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일반
로봇으로 돈 버는 곳 따로 있다...‘ETF’ 승부처 주목 받아 [피지컬 AI가 바꾸는 질서]⑥
- 제조·물류 자동화가 실적 구간…휴머노이드는 변동성 가능성
테마형에서 종합형까지 세분화…“구조를 먼저 점검해야”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피지컬 인공지능(AI) 확산이 로봇 산업의 핵심 투자 테마로 부상하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로보틱스·자동화·피지컬 AI를 전면에 내세운 ETF가 잇달아 출시되며 투자자 관심이 몰리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로봇 ETF라고 다 같은 수익 구조를 갖는 것은 아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술 트렌드보다 중요한 것은 로봇 산업 안에서도 돈이 먼저 도는 구간이 어디인가다. ETF 성과는 결국 어떤 기업을 담고 있느냐에 따라 갈린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피지컬 AI 테마 ETF로 자금 유입이 늘고 있지만 실제로 수익이 먼저 발생하는 기업군은 제조·물류 자동화 등 기업간거래(B2B) 공급망에 집중돼 있다. 기업들은 로봇 도입을 생산성 향상과 인건비 절감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실제 투자 회수 기간도 비교적 짧아 상용화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다.
반면 휴머노이드·서비스 로봇 비중이 큰 종목은 단가와 유지 비용 부담이 크고 규제 변수가 있어 기대감 대비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피지컬 AI 투자는 단순히 ‘로봇 산업 성장성’에 베팅하는 것이 아니라, 실적 기반 기업이 어디에 몰려 있는지를 구분하는 작업이 중요해지고 있다.
피지컬 AI는 로봇이 반복 동작을 수행하는 자동화 기계를 넘어,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하며 움직이는 ‘지능형 노동력’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의미한다. 제조 공정과 물류 현장, 의료·서비스 산업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로봇 산업은 단순 기대 테마를 넘어 구조적 성장 산업으로 재평가되는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특히 AI 모델의 추론 비용이 낮아지고 로봇 하드웨어가 고도화되면서, 산업용 자동화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아우르는 시장 확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ETF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피지컬 AI 테마 ETF 가운데 최근 수익률 상위권은 휴머노이드와 글로벌 로봇 산업 관련 상품이 주도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로봇 ETF 성과가 단순히 ‘로봇 산업 성장’에 따라 움직이기보다는, 어떤 세부 밸류체인을 담고 있는지에 따라 차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ETF 수익률…액티브·밸류체인 전략에 달려
ETF CHECK에 따르면 최근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한 상품은 한화자산운용의 ‘PLUS 글로벌휴머노이드로봇액티브’다. 이 ETF는 최근 1개월 수익률 16.43%, 3개월 수익률 21.09%를 기록했다. 휴머노이드 산업이 성장 초기 단계로 비상장 기업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이 증시에 상장될 경우 즉시 편입하는 액티브 전략이 성과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특히 CES 2026을 앞두고 현대자동차와 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 밸류체인 비중을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한화운용 관계자는 “특정 국가에 집중하기보다는 경쟁력 있는 로봇 제조 기업과 부품·소부장 기업을 국가와 무관하게 선별해 고루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액티브 ETF가 산업 초기 국면에서 종목 교체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휴머노이드 밸류체인에 집중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리아휴머노이드로봇산업’도 빠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 ETF는 2월 4일 기준 가격 1만4900원을 기록했다. 지난 1월 6일 상장가(9520원) 대비 약 56.5% 상승했다. 상장 보름여 만에 순자산이 5000억원을 돌파하며 개인투자자 자금이 빠르게 유입된 것도 특징이다. CES에서 국내 로봇 기업들이 피지컬 AI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국내 밸류체인에 대한 재평가가 확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글로벌AI&로봇액티브’도 상위권 성과를 기록했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20.26%, 3개월 수익률은 12.38%로 집계됐다. 초기에는 조정 국면이 길었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로봇·AI 산업 전반이 재부각되면서 반등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산업용 자동화뿐 아니라 AI 플랫폼 기업까지 폭넓게 담는 구조가 특징으로 꼽힌다.
종합형 상품으로는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피지컬AI액티브’가 대표적이다. NH아문디는 지난해 4월 22일 해당 ETF를 상장했고 현재까지 국내에서 상품명에 ‘피지컬 AI’를 명시한 유일한 ETF다. 미국과 중국 등 다양한 국가와 로봇·자율주행·AI 애플리케이션 섹터에 분산 투자하는 구조로,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1.44%, 3개월 수익률은 9.28%를 기록했다. 지난 14일 기준 포트폴리오 비중 1위는 알파벳으로, 출시 초기 비중 1위였던 테슬라는 3위로 내려갔다.
삼성·NH아문디 등 종합형 상품까지 라인업이 확대되면서, 피지컬 AI ETF 시장도 휴머노이드 중심 테마형부터 자동화 공급망과 플랫폼 기업을 담는 종합형까지 세분화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피지컬 AI 테마 ETF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자동화 공급망 기업 비중, 양산 능력, 주요 고객 확보 여부를 꼽는다. 로봇 산업은 기술 발전만으로 실적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납품과 반복 매출 구조가 만들어져야 안정적인 성장 산업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피지컬 AI는 분명 장기적으로 산업을 바꿀 메가트렌드다. 다만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로봇이 뜬다’는 구호가 아니라, 로봇 산업 안에서도 실제로 돈이 먼저 도는 구간이 어디인지다. 피지컬 AI ETF 역시 그 구간을 얼마나 담고 있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휴머노이드가 미래 산업의 상징인 것은 맞지만, 투자에서는 단기적으로 실적이 확인되는 자동화 공급망과 플랫폼 기업에 수익이 먼저 쏠릴 수밖에 없다”며 “피지컬 AI ETF도 테마 이름보다 어떤 기업을 담고 있는지 구조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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