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인간의 비합리성, 33년의 실증 데이터로 재입증하다 [새로나온 책]
- 리처드 탈러 ‘승자의 저주’ 전면개정판 출간
소유 효과’ 등 현대적 사례 보완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201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탈러 시카고대학교 부스경영대학원 교수는 국내에서 저서 ‘넛지’(Nudge, 한국어판 2009년 출간)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행동경제학의 권위자인 탈러 교수는 인간의 비합리적 의사결정 특성을 분석하여, 타인의 행동을 강제하지 않고도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는 ‘선택 설계’의 개념을 정립했다. 주류 경제학이 설명하지 못한 시장의 비합리성을 행동경제학적 프레임으로 분석하며 학문적·대중적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 출간된 ‘승자의 저주’는 1992년 초판 발행 이후 33년 만에 나온 전면개정판이다. 지난 30여 년간 축적된 금융시장 데이터와 실증 사례를 보완해 기존 이론의 유효성을 재검증한 것이 특징이다. 저자는 현대 경제학의 표준 모델인 ‘합리적 인간’ 가설에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해왔다. 이번 개정판 역시 행동경제학적 가설들이 디지털 전환과 금융 환경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작동하고 있는지를 분석하는 데 집중했다.
표준 경제학의 전제 오류를 입증하는 대표적 사례로는 ‘머그컵 실험’이 꼽힌다. 이는 행동경제학의 핵심 개념인 ‘소유 효과’(Endowment Effect)를 증명한 연구다. 실험은 참가자를 무작위로 ▲판매자 ▲구매자 ▲선택자 세 집단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판매자 집단에게 학교 로고가 새겨진 머그컵(시중가 5~6달러)을 증정하고 최소 판매 가격을 측정하며, 구매자에게는 최대 지불 용의 가격을, 선택자에게는 머그컵과 현금 중 선호하는 가격대를 기재하게 한다. 객관적 가치 판단을 전제하는 전통 경제학 관점에서는 각 집단의 희망 가격이 유사하게 형성되어야 하지만, 실제 데이터에서는 판매자의 요구 가격이 구매자나 선택자보다 높게 나타났다.
책은 실험실 수준의 연구를 넘어 ▲이베이(eBay)의 2500만 건 거래 데이터 ▲고액 연봉자가 많은 미국 미식축구리그(NFL) 드래프트 사례 ▲트레이더와 주택 소유자의 편향성 ▲TSMC의 주가 괴리 등 지난 30여 년간의 시장 변화를 폭넓게 반영했다. 각 장 끝에 추가된 ‘업데이트’ 섹션은 이번 개정의 핵심이다. ▲인수 경쟁의 패자가 주식시장에서 이득을 얻는 기제 ▲이베이 협상 데이터가 증명한 ‘50 대 50의 법칙’ ▲손실 회피(Loss Aversion)의 사례 ▲투자자의 국채 선호 심리 ▲현재 시점에 부여되는 특별 가중치의 실체 등을 상세히 다룬다.
탈러 교수는 저문의 서문에서 “일련의 사실을 기술하고 이 사실들이 전통 경제 이론과 어긋난다는 점을 입증할 것”이라며 “업데이트 섹션을 통해 최근의 증거를 검토하고, 초기 실험에서 기록된 이상 현상들이 오늘날의 현실 세계에도 통용된다는 점을 강조하겠다”고 기술했다.
금융 트레이더, 주택 소유자, 정책 결정자 등 경제 주체들이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범하는 오류의 통계적 패턴을 추적하는 과정은 현대 자본주의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실증적 자료를 제공한다.
햇빛소득마을
전남 신안군이 2023년부터 인구 감소 추세에서 반등한 주요 요인으로 ‘햇빛연금’과 ‘바람연금’이 거론된다. 이재명 대통령의 긍정적 평가 이후 해당 사례는 전국적인 검토 대상이 되었다. 이 책은 태양광 발전 수익의 지역 내 선순환 구조인 ‘햇빛소득마을’의 실현 방안을 설명한다. 정부는 향후 5년간 매년 500개씩, 총 2,500개의 햇빛소득마을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오페라를 처음 보는 당신에게
‘정신과 의사이자 예술애호가인 저자가 오페라를 처음 마주하는 독자를 위한 친절한 안내서를 펴냈다. 이론이나 방대한 역사 대신 오페라를 보기 전에 꼭 알아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만을 정리했다. 오페라를 만드는 사람들부터 지휘자와 연출가의 차이, 희가극과 비가극의 구분 등 오페라에 대한 핵심을 짧고 명확하게 풀어낸다. 멀게만 느껴지는 오페라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를 만듭니다 : AI 세상을 바꾸는 산업공학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진 9인이 펴낸 책이다. 이들은 산업공학이 만드는 AI 세상에 대한 통찰을 제시한다. 산업화 시기 이후 제조·금융·서비스 등 제반 영역에서 효율성을 연구해온 학문이다.` 대표 저자인 조성준 교수는 공공 데이터전략위원장, 정부3.0추진위원회 빅데이터전문위원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서울대 산업AI센터장을 맡고 있다.
인류학자처럼 생각하는 법
세계 주요 대학에서 교재로 쓰이는 인류학 입문서. 인류학을 학문이 아닌 사고의 방식으로 제시하며,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상식과 가치에 질문을 던진다. 문화와 정체성, 권위 등을 통해 인간 사회를 새롭게 해석하고, 전쟁과 갈등 역시 문화적 맥락에서 이해해야 함을 강조한다. 익숙함을 낯설게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독자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교양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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