀은 ‘신사업제휴플랫폼부’ 소속으로,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조직장은 관련 분야 박사 학위를 보유한 윤성후 부장이 맡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 시장 활성화에 대비해 20건의 상표권을 출원 신청했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 기술과 그 실효성을 검증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의 비이자수익 확대 실마리 될까
국내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의 다양한 시도는 새로운 금융 인프라 선점을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통해 해외 송금과 전자상거래 결제에서 비용을 낮추고 속도를 높일 수 있다.
게다가 전통적인 이자 중심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야 하는 은행들에게 스테이블코인은 비이자수익을 확대할 수 있는 해법으로 꼽힌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투자자가 새롭게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기 위해 계좌를 개설할 때 인증을 위한 수수료를 수취할 수 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다시 환전할 때 수수료를 부과해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다만 은행이 스테이블코인 직접 발행에 나설 경우 이자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쟁점과 신용평가 시사점’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은행업권에는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은행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직접 발행자로 참여해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운용수익이 발생하더라도, 대출을 통한 이자수익보다 규모가 작아 은행의 전반적인 이자수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각 금융사들은 세계적인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서클·테더와도 만나 관련 협업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 국내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제도적 미비로 아직 본격적인 사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이같은 만남을 통해 은행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비하고, 서클과 테더의 노하우를 참고할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은행산업에 비용 절감, 신사업 기회 확보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나 예금 이탈·수익성 악화·규제·보안 리스크 등 구조적 위협도 있다”면서 “제도권 내 안정적 운영과 단계적 도입, 철저한 리스크 관리 체계 마련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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