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커머스 삼국지, 뭉쳐야 산다]②
네이버 주도하에 진행되는 이종결합
쿠팡 주도 이커머스 시장 경쟁력 강화

네이버 연합전선 점점 더 커진다
네이버가 대형 브랜드와의 전략적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들어 네이버가 손을 뻗은 기업은 컬리와 롯데 유통군 등이다. 이들은 모두 시장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갖춘 유통 기업이다.
컬리는 새벽배송과 신선식품에 강점을 가진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다. 롯데 유통군은 롯데마트·백화점·세븐일레븐·슈퍼·이커머스·하이마트·홈쇼핑 등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를 아우르는 집단을 말한다.
해당 기업 모두 네이버의 부족한 이커머스 역량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이커머스 플랫폼의 핵심 요소에는 ▲배송 역량 ▲멤버십 ▲상품력 ▲사용자 경험 등이 있다. 컬리는 배송 역량과 상품력, 롯데 유통군은 상품력과 사용자 경험 등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이윤숙 네이버 쇼핑사업 부문장은 최근 열린 ‘네이버 커머스 밋업’ 오프닝 세션에서 “그동안 네이버 커머스는 판매자 중심의 기술·정책·교육 등 친판매자 중심 전략으로 성장해 왔다”며 “인공지능(AI) 커머스 시대에는 그동안 친판매자 생태계 경험을 기반으로 친사용자 생태계까지 성장해 나가며 사용자 단골력을 높이기 위해 대형 브랜드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유통 기업과 손을 잡는 것이 쿠팡의 성장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풀이한다. 쿠팡은 네이버와 함께 이커머스 시장의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거래액 기준으로 쿠팡은 60조원대, 네이버는 50조원대 규모인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쿠팡은 자체 새벽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을 앞세워 이커머스 시장의 최정점에 섰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41조290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까지 국내 유통 업계를 주도해 온 신세계그룹(매출 35조5913억원), 롯데쇼핑(13조9866억원)을 웃도는 실적이다. 양 사의 합산 실적과 쿠팡 단일기업의 매출 격차가 크지 않다. 더욱이 쿠팡은 지난 2분기에도 11조9763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그동안 네이버는 쿠팡에 대적하기 위한 협력관계 구축을 지속해 왔다. 네이버는 지난 2020년 CJ그룹과 6000억원 규모의 지분교환을 통해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었다. 이듬해(2021년)에는 신세계그룹과 2500억원 규모의 지분교환으로 동맹관계를 형성했다. 모두 양 사 협업을 통해 온·오프라인 유통 시장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함이다.
다만 네이버는 쿠팡과 조금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양 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인프라 직접 투자 유무다. 쿠팡은 지난 10년간 물류센터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해 6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했고, 지난해 3조원의 추가 물류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네이버는 지분교환 등을 통한 협력관계 구축이라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직접 인프라 투자를 지양하는 모습이다. 이커머스 시장의 핵심 요소인 빠른배송을 위한 물류 시스템도 협력관계를 통해 구현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출범한 네이버 풀필먼트 얼라이언스(NFA)를 통해서다. 현재 NFA에는 CJ대한통운을 비롯해 슈팅배송·아워박스·아르고·위킵·품고·파스토 등 다양한 물류 회사가 소속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직접 투자의 경우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실패 시 기업 리스크가 크다”며 “네이버가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리스크 또한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협업에 집중하면서 실리 추구 전략을 취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유통 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성이 꼽힌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2022년 179조 2704억원에서 지난해(2024년) 221조1494억원으로 약 24% 성장했다. 올해(2025년)는 관련 시장이 22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유로모니터는 전망한다.
실제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부 매출은 타 사업 대비 성장률이 높은 편이다. 네이버 커머스 부문의 지난 2분기 중개 및 판매 실적은 전년 대비 19.6% 증가한 4682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의 성공적인 안착과 멤버십 및 배송 경쟁력 강화 등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성장했다는 게 회사 측 분석이다.
올해 이커머스 시장은 성장과 함께 구조 재편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시장이 지속 성장하는 상황에서 사업자가 줄어든다는 것은 쿠팡을 추격 중인 네이버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지난해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불러온 티몬·위메프 등이 회생절차를 밟았다. 티몬은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가 인수했지만 서비스 재개를 하지 못하고 있다. 위메프는 회생 인가 전 인수합병(M&A)에 실패하면서 기업 청산을 목전에 두고 있다. 여기에 바보사랑·발란·브랜디·알렛츠·1300K·하이버 등 중소 이커머스 플랫폼은 현재 회생절차를 밟고 있거나 폐업한 상태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네이버가 현 상황에서 쿠팡처럼 물류센터 등 인프라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한다”며 “정석적인 방법으로 본다면 직접 투자가 맞지만 현시점에서는 협업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장에서는 네이버의 커머스 경쟁력이 많이 올라왔다는 얘기가 나온다. 셀러 등의 반응도 나쁘지 않아 네이버의 현재 전략 방향성은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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