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일반
K-소프트웨어의 新항로...글로벌 시장 개척하는 ‘티맥스소프트’ [이코노인터뷰]
- 이형용 티맥스소프트 대표 인터뷰
글로벌 시장 확장 집중하는 티맥스소프트
일본과 베트남서 두각...당면한 과제도 남아

이 치열한 경쟁 한가운데서 14년 연속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기업이 있다.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티맥스소프트다. 1등의 자리를 지키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14년 연속은 더욱 그렇다. 티맥스소프트에게 이제 한국은 좁다. 다음을 향해 나아간다. 더 넓은 세상, 해외다. 머나먼 항해의 선장은 이형용 티맥스소프트 대표다.
이형용 대표는 1997년 회사 설립 이후 지금까지 오직 한 분야만 집중했다. 시스템 소프트웨어다. 이 분야에서는 ‘장인’으로 통하는데, 국내 미들웨어 시장 점유율 52%와 고객사 4000곳, 누적 라이선스 매출 1조원 등의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이 수치들만 보면 더할 나위 없이 안정적이다. 그럼에도 글로벌을 노리는 이유는 간단했다.

"성장이 멈추면, 생존도 위태로워진다.” 티맥스소프트의 여러 수치를 보며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돌아온 이 대표의 답이다. 국내 1위에 안주하기 보다, 도전을 택한다는 그다. 이 대표는 “클라우드, 오픈소스, AI(인공지능), SaaS(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 등 새로운 기술 흐름은 기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며 “우리가 국내 1위 자리를 지킨다고 해도, 전체 생태계가 바뀌면 그 자리는 의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형용 대표의 말에는 자신감과 절박함이 동시에 묻어난다. 글로벌 시장은 결코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제품이 아무리 뛰어나도, 현지 파트너십, 인증 체계, 생태계 연동 등 비기술적 요소가 진입 장벽이 된다. 당장 티맥스소프트의 해외 매출 비중은 현재 전체 매출의 15~20% 선이다. 매출 비중을 확장하기 위해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공략 중인 곳은 일본이다.
일본은 보수적이지만 신뢰를 쌓으면 강한 시장이다. 일본의 경우 브랜드나 레퍼런스에 매우 민감함과 동시에 의사결정이 굉장히 느리다. 다만, 한 번 신뢰를 얻으면 장기적인 관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일본에서 확보한 레퍼런스(참고 사례)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현재 일본의 톱 티어 고객사들과 본격적인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며 “고객사 명칭은 보안상 공개가 어렵지만, 일본 보험 업계 1·2위에 해당하는 대형사들이 우리의 제품을 채택해 실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일본 기업 특유의 보수적인 성향을 감안하면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동남아 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신한은행 베트남 법인은 티맥스소프트의 미들웨어·프레임워크 제품을 다수 사용 중인데, 티맥스소프트는 베트남 외에도 동남아 전체 시장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는 국내 금융사·기업의 해외 진출에 연동해 함께 나가는 방법이 있다.
이형용 대표는 “베트남에는 은행이 한 50개 정도 있는데, 그중 신한은행이 외국계 은행 중 1등”이라며 “신한은행이 티맥스소프트 제품을 굉장히 많이 쓰고 있다. 미들웨어를 포함해서 프레임워크 등 여러 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 같은 사례처럼, 금융 IT 경쟁력이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동남아 전체로 확장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티맥스소프트뿐만 아니라 IT 강국으로서 한국의 기술력은 이미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경쟁하기 위해선 기술이 아니라, ‘비기술적 장벽’을 넘어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진단이다.
그는 “해외 시장 공략은 당장의 기술력만 갖고는 부족하다”며 “기술의 영역뿐만 아니라 브랜딩, 글로벌 파트너십, 생태계 연동성을 강화하지 않으면 확산 속도는 더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과 신뢰, 그리고 견딜 수 있는 체력”이라고 덧붙였다.
티맥스소프트 내부 전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과거에는 미들웨어 단품 중심의 비즈니스였다면, 앞으로는 통합 비즈니스 개발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미들웨어, 프레임워크, 채널 도구,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묶어 하나의 유기적 개발 플랫폼으로 제공하고, 클라우드·AI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통합적 가치 체계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형용 대표는 “이제는 미들웨어 하나만으로는 경쟁이 어렵다. 프레임워크, 채널, 모니터링 등 기업이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때 필요한 요소들을 통합해 하나의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의 말은 단순한 제품 확장이 아닌, 클라우드와 AI가 이끄는 ‘통합의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지금은 클라우드와 AI가 주도하는 통합의 시대”라며 “아마존이나 구글도 클라우드로 들어오면서 하드웨어, OS, 데이터베이스까지 통합해서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마찬가지로 단품이 아닌, 하나의 통합 플랫폼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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