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엑시트 NO, 성장 YES [EDITOR’S LETTER]

[이코노미스트 권오용 기자] “지속 성장요? 요즘 누가 그런 생각을 합니까? 다 엑시트(투자금 회수) 생각이죠.” 한 스타트업 대표에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정부에 요구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입니다. 스타트업은 지금 생존이 문제인데, 세상 물정 모르는 질문을 하느냐는 핀잔도 들었습니다.
창업자들이 처음부터 엑시트를 목표로 회사를 시작하진 않았을 겁니다. 큰 꿈을 갖고 창업했지만 최악의 경제 상황에 하루하루 버티는 것조차 힘들어지면서 엑시트하고 탈출하고 싶은 것입니다.
기업이 성장을 포기한다는 것은 한국 경제의 미래가 없다는 얘기와도 같습니다.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일자리도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국가 경쟁력도 탄탄해진다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하지만 한국 경제는 성장 동력이 사라져가며 잠재성장률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외환위기 때인 1997년 6.74%였다가 1998∼2003년 5%대, 2004∼2008년 4%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75%로 3%대에 진입했습니다. 그리고 2017년 3.0%를 마지막으로 2018년부터 올해까지 2%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내년(1.98%)에는 1%대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러다간 ‘마이너스 성장’도 멀지 않아 보입니다.
성장의 불씨마저 꺼져가는 지금,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성장‘(21회)을 ‘국민’(42회) 다음으로 많이 언급하며 경제정책 중심에 성장이 있음을 명확히 했습니다. 또 기존 경제수석의 명칭을 ‘경제성장수석’으로 바꾸고 경제성장의 핵심 엔진으로 혁신, 창조적 파괴, 기업가 정신 등을 강조한 세계적인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의 성장론을 연구한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를 발탁해 성장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집에서도 ‘잠재성장률 3%’ 달성을 명확히 했는데요, 이를 위해서 돈도, 규제도 풀겠다는 구상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최소 20조원으로 예상되는 2차 추가경정예산으로 내수 살리기에 나서고, 중장기적으로 규제 완화로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기업활동의 역동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겁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성장을 강조하는 것은 가장 시급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장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개인도, 국가도 성장해야 나눌 수 있다”며 성장을 통한 분배를 강조했습니다.
재계는 이 대통령의 성장 기조와 함께 금지 행위는 엄단하되 나머지 모든 행위를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 체제로의 전환 방침에 기대감을 보였습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최근 “기업이 살아야 경제가 살고 일자리가 늘어난다”며 “기업 성장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를 과감히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번에는 기대로만 끝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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