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RE100 꼴찌’ 탈출의 시간 [EDITOR’S LETTER]

[이코노미스트 권오용 기자] 여름철 찜통더위의 기준은 ‘폭염 한계선’으로 불리는 40도인데요, 올해는 8월도 되기 전인 7월 초에 경기 파주가 40.1도, 광명이 40.2도를 찍었습니다. 살인적인 불볕더위에 온열질환자는 작년보다 3배(1550명)나 증가했고 추정 사망자도 6명 늘었습니다. 폭염은 바다도 데우면서 양식장의 집단 폐사로 인해 인기 횟감인 우럭과 광어의 가격이 크게 올랐습니다. 한반도 바다가 뜨거워지며 시간당 100㎜가 넘는 국지성 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도 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이상 기후는 전 세계적인 현상인데요, 유럽과 북미는 기록적인 폭염과 극심한 가뭄, 거센 산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이상 기후는 화석연료가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지구를 뜨겁게 달궈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그 해결책으로 태양광과 풍력·수력 등 재생에너지를 제시했습니다.
영국의 다국적 비영리단체인 더 클라이밋은 일찍이 온실가스로부터 지구를 구하자며 2014년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2050년까지는 100% 재생에너지로 대체하자는 ‘RE(Renewable Energy)100’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애플·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취지에 공감해서 적극 참여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삼성전자,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 등 30여 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한국 기업의 RE100 이행률이 지난해까지 24%밖에 안 될 정도로 지지부진하다는 점입니다. SK하이닉스·삼성디스플레이·SK스페셜티가 재생에너지 사용률 100%를 달성했고, 삼성전자 97%, 아모레퍼시픽 97% 등이 100%에 근접하고 있지만 이는 모두 해외 사업장 얘기입니다. 국내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공급량 자체가 턱없이 부족해 RE100을 하고 싶어도 못 하고 있다며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은 2030년 재생에너지 공급 목표가 21.6%로, 영국 85%, 독일 75%, 미국 59%, 일본 38% 등에 뒤처져 OECD 37개국 중 꼴찌입니다. 이를 보면 정부가 RE100 이행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인데요, 그도 그럴 것이 윤석열 전 대통령은 “RE100이 뭐죠?” “재생에너지 100%,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등 무관심과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이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세계적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뒤처져 있는데요, 이는 수출국가로서 매우 치명적입니다. 해외에서 재생에너지로 만든 제품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서입니다.
그래서 최근 이재명 정부가 재생에너지 전기로 100% 가동되는 ‘RE100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며 관계부처 합동 TF를 꾸려 상세 계획과 특별법 제정안의 논의를 시작한 것이 참으로 다행입니다. 이 대통령은 RE100 산단에 규제 제로 기업 환경, 매력적인 교육·정주 여건 등 강력한 인센티브 제공도 주문했습니다. 정부의 확실한 의지는 확인된 만큼 이제는 속도를 내야 합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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