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전기차가 연 ‘전장(電裝)산업’ 포문, 시작된 ‘新시장 르네상스’
- [전기차가 바꾼 패러다임] ②
반도체, 전기차 1대에 1000개 탑재
전장은 전기차의 중심 축으로 진화 中

8일 맥킨지 앤 컴퍼니 ‘자동차 전장·소프트웨어 산업의 미래 로드맵’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전자장비 시장은 2019년 약 2380억 달러(약 326조) 규모에서 2030년까지 약 4620억 달러(약 632조)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약 5.5%로, 완성차 시장의 성장률(약 1%)을 크게 웃돈다.
이는 전장 산업이 단순한 보조 기술이 아니라,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고성능 반도체, 통합 제어 시스템, 무선 업데이트(OTA), 차량 내 앱 생태계 등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반도체, 전기차의 심장으로
모든 자동차에는 반도체가 들어간다. 차량용 반도체는 주로 시스템 반도체로 구성돼, 연산·제어·신호처리 기능을 수행한다. 시스템 반도체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정보를 처리하고 제어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처럼 자동차도 전자장비를 실시간으로 제어하거나 연산하는데 반도체가 활용되는 것이다.
차량에는 내·외부 온도·압력·속도·조향각 등을 측정하는 센서류는 물론, 엔진 제어 유닛(ECU)·트랜스미션·구동모터 제어기·디지털 계기판·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거의 모든 전자 장비에 반도체가 내장돼 있다. 즉, 자동차는 고도로 통합된 전자 시스템이자 반도체 없이는 작동할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분석에 따르면, 내연기관 차량에는 평균 200~300개의 반도체가 탑재된다. 반면, 전기차에는 약 1000개, 자율주행차에는 2000개 이상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기차가 엔진 중심의 차량보다 훨씬 복잡한 전자 시스템을 요구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기존의 인포테인먼트, 파워트레인 제어를 넘어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커넥티드카, SDV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반도체 수요도 증가 중이다.
시장 가능성을 선점하기 위해 퀄컴·엔비디아·애플·삼성전자 등 글로벌 ICT 기업들도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퀄컴은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SoC)를 앞세워 전장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고, 엔비디아는 자사의 GPU 기반 자율주행 컴퓨팅 유닛으로 자동차 OEM을 공략 중이다. 삼성전자는 차량용 메모리와 파운드리 위탁생산을 동시에 확장하고 있다.

전장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전장 산업은 기존 내연기관 시대에도 존재해 왔지만, 역할은 제한적이었다. 계기판·라디오·간단한 ECU 수준에 그쳤던 전자 부품은, 이제 차량 내 모든 기능을 실시간으로 제어하고 연결하는 중심 축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기차 시대 속 가장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전장인 셈이다.
전장 산업은 크게 세 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동시다발적인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먼저 전동화 시스템은 기존 내연기관의 엔진·변속기를 대체하는 전기차의 동력 시스템으로, 배터리, 인버터, 모터, 전력제어 유닛(VCU),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을 포함한다. 고전압 전기 흐름을 정밀하게 제어하고 실시간 대응이 가능해야 하므로, 높은 안정성과 열관리 기술이 병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전기차용 파워모듈, 인버터, 모터,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 전동화 밸류체인 전체에 걸친 부품을 자체 개발·양산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전력반도체 내재화, 통합 구동 시스템, 무선 BMS 등 고도화된 전동화 솔루션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LG전자도 LG마그나(마그나와의 합작사)를 통해 구동모터, 인버터, 전력변환장치 등 전기차 파워트레인 핵심 부품을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 EV9, 포드, GM 등 다양한 전기차에 LG마그나의 모터와 인버터가 적용되고 있다.
커넥티비티 영역에서는 차량과 외부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통신 기반 기술이 중심이 된다. 차량용 통신 모듈(TCU)·인포테인먼트 시스템·클라우드 연계 운영체제(OS)· OTA(Over-the-Air) 업데이트 플랫폼 등이 핵심인데, 이 같은 기술들이 자동차가 하나의 연결된 디지털 기기로서 기능하게 만든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삼성전자는 자회사 하만(HARMAN)을 통해 전기차용 인포테인먼트·TCU(텔레매틱스)·오디오·클라우드 기반 커넥티비티 솔루션을 제공한다. 하만의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은 차량 내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음성비서, 앱 생태계, 실시간 내비게이션, 오디오 시스템을 통합 지원한다.
LG전자도 webOS Auto를 통해 경쟁에 뛰어들었다. webOS Auto는 LG전자가 스마트 TV에서 검증된 webOS를 차량 환경에 맞춰 진화시킨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이다. LG전자는 지난 2023년 제네시스 GV80과 GV80 쿠페 신모델에 차량용 webOS를 처음 적용한 바 있다. 전기차에 webOS가 탑재된 건 지난 2024년 5월이 처음이다.
마지막으로 바디 및 컴포트 제어 시스템이다. 해당 시스템은 운전자와 차량 간의 인터페이스와 편의 기능 전반을 관장하는 분야다. 전기차에선 주로 디스플레이를 통해 조작된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선두는 LG디스플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대형 OLED, 커브드 디스플레이, 고해상도 LCD 등 다양한 디지털 클러스터와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도 세계 최초로 클러스터리스 HUD을 개발했다. 이는 신개념 운전석 기술로, 기존 계기판(클러스터) 정보를 운전자 정면의 HUD와 AVNT(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텔레커뮤니케이션)로 분산 표시해 자율주행과 전동화에 최적화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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